[IT신상공개] 이거 쓰면 치킨 먹을 수 있나요?, 젠하이저 GSP 게이밍 헤드셋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제목만 보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지도 모르겠다. 돈 주고 사 먹으면 되지 게이밍 헤드셋으로 치킨을 먹을 수 있다는게 말이 되나 싶을거다. 여기에서 치킨은 모두가 사랑으로 감싸주는 실제 그 음식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제목이 의미하는 치킨은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는 인기 PC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Playerunknown's Battlegrounds)에서 승리했을 때 나오는 문구다.

배틀그라운드는 100여 명이 한 장소에서 혼자 또는 최대 4명이 한 팀을 구성해 마지막까지 생존하는 배틀로얄 방식 슈터(총싸움) 게임. 생존에 성공하면 마지막 메시지에 '이겼닭!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이라는 메시지가 출력되는데 이를 가지고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는 게이머는 '오늘 치킨 먹즈아!'를 외치며 온라인 전장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게임 특성상 생존을 위해서라면 오감을 총동원해야 된다. 사방이 적이기 때문에 상대를 발견했을 때 바로 반응할 수 있는 순발력은 물론이고 먼 곳에 있어 점처럼 보이는 적까지 찾아내는 매의 눈도 보유해야 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있는데 바로 '소리'다. 게임은 자신 또는 상대가 움직일 때 어디에 있는지 쉽게 가늠할 수 있도록 제법 생생한 소리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게임이 흥하다 보니까 관련 상품들이 좋은 판매를 보여주고 있다. 게이밍 키보드와 마우스는 당연하고 모니터에 고사양 PC까지 가리지 않는다. 비록 가즈아(암호화폐)로 인해 시장이 피폐해졌지만 그래도 굳건히 버텨내는 모습이다. 게이밍 헤드셋도 그 중 하나다. 소리가 민감한 게임이니까.

그런데 흥미롭게도 젠하이저가 게이밍 헤드셋을 내놨다. GSP 시리즈(GSP500/600)로 프로게이머를 위한 헤드셋이다. 가격은 무려 31만 9,000원(GSP500)과 34만 5,000원(GSP600)으로 만만치 않지만 치킨을 신나게 먹을 수 있다는 가능성만 심어준다면 기꺼이 떡밥을 물 게이머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젠하이저 게이밍 헤드셋 GSP600(좌),
GSP500(우).
젠하이저 게이밍 헤드셋 GSP600(좌), GSP500(우).

일단 외모를 보니까 지극히 게이밍 헤드셋 같은 느낌을 준다, 젠하이저 특유의 디자인을 기대했다면 실망할지도. 일단 검은색 본체에 일부 붉은색 포인트를 줘 멋을 살렸다. 그렇다. '게이밍'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기기들의 필수 조건과 같은 색상 조합이다. 그래도 이 제품은 다른 요란한 헤드셋과 달리 차분하고 고급스러움을 담아냈다. 과한 멋의 대명사 유광 코팅과 LED를 최대한 배제했기 때문이다.

비싼 가격만큼이나 좋은 것들은 잘 담아 넣었다. 일단 음성채팅을 위한 마이크는 방송장비 수준으로 구성했다.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도입해 주변 잡음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내 숨소리까지 숨겨준다. 마이크 부분을 위로 돌리면 알아서 음소거 모드로 전환하기도 한다. 음량 조절은 이어컵에 내장된 다이얼을 돌리면 된다. 이건 조금 불편해 보인다.

GSP500은 헤드폰 유닛 뒤쪽이 뚫려 있는 오픈형이며, GSP600은 차폐 능력을 높인 밀폐형으로 설계되어 있다. 오픈형은 유닛(하우징) 내부의 음 반사나 통울림 현상을 줄일 수 있고 저음역 감쇄도 막아준다. 통기성도 있으므로 밀폐형 대비 자연스러운 소리를 듣는게 가능하다. 대신 극저역과 저역대 재생이 불리해 이를 보강하려면 별도의 작업이 필요하다. 밀폐형은 통기성 측면에서 불리하지만 차폐 능력이 좋아 오롯이 소리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음 반사와 통울림 현상을 막기 위한 대책이 이뤄지지 않으면 음질이 떨어진다.

다행스럽게도 두 제품은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요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GSP500은 저주파 응답을 개선하는 설계가 적용됐고, GSP600은 저음역 보강을 위해 강화된 유닛을 썼다. 두 헤드셋은 모두 7.1채널 입체음향을 지원해 게임 내에서의 공간감을 경험할 수 있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무기를 가지고 상대방과 경쟁하는 게임은 3박자가 중요하다. 선명하고 부드러운 그래픽(눈), 빠른 입력속도(손), 위치를 파악하는 능력(귀)이다. 젠하이저 GSP 시리즈를 손에 넣으면 적어도 이 중 하나는 해결한 셈이다. 그렇다고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당당히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소리를 들으면 뭐하나. 어디서 맞았는지 모른 채 내 모니터는 흑백으로 변하게 되는 것을.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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