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검색의 만남... 네이버가 꿈꾸는 검색의 미래 모습
[IT동아 강일용 기자] 신경망 번역, 음성 비서 등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출시한 네이버가 이제 그 영역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검색, 쇼핑 등 일반 서비스에도 인공지능을 접목해 사용자 경험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2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그랜드볼룸에서 '네이버 커넥트 2018' 행사를 개최하고 인공지능이 접목된 검색과 쇼핑의 미래에 대해 공개했다.
개인별로 다른 검색결과... 개인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
먼저 인공지능과 검색의 만남에 대해 알아보자. 네이버는 네이버의 근간인 검색 서비스와 미래 먹거리인 인공지능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이른바 '인공지능 기반 검색 서비스'다.
인공지능 검색의 핵심은 '개인화'다.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개의 취향이 있다. 하지만 예전 검색 서비스는 누가 검색어를 입력하든 똑같은 결과를 보여줬다. 이제 달라진다.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이에 맞는 콘텐츠를 순서대로 보여준다. 100명의 사람들에게 100개의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영상을 많이 시청한 사용자에겐 동영상이 최우선적으로 노출되고, 특정 검색어를 처음 검색하는 사용자에게는 해당 검색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가장 먼저 노출되는 식이다.
이러한 개인화는 인공지능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과 추천 기술 덕분에 가능하다. 이를 가능케하기 위해 네이버는 기존의 검색 조직과 음성비서 개발팀인 클로바 조직을 '서치&클로바'로 통합했다. 둘이 하나로 합쳐짐으로써 양질의 데이터 확보와 새로운 형태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네이버는 기대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의 사용자는 하루 3000만 명에 이른다. 사람마다 요구 내용이 다르다. 10대부터 60대까지 세대별로 원하는 콘텐츠가 천차만별이다. 이러한 간격 속에서 모든 사용자들에게 동일한 콘텐츠를 노출할 수는 없다. 멀티미디어에 익숙한 10~20대를 위한 새로운 환경이 필요하다. 이는 네이버의 미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개인화의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김광현 네이버 검색 리더는 "10여년 전에는 검색에 개인화를 도입하는데 기술이나 제도적인 면에서 많은 어려움이 존재했다. 하지만 현재는 검색을 제외한 나머지 서비스에 개인화가 도입되었다. 이미 지금도 일부 검색결과에 한해 성별, 연령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검색의 개인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올해 하반기 정도에 인공지능을 통해 개인화된 네이버 검색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개인화는 필연적으로 사용자의 이용 정보를 요구한다. 네이버는 사용자의 검색 데이터를 법적 테두리 내에서 활용해 사용자들에게 개인화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개인화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검색 데이터를 네이버에게 제공하는데 거부감을 느끼는 사용자를 위해 서비스를 끄는 기능도 함께 제공한다.
현재 네이버 검색에는 인공지능 기술과 개인화가 단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지난 해 7월 인공지능 기반의 이미지 검색 기능을 도입한데 이어 올해 1월에는 데이터베이스를 두 배 확대해 이미지 검색 기능을 더욱 강화했다. 개인화의 경우 사용자에게 'MY' 창과 'Airs' 메뉴를 통해 취향에 맞는 콘텐츠만 골라서 보거나 추천받을 수 있게 한 상태다.
이미지와 텍스트 중심인 검색 결과도 동영상 중심으로 재편한다. 최근 10대 사용자들이 유튜브 등 동영상 중심의 서비스로 이탈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움직임이다. 이러한 동영상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 카페의 낡은 동영상 에디터를 '네이버 브이'에서 이용 중인 스마트 에디터로 교체하는 등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인공지능과의 결합과 별개로, 글로벌 검색 시장에도 다시 진출한다. 자사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검색 서비스를 결합해 라인을 활용한 검색 및 추천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일단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라인이 매우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국가에서 먼저 선보인다. 과거 네이버는 일본 등 글로벌 검색 시장의 문을 두 번 두드린적 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난 바 있다. 김광현 리더는 "라인팀과 협력해 새로운 검색 서비스를 찾아나가고 있다"며, "다양한 국가의 현지 상황을 분석해 해당 국가 사용자 취향에 맞는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글로버 시장 진출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상공인과의 상생... 인공지능으로 앞장선다
이제 쇼핑과 인공지능의 만남에 대해 알아볼 차례다. 네이버는 이날 행사에 참여한 1300여명의 소상공인과 창작자 앞에서 판매자 편의성을 강화하고 인공지능 기반의 분석 시스템을 제공해 판매자와 창작자가 손쉽게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 추천 태그다. 판매자가 상품을 네이버에 등록하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추천 태그를 제안하고 연관 상품을 찾아준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소비자 연령 패턴 정보도 판매자들에게 공개한다. 예를 들어 현재 상품 구매 고객 중에 20~30대 여성이 많다는 식이다. 이를 통해 판매자는 보다 효율적이고 강력한 마케팅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네이버 쇼핑 전체의 소비 흐름 정보도 공개된다. 특정 카테고리나 소비자의 직업에 따라 어떤 소비가 이뤄지는지 네이버가 분석해서 판매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처럼 네이버의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에서도 음성을 통한 쇼핑을 지원하게 된다. 최인혁 네이버 비즈니스 총괄은 "올해 내로 인공지능 스피커를 활용한 쇼핑 플랫폼을 구축해 판매자들이 인공지능 스피커라는 새로운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웨이브에선 일단 생필품부터 판매하기 시작한다. 이후 판매하는 상품의 종류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용자의 구매 이력을 분석해 사용자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고, 결제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음성 기반의 간편 결제 시스템도 구축한다. 네이버는 이미 배달의민족과 협력해 자사의 인공지능 서비스 클로바에서 음성으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네이버의 이러한 움직임은 아마존, 구글 등이 추진하고 있는 음성 기반의 인공지능 쇼핑 서비스를 한국에서도 구현하려는 것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