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아태지역은 얼마나 준비하고 있나?
[IT동아 이상우 기자] 오늘날 많은 기업과 공공기관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용어 그대로 디지털로 변화하는 것이다. 기업이 사용하는 인프라나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나 경험을 디지털화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드는 등의 변화를 말한다. 일례로, 스타벅스는 사이렌 오더라는 주문 시스템을 도입해 주문, 결제, 적립 등을 디지털화 했으며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충성도를 높였다.
그런데 이처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용어를 익숙하게 듣게 됐지만, 아태지역 및 국내 기업은 이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대응하고 있을까? 기업용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CA테크놀로지스(이하 CA)가 아태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디지털 혁신 영향력 평가 및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준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 호주, 중국, 홍콩,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상가포르, 태국 등 9개 국가 에서 비즈니스 및 IT 의사결정권자 9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CA에 따르면 아태지역 응답자 중 78%가 자신의 업무가 디지털 혁신에 의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느꼈으며, 한국의 경우 81%로 아태지역 평균보다 조금 더 높았다. 특히 국내 기업의 경우 대다수가 자사의 산업(93%), 조직(82%), 업무(81%)가 디지털 혁신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아태지역 평균(산업 80%, 조직 78%, 업무 78%)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아태지역 국가는 향후 3~5년 동안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면 실제 기업의 대응은 어떨까? 국내 기업의 경우 생산성 향상, 매출 증대 등 명확한 목표를 바탕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에 착수한 기업은 52%에 그쳤으며, 운영 방식 재설계부터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까지 완전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는 기업은 12%에 불과했다. 이는 아태지역 평균 역시 마찬가지로, 프로젝트 착수 기업은 51%, 완전한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기업은 9%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아직 초기단계인 셈이다.
아태지역 기업이 디지털 혁신을 위해 넘어야 할 과제로 꼽은 것은 변화하는 경제 상황과 소비자의 요구 충족을 꼽았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업은 운영 효율 최적화(66%), 비즈니스 모델 및 매출원 개발(55%), 신규 제품 및 서비스 개발(46%) 등을 우선 순위로 꼽았으며, 소비자 경험 개선은 27%로 낮게 나왔다. 다른 아태지역 국가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여, 운영 효율 최적화(56%), 생산성 및 협업 개선(49%), 운영 비용 절감(46%)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포함한 아태지역 전반에서 운영 및 생산성을 개선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을 우선순위에 둔 모습이다.
하지만 의외로 한국 기업은 대체로 현재 갖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역량을 낮게 평가했다. 국내 기업은 위험을 감수하고 혁신적인 사고를 수용할 수 있는 기업 문화가 필요하다고 평가했으며, 뿐만 아니라 적절한 기술 및 역량, 알맞은 운영 프로세스 등에 대한 요구도 있었는데, 이는 아태지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국내 기업 응답자 중 소수만이 사이버 공격을 막기 위한 적절한 정책 및 기술을 갖췄고(27%), 명확한 기술 로드맵 및 역할(27%)이 있으며, 고품질 앱을 개발/출시/유지(24%)할 수 있고, 적절한 차세대 컴퓨팅 리소스(24%)를 갖췄다고 답했다. 한편 국내 기업은 조직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일을 IT팀의 핵심 역할로 꼽았다.
한국 CA 유재성 대표는 "국내 기업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에 필요한 모든 IT 역량에 있어 아태 지역 평균보다 낮은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일상 속 모든 일이 앱을 통해 이뤄지는 '애플리케이션 이코노미' 시대에서 기업 경쟁력은 소프트웨어 중심 전략에서 나온다"며, "최근 정부는 18년만에 소프트웨어 진흥법을 개정하며 국가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한국 CA 역시 국내 기업이 민첩성, 자동화, 인사이트, 보안이라는 4가지 핵심 역량을 갖춘 '모던 소프트웨어 팩토리'를 구축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하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