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음악을 구형 전축으로 들을 수는 없을까?
[IT동아 이상우 기자] 오늘날 직장인 세대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우리 부모님 세대가 직장인이었을 때는 전축을 갖는 것이 하나의 로망이었다. 전축은 LP판을 재생할 수 있는 턴테이블, 대형 스피커, 앰플리파이어 등으로 구성된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을 일컫는다. 원래는 LP판을 재생하는 것이 주 목적이었지만, 나중에난 CD나 카세트 테이프 재생 기능은 물론, 라디오 수신 기능까지 들어있는 제품도 등장했다.
요즘 처럼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재생하고, 블루투스 스피커와 무선으로 연결해 음악을 듣는 세대에게 스마트폰과 연결이 어렵고, 부피만 큰 전축은 그리 매력적인 제품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구형 전축이라 하더라도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당시 큰 돈을 주고 구매했던 전축이라면 당연히 원목으로 하우징을 만든 고급 스피커와 고성능 앰플리파이어 등이 함께 구성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고급 스피커 세트를 그냥 묵혀 두기 아깝다면 스마트폰을 연결해 음악을 들을 방법을 생각해본 사용자도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과 스피커를 연결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며, 유선뿐만 아니라 무선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우선 전축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연결할 방법이 있더라도 정작 전축이 작동하지 않으면 그 것은 소리를 내는 기계가 아니라 장식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작동 상태를 확인했다면 이제 전축이 외부 기기를 연결하는지 확인할 차례다. 보통 본체 앞이나 뒤에 Audio IN, AUX, Coaxial, 외부 기기 등의 이름으로 표시돼 있다. 이러한 입력 방식은 보통 3.5mm 오디오 케이블이나 흰색과 빨간색으로 나뉜 RCA 케이블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이런 단자를 이용해 스마트폰과 직접 유선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에 있는 이어폰 단자와 전축을 3.5mm 오디오 케이블이나 두 개의 음성 케이블을 하나로 모아주는 RCA to 3.5mm 케이블로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유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만능은 아니다. 스마트폰은 우리가 거의 매일 손에 쥐고 있는 기기인 만큼, 전축에 연결해 음악을 듣는 동안 전화 수신, 메시지 보내기, 웹 서핑 등을 하는데 애로(隘路) 사항이 꽃 필 것이며, 최신 아이폰의 경우 아예 3.5mm 단자가 없어서 유선 연결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럴 때는 블루투스 리시버(블루투스 DAC)를 이용하면 된다. 이러한 기기는 쉽게 말해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블루투스 수신과 관련된 기능만 모아둔 장치다. 리시버가 스마트폰과 무선으로 연결된 상태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전축에 직접 연결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제품은 적게는 2~3만 원 부터 비싼 것은 수 십만 원대에 이르기도 한다.
보통은 가격이 비싼 제품일 수록 지원하는 단자 형태가 많으며, 음질과 관련한 칩을 탑재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저가형 제품은 가장 무난한 3.5mm 단자 하나만을 지원하는 경우가 있지만, 조금 더 비용을 투자하면 RCA 단자는 물론, 광 케이블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블루투스 리시버 제품 중에는 RCA to 3.5mm 케이블을 기본 제공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apt-X나 apt-X HD 지원 여부다. apt-X는 고음질 음원을 위한 블루투스 전송 방식으로, 스마트폰에 있는 고음질 파일을 효율적으로 압축해 손실을 최대한 줄여 무선으로 전송한다. 이 때문에 블루투스로 연결하더라도 음질 저하가 적으며, CD 음질 이상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오래 전 구매했다고 해서 무조건 구식 제품은 아니다.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은 물론, 요즘 등장하는 양산형 제품보다 성능이 더 좋은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러한 제품을 스마트폰과 연결해 새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새 제품을 사는 것만큼 만족스러운 기분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