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이론부터 개발까지, 젬블로 보드게임개발자 2급 과정 열어
[IT동아 이상우 기자] 지난 2월 24일부터 25일까지 양일간, 강동구 명일동에 있는 젬블로 사무실에서 교육기능성 보드게임개발자 2급 과정이 진행됐다. 보드게임개발자 과정은 젬블로가 주최하며 한국보드게임산업협회가 발급하는 민간 자격증이다.
이번 교육에는 보드게임 젬블로, 톡톡 우드맨 등을 개발하고, 현재 젬블로 대표 및 김포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로 활동 중인 오준원 대표, 아쿠아 파크 등을 개발한 젬블로 최연욱 교육실장, 게임올로지 최정희 사장, 한국 보드게임개발자 모임 김건희 대표 등이 강사로 나섰다. 이번 강연 참석자는 보드게임의 원리와 분류, 장르에 따른 게임의 특성과 이해 등 보드게임 개발에 필요한 전반적인 내용을 수강하고, 다양한 보드게임을 접하며 게임 방식과 느낌을 익혔다.
오준원 대표는 "과거 보드게임 매뉴얼은 텍스트를 이용한 설명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사진 같은 시각자료를 이용한 설명서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향후 여기 모인 분들이 보드게임을 개발한다면 사용자를 위한 설명서는 물론, 대형 개발사에게 내 아이디어를 설명할 때도 이러한 시각화 자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게임 외적인 부분도 중요하다. 요즘 보드게임은 선을 결정할 때도 게임 규칙에 의한 무작위 선정이나 '머리가 가장 긴 사람', '금으로 된 장신구를 하고 있는 사람', '가장 나이가 어린 사람' 등 현실을 대입할 수도 있다. 이런 것이 바위가위보를 대신하는 기교라고 할 수 있다. 또 유명 작품이나 전통놀이를 참고해서 내 게임에 편집해 도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게임의 난이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최근 규칙이 조금 어려운 게임도 흔하게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를 패밀리 플러스 게임이라고 부른다 보통 패밀리 게임은 난이도가 낮고, 15~20분 정도로 한 판을 끝낼 수 있는 게임을 말하는데, 이 것보다 조금 난이도가 높은 수준의 게임이 한국에서 대중적으로 소화할 수 있게 된 셈이다"고 덧붙였다.
오준원 대표는 자신이 게임을 개발해온 경험을 통해, 개발자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젬블로는 '왜 아름다운 보드게임은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보석 디자인을 활용한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생가에서 탄생했다. 초기 콘셉트는 지금과 달랐지만, 블록 배열 방식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하면서 구체적인 게임으로 개발했다. 이를 실제 작품으로 출시하기 위해서 직접 매장을 찾아다니며 영업했던 일이나 표지 디자인을 위해 중국의 모사화가를 고용했던 일화 등을 소개했다.
또, 보드게임 개발 시 유의할 점에 대해 몇 가지 유의사항도 소개했다. 그는 "보드게임은 현실을 반영할 수록 재미있지만, 지나치게 나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부정적인 효과를 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연예인 육성 보드게임을 하면서 '약물', '불륜' 등의 스캔들을 이벤트로 넣는다면 성인들 끼리는 재미있게 할 수 있겠지만, 가족이 함께 하기에는 부적절하다. 어떤 이야기를 게임에 담을 것인지가 게임의 맥락과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출발점이다"고 설명했다.
이후 25일 오후에는 직접 보드게임을 개발하고, 이를 상호 평가하는 시간도 가졌다. 수강생은 총 8개의 팀을 꾸려 다양한 장르의 보드게임 프로토타입 개발했다. '신과 함께'라는 이름의 보드게임은 사후사계에 있는 7명의 저승시왕에게 재판을 받는 내용으로, 플레이어는 저승차사가 되어 귀인을 환생시키기 위해 협동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에코톡톡'은 환경오염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이산화탄소 발생 효율에 관한 문제를 풀며 지식을 습득하는 게임이며, '세계여행'은 아시아의 전통 음식과 문화를 배우는 게임이다. '동물원에 가면'은 동물 카드를 수집해 미션을 완성하는 순발력 게임이다.
'어서와 서울은 처음이지'는 다른 나라에서 서울을 찾은 사람들의 여정을 다룬 게임으로, 게임판과 주사위를 이용한다. '코리에 쉐프 페스티벌'은 전국 각지들 돌며 식재료를 모아가며 요리를 완성하는 게임이며, 식량이라는 뜻의 '기다'는 씨앗을 심고 수확하는 콘셉트의 보드게임이다. '내 배를 지켜라'는 해상에서 적선에 폭탄을 떨어뜨려 격파하는 형태의 보드게임이다.
강의 수강생은 "막연했던 보드게임에 대한 원리, 제작 방법 등을 알 수 있었으며, 현장에서 활동하는 개발자와 작가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어 좋았다. 직접 게임을 개발하는 시간이 부족해 아쉬움도 남았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