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의 중요성' 이용덕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

강형석 redbk@itdonga.com

이용덕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
이용덕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

[IT동아 강형석 기자] 한결 같음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런 느낌을 주는 이가 있다. 바로 엔비디아 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이용덕 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언제나 엔비디아 로고가 새겨져 있는 셔츠와 함께 친근한 미소로 맞이한다. 친근한 외모 뿐만 아니라, 환한 미소와 여유로움도 늘 그대로인 듯 하다. 엔비디아도 마찬가지다. 다른 도전도 있었지만 '그래픽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걸어온 행보는 한결같다.

2017년 엔비디아는 여전히 강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기술 우위를 점하며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으며,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는 지포스 GTX 1080 Ti와 지포스 GTX 1070 Ti 등 신제품을 선보여 라인업을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노트북 시장에서도 성능과 두께라는 토끼를 잡은 지포스 맥스큐(MAX-Q) 디자인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모두 그래픽 프로세서 외길을 걸었기에 가능한 것들이다.

엔비디아의 현재와 다가올 2018년의 계획을 듣고 싶어, 지난 11월 지스타를 찾은 이용덕 지사장을 만나 간단히 이야기를 들어 봤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술에 대한 엔비디아의 고집과 철학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엔비디아는 자신의 길 걷는다

인공지능이나 병렬 컴퓨팅 등에 대한 내용은 접어두고 엔비디아 자체만 보면 모바일 프로세서인 테그라와 그래픽 프로세서 지포스, 그 외 전문가용으로 쿼드로나 테슬라 같은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는 중이다. 특히 일반 PC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지포스가 단연 잘 알려져 있다. 이 지포스는 데스크탑, 노트북 가리지 않고 인기를 얻고 있다. 탄탄한 게이밍 성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화는 노트북 시장에서 찾아왔다. 인텔이 코어 H 시리즈 프로세서를 공개하면서다. 일반적으로 코어 프로세서는 i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지만 H는 생소하다. 이는 인텔이 AMD와의 협력으로 개발해 낸 새 라인업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세서에는 인텔 프로세서와 AMD 그래픽 프로세서(GPU)가 한 기판 위에 나란히 탑재된 형태로 만들어진다.

평범해 보이지만 이는 기판의 크기와 냉각 장치 구성의 단순화를 이끌어내는데 도움을 준다. 과거에는 프로세서 따로 그래픽카드 따로 냉각을 했지만 한 기판 위에 나란히 있다면 이 부분만 집중적으로 처리하면 그만이다. 두 프로세서 사이는 별도의 고속 연결 회선을(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를 두어 최적의 상태로 통신하도록 했다.

인텔 CPU와 AMD GPU가 결합한 코어-H
프로세서
인텔 CPU와 AMD GPU가 결합한 코어-H 프로세서

이용덕 지사장은 "올해 인텔과 엔비디아 사이의 특허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얼마든지 타 제조사와의 파트너십은 맺을 수 있다" 말하면서 "노트북과 모바일 컴퓨팅 시장에 대한 새 기회가 열릴 것"이라 말했다. 엔비디아도 모바일 컴퓨팅의 한계를 뛰어 넘고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맥스큐(MAX-Q)를 개발했고 노트북 제조사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중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인텔과 AMD의 협업은 분명 반도체 역사상 큰 도전이라는 이 지사장은 기술과 생산성은 직결되어 있으며, 실제 제품이 출시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검증을 어떻게 돌파해 나가는지는 고민해야 될 부분이라 말했다. 동시에 새로운 프로세서가 나온다 하더라도 사용자와 게이머들에게 어떤 이득을 줄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엔비디아는 지포스 10 시리즈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게임 장면을 녹화하는 섀도우플레이(SHADOW PLAY)나 고화질 스크린샷(게임 내 사진)을 기록할 수 있는 안셀(ANSEL) 등이 대표적이다. 이용덕 지사장은 지금하고 5~10년 전 게임 환경은 너무도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금 게이머들은 박학다식하며 최고의 게임 플레이 환경을 요구한다는 것이 그 이유에서다. 때문에 엔비디아는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자신이 추구하는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1070 Ti 있어도 1080은 단종 없다

엔비디아는 최근 지포스 GTX 1070 Ti를 공개했다. GTX 1070과 1080 사이에 위치하는 제품인데, 사실 GTX 1080에 가까운 성능을 낸다. 그렇기에 시장에서는 여러 소문이 나돌았다. 그 중 가장 힘이 실리는 소문은 GTX 1070 Ti 출시와 함께 GTX 1080이 단종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그대로 이어져도 혼선이 일어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용덕 지사장은 이 부분에 대해 "지포스 GTX 1080의 단종은 없다"고 못 박았다. 게이밍 그래픽카드로써도 기타 목적으로 따져봐도 지포스 GTX 1080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그 자체만으로 훌륭한 성능을 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엔비디아는 공식적으로 지포스 GTX 1080의 단종을 발표한 바 없다는 이야기로 단종설을 일축했다.

지포스 GTX 1070 Ti의 목적은 무엇일까?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렇다. 지포스 GTX 1080과 GTX 1070 사이의 가격대 차이가 큰 편인데 GTX 1070 Ti는 그 사이를 메워주고 그에 합당한 성능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가장 나중에 출시된 제품이므로 기술 검증이 충분히 이뤄진 점도 출시에 영향을 줬다.

결국 새 그래픽카드도 더 넓은 선택의 폭을 제공하기 위한 제품군 중 하나다. 그렇기에 이제 지포스 GTX 1070 Ti에 대한 평가는 소비자들의 몫이 되었다.

2018년에도 늘 꾸준히...

엔비디아 코리아는 2018년에도 지금까지 해오던 것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새로운 도전 과제가 있다면 언제든 적극 진행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겠다는 입장이다. 지포스 그래픽카드 구매자를 위한 게임 프로모션, PC방 지원 프로그램, 사회공헌 활동 모두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이용덕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
이용덕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

먼저 게임 프로모션과 PC방 지원에 대한 부분을 물었다. 지난해 이용덕 지사장은 점유율보다 인지도를 쌓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었다. 올해도 그 계획을 실천에 옮겨 왔다. 상주와 포항에 있는 엔비디아 프리미엄 PC방을 찾은 것이 대표적. 엔비디아는 프리미엄 PC방에 다양한 홍보나 게임대회 지원 등으로 PC방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는 중이다.

일단 엔비디아 코리아는 PC방에 더 좋은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것이 더 큰 이득을 줄거라 믿는다. 가격을 저렴하게 제공하면 그 뿐이라는 것. 하지만 그보다 지포스를 선택해 준 PC방을 소비자들이 더 많이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지원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 두면 더 상호간에 더 큰 이득이 될 것이라는게 이용덕 지사장의 설명이다. 물론 새로운 접근 방법이 있다면 적극 진행할 예정이다.

사회공헌 활동도 마찬가지다. 