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기업 데이터를 지키는 금고, 넷기어 RN524X
[IT동아 김영우 기자] 현금이나 금괴 등의 현물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려면 튼튼한 금고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기업 운영에서 가장 큰 자산 중 하나인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키려면 어디에 보관해야 할까? 그냥 PC 내에 보관하거나 외장하드 같은 휴대용 저장장치를 이용하는 건 내구성이나 보안에 한계가 있으니 정답이 아니다. 클라우드 저장소라는 대안도 있지만, 용량이 적은 편이고, 클라우드는 뭔가 자기 것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아 선호하지 않는 기업 관계자도 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관리할 수 있으며, 용량도 크고 안정성도 높은 데이터 저장수단이라면 역시 NAS(Network Attached Storage, 나스)를 들 수 있다. NAS는 대용량의 물리적 저장장치라는 점에선 점에서 외장하드와 비슷하지만 내구성이나 보안성이 훨씬 뛰어나다. 그리고 네트워크가 연결되는 곳에선 어디서나 쓸 수 있다는 점에선 클라우드 저장소와 비슷하지만, 저장장치 자체를 직접 소유하고 자유롭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번에 소개할 넷기어(Netgear)의 레디나스(ReadyNas) 524X(이하 RN524X)는 말 그대로 데이터용 금고다. 최대 40TB의 대용량을 구현할 수 있는 것 외에, 인텔 5세대 프로세서 및 DDR4(ECC) 메모리, 10기가비트 초고속 네트워크 기능 등의 고성능을 갖췄으며, 다양한 데이터 보호 및 데이터 백업/복원, 가상화 기능을 제공해 안전하게 데이터를 지킬 수 있다. 중소/중견 기업을 위한 고성능 4베이 NAS인 넷기어 RN524X의 면모를 살펴보자.
튼튼한 금속 재질의 본체, 편의성 높은 전면 인터페이스
넷기어 RN524X의 본체는 정사각형에 가까운 직육면체 형태다. 크기는 238.85 x 185 x 194mm로책상 위에 두고 쓰기에 적당하다. 플라스틱 재질은 그다지 쓰지 않고 대부분 금속 재질이라 무게(4.53kg)가 상당한데, 이동이 잦은 제품이 아니니 단점은 아니다. 오히려 탄탄한 내구성과 고급스런 느낌을 주는 것이 좋다.
제품 전면 커버에는 제품 상태를 표시하는 LCD 및 5개의 기능 키(방향키 4개, 선택 키 1개)가 있다. LCD를 통해 NAS의 IP 주소, 남은 저장소 용량, 온도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유용하며, 기능키를 통해 USB 저장소 백업, 메뉴 선택 등의 작업을 자체적으로 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그리고 전면 커버 하단에는 USB 저장장치(외장하드, USB 메모리)를 NAS로 간단히 백업할 수 있는 1개의 USB 3.0 포트가 달려있다.
LCD와 기능키가 달린 전면 커버를 열면 HDD나 HDD를 꽂을 수 있는 4개의 드라이브 베이가 모습을 드러낸다. 하나의 베이 당 10TB씩 최대 40GB의 HDD나 SSD를 탑재할 수 있으며, 별도의 공구 없이 3.5인치 HDD를 베이에 고정해 NAS에 장착할 수 있다(2.5인치 HDD나 SSD 고정시에는 나사 필요).
4베이 NAS답게 복수의 드라이브 묶어 성능이나 안정성을 높이는 RAID(Redundant Array of Independent Disks) 기술도 지원한다. 속도만을 최우선 한다면 각 드라이브에 파일을 조금씩 쪼개서 저장하는 RAID0 구성을, 용량이 줄어들어도 안정성을 가장 중시한다면 모든 드라이브에 동일한 파일을 저장하는 RAID1 구성이 적절하다.
