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본 듯한 느낌적 느낌?' 갤럭시 S9의 주요 기능들
[IT동아 강형석 기자] MWC 2018에서 주목 받은 스마트폰 중 하나는 단연 삼성 갤럭시 S9이다. 뛰어난 처리장치를 앞세워 다양한 기능과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이 강점. 특히 카메라 성능을 강화해 관련 기능을 확장한 점이 돋보인다. 지난 2월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언팩(Unpacked) 행사를 통해 강조된 갤럭시 S9의 핵심 기능은 '3D 이모지(Emoji)'와 '슈퍼-슬로모(Super- Slowmo)'에 있다. 보안이나 인공지능에 대한 부분도 언급됐지만 여기에서는 따로 다루지 않겠다.
삼성은 '카메라, 다시 상상하다.(The Camera, Reimagined.)'라는 문구로 카메라 성능과 기능을 근본적으로 바꿨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그 핵심에는 카메라 렌즈와 렌즈를 통해 빛을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이미지 센서의 변화가 있다.
갤럭시 S9에 탑재된 카메라 렌즈는 상황에 따라 빛을 통과시키는 장치인 조리개를 열거나 줄일 수 있다. 가변 조리개라고 부르는데, 저조도에서는 f/1.5, 그 외에는 f/2.4로 변경하게 된다. 일반 카메라처럼 자유롭게 조절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작은 기구에서 두 가지 조리개를 제공하는 점이 특징.
그 다음으로는 디램(DRAM) 적층형 이미지 센서다. 과거 카메라는 렌즈를 통과한 빛이 이미지 센서에 닿게 되고 이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 영상처리장치로 보내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를 얼마나 단축시키는가 여부가 카메라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많은 카메라 제조사들이 이 과정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은 <렌즈 → 이미지센서 → 메모리(디램) → 영상처리엔진>으로 가는 과정을 <렌즈 → (이미지센서+메모리) → 영상처리엔진>으로 단축한 것이다. 디램은 일반적인 비휘발성 저장장치에 비해 수십 배 이상 빠른 휘발성 저장공간이다. 이를 이미지 처리를 위한 예비공간으로 즉시 활용하면 그만큼 빠르게 영상처리가 가능하다. 용량이 크고 많을수록 이 구조는 큰 이점을 갖게 된다.
이 설계를 취하게 된 것은 분명한 장점이고 삼성의 기술력이 크게 개선됐음을 보여주는 요소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이를 강조하기 위한 기능은 이미 앞서 선보인 다른 스마트폰에서 충분히 상용화되어 제공되는 것들이라 아쉬움을 남긴다.
내 얼굴을 인식하고 흉내 내는 이모지는 아이폰 X에서...
3D/AR 이모지는 애플 아이폰 X에서 먼저 쓰였던 기능이다. 애플은 애니모지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되고 있다. 기능은 간단하다. 전면 카메라로 얼굴을 촬영하면 이를 분석해 가상의 캐릭터 얼굴에 적용, 입과 눈 등의 변화에 반응하게 된다. 갤럭시 S9의 이모지도 큰 틀에서 보면 애니모지와 다를 것 없다. 그나마 조금 세련된 부분이 있다면 얼굴을 분석해 나와 비슷한 캐릭터를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애니모지의 장점은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있다. 입모양과 눈을 깜빡이는 것이 사람이 하는 것과 흡사하다. 삼성 이모지는 그 부분에서는 조금 부자연스러운 인상이다. 눈을 깜빡이는 것은 잘 하는데 인상 쓰거나 웃거나 입 모양이 변화하는 과정 등을 자연스럽게 그려내지 못했다.
대신 가지고 노는 재미는 갤럭시 S9이 조금 낫다. 애플은 향후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애니모지용 모델 수가 10여 개 남짓에 불과하다. 반면, 3D/AR 이모지는 내 얼굴을 시작으로 디즈니 캐릭터까지 적용 가능하다. 준비를 착실히 잘 해 왔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한 부분. 문제는 두 기기 모두 해당 기기만 쓸 수 있다는 점. 이모지를 보낼 때 조심하자. 받는 상대방 입장에서는 “새 폰 샀다고 지금 자랑하는거야?”라고 느껴질 수 있다.
초당 960매 슈퍼-슬로모, 이미 소니 엑스페리아에서...
1초에 960매 이미지를 담아 매우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슈퍼-슬로모 기능은 먼저 소니 엑스페리아 XZP에서 구현된 것이다. 당시 소니는 최고의 이미지 센서 제조 기술과 영상처리엔진 성능을 통해 이 기능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그 최고의 이미지 센서 제조 기술의 정점은 삼성 갤럭시 S9이 그렇게 강조하던 '디램 적층형 센서'다.
이 부분에서 보면 삼성 갤럭시 S9은 완벽한 후발주자다. 하지만 언팩 행사에서는 이 부분에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그만큼 새 스마트폰의 성능이 좋아졌음을 알리기에 가장 좋은 것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슬로모션 촬영 기능에는 슈퍼-슬로모와 일반 영상의 전환이 포함되어 있다. 무조건 슈퍼-슬로모 촬영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초당 60매 영상을 기록하다가 강조해야 될 순간에 초당 960매 촬영으로 흥미를 더하는게 가능하다.
하지만 소니도 만만치 않은 경쟁자 중 하나다. 현재 갤럭시 S9의 슈퍼-슬로애니모지모는 960매 촬영 시 해상도가 HD(1,280 x 720)에 머물러 있다. 반면, 이번에 소니가 공개한 엑스페리아 XZ2는 동일한 960매 촬영을 무려 풀HD(1,920 x 1,080) 해상도로 촬영 가능하다. 이번에는 슬로모션 구간 전환 기능도 적용됐다. 기술적으로만 보면 영상을 다루는 소니 쪽이 한 수 위에 있다.
그렇다고 소니 엑스페리아가 더 낫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디자인은 조금 나아졌지만 크기가 커졌다는 점은 시장에서 용서 받기 어려운 부분 중 하나다. 세상에 두께 11mm 스마트폰이라니. 가장 얇은 부분이 6mm지만 이는 어찌 보면 또 다른 논란(볼록형 디자인)을 낳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갤럭시 S9만의 장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삼성 갤럭시 S9 시리즈는 이를 잘 해낸 스마트폰이다. 카메라 외에도 액세서리를 활용한 확장성과 보안, 기본적인 디자인 등 분명한 강점도 존재한다. 앞서 언급한 기능이야 어떻게 보면 중복될 수 있는 것들이지만 단순히 흉내 내는 것에 머물지 않고 세련미를 더한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흥미를 느낄 부분이다.
소비자 개개인이 느끼는 '상품성'이라는 것은 각기 다르다. 누구는 카메라 성능을 좋아할 수도 있고, 다른 누구는 음악에, 또 다른 누구는 성능이나 디자인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출시되는 많은 스마트폰들은 각기 장단점과 상품성을 안고 출시된다. 소비자들은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접해보고 스스로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