그 외에 안정성과 속도, 용량 모두 포기할 수 없다면 추구한다면 RAID5(속도 중시)나 RAID6(균형 중시), RAID10(안정성 중시)으로 드라이브를 구성할 수도 있겠다. 만약 RAID 설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넷기어 NAS에서 제공하는 X-RAID 모드를 선택하자. 이렇게 하면 현재 드라이브의 탑재 형태에 따라 적절한 RAID 구성을 선택해준다. 그리고 나중에 드라이브를 추가하더라도 자동적으로 볼륨(저장공간) 확장을 해주어 편리하다.
고성능을 자랑하는 내부 하드웨어
제품 후면에는 외부 저장장치를 연결할 수 있는 eSATA 포트 1개 및 USB 저장장치 연결용 USB 3.0 포트 2개, 그리고 내부 설정을 초기화 하는 리셋 버튼 1개 및 네트워크 연결용 이더넷(유선랜) 포트 2개가 달려있다. 특히 주목할 사항은 이더넷 포트다. 2개의 포트 중 1개는 최대 1Gbps의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을 지원하는 기가비트 포트이며, 또 1개는 최대 10Gbps의 대역폭을 발휘하는 10기가비트 포트다. 특히 10기가비트 포트는 내부 네트워크를 구성할 때 초고속 통신이 가능하다. 고성능 네트워크 장비다운 면모라고 할 수 있다.
넷기어 RN524X는 10기가비트 지원 외에도 상당히 높은 사양을 자랑한다. 보급형 NAS의 경우 대개 가격이 저렴한 ARM 계열 프로세서가 들어가며, 그나마 중상급 제품이면 인텔 셀러론 수준의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넷기어 RN524X는 5세대 기술(코드명 브로드웰)이 적용된 인텔 서버용 프로세서인 펜티엄 D1508 프로세서(듀얼코어, 2.2GHz)를 탑재했으며, 여기에 서버를 위한 ECC(오류검출) 기능까지 갖춘 4GB의 DDR4 메모리도 탑재했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한 성능이지만, 이보다 더 성능을 높이고 싶다면 추가 메모리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 넷기어 RN524X 내부에 총 4개의 메모리 슬롯이 있으며, 슬롯당 4GB를 꽂아 최대 32GB까지 확장할 수 있다. 다만, 개인이 직접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하기엔 어려운 구조이므로 원한다면 고객센터에 문의하도록 하자. 넷기어의 발표에 따르면 환경에 따라 20~80명의 사용자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고 한다. 파일 전송 속도의 경우, IT동아의 테스트에선 100MB/s 전후의 속도로 파일 다운로드 및 업로드가 가능했다.
초기 설치에서 기본적인 이용까지
넷기어 RN524X에 네트워크 케이블과 전원 어댑터를 꽂은 후, 네트워크를 공유하는(같은 공유기에 연결된) PC를 통해 NAS의 초기 설정이 가능하다. NAS 전면 LCD에 표시되는 NAS 주소나 넷기어 공유기 접속 전용 URL인 readycloud.netgear.com를 웹 브라우저에 입력하면 NAS 내부에 접속해 초기 설정을 할 수 있다. 화면의 지시에 따라 계정 설정 및 저장소 볼륨 구성, RAID 설정 등을 마치면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고, 본격적인 이용이 가능해진다.
넷기어 RN524X의 관리자 페이지는 인터넷 공유기와 유사한 디자인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상단에는 시스템 정보, 공유, 계정, 네트워크, 클라우드, 백업 등의 주요 기능이 탭으로 준비되어 있다.
넷기어 RN524X를 저장소로 이용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PC라면 윈도우 운영체제의 네트워크 드라이브 기능을 이용해 NAS를 PC의 내부 드라이버처럼 설정해 이용할 수 있다. 외부라면 레디클라우드(ReadyCloud) 앱을 PC에 설치해서 쓰는 것이 편하다. 넷기어 계정으로 앱에 로그인 한 후, 사용자 PC의 특정 폴더와 NAS 내의 폴더를 동기화할 수 있다. 별도로 PC와 NAS 사이에 파일 복사 작업을 할 필요 없어 간편하다.
PC뿐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기기로도 넷기어 RN524X를 이용할 수 있다.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는 레디클라우드 앱을 설치하고 넷기어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PC와 마찬가지로 NAS에 접속해서 데이터 백업이 가능하다. 와이파이는 물론, 3G나 LTE 환경에서도 접속할 수 있으므로 편리하다.
별도의 앱을 설치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웹브라우저를 통해 직접 파일 백업을 할 수도 있다. readycloud.netgear.com로 접속, 넷기어 계정으로 로그인만 하면 언제 어디서나 NAS 내부로 접근이 가능하며, 파일 탐색기처럼 자유롭게 PC나 모바일 기기의 파일을 NAS로 복사하거나 그 반대의 작업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넷기어 RN524X는 NAS용 앱을 설치해 기능을 확장할 수도 있다. 제공되는 앱은 NAS응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버로 쓸 수 있는 플렉스 미디어 서버(Plex Media Server), 카메라를 연결해 CCTV 시스템을 구축하는 레디나스 서베일런스(ReadyNAS Suveillace), 토렌트 파일을 이용해 다양한 파일을 다운로드 할 수 있는 뮤토렌트(uTorrent) 등 50여 가지에 이른다.
기업 환경에 적합한 다양한 데이터 보호 시스템
이를 이용해 넷기어 RN524X를 가정용 멀티미디어 서버로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가격이나 제품 크기를 고려해 봤을 때 아무래도 이 제품은 사무실에 더 잘 어울린다. 기업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 보호 시스템도 충실히 갖추고 있는데, NAS 내의 데이터를 클라우드(드롭박스, 아마존, 구글 드라이브 등)나 외장하드 등의 외부 저장장치, 혹은 다른 NAS로 백업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보다 더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스냅샷 기능도 제공한다. 이는 사용자가 원하는 시점에 특정 폴더를 스냅샷으로 찍어둔 후, 나중에 해당 폴더의 파일이 삭제되거나 파일의 내용이 변경되면 전에 찍어둔 스냅샷의 시점으로 폴더 상태를 되돌릴 수 있는 기능이다. 스냅샷 파일은 백업 파일과 달리 드라이브의 용량의 거의 차지하지 않으므로 사실상 무제한에 가깝게 찍어 두는 것이 가능하다.
충실한 하드웨어가 매력, 기업의 데이터 지키는 '금고'로 쓸 만
넷기어의 레디나스 524X의 가장 큰 매력은 충실한 하드웨어다. 고성능 CPU아 더불어 32GB까지 확장 가능하고 ECC 기술까지 지원하는 DDR4 메모리를 갖췄으며, 4개의 드라이브 베이를 통해 최대 40TB까지 대용량 저장소를 구축할 수 있다. 여기에 10기가비트 이더넷 포트까지 탑재하는 등, 최근의 기업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다수 만족시킨다.
여기에 높은 내구성이 기대되는 튼튼한 본체를 갖추고 있으며, X-RAID, 백업, 스냅샷, 가상화, 외부 클라우드 연동 등, 저장된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솔루션도 다수 제공한다는 점은 그야말로 기업의 데이터를 지키는 '금고'에 어울리는 면모다.
다만, 관리자 페이지의 인터페이스가 다소 세련되지 못한 점, 타사 NAS에 비해 제공되는 모바일 전용 앱의 수가 적은 점 등은 옥의 티다. 2018년 3월 기준, 넷기어 레디나스 524X의 인터넷 최저가는 168만원(HDD 미포함)이다. 직원 100명 이하의 중소/중견 기업에서 무난히 쓸 만한 NAS를 찾는다면 구매를 고려해 볼 만 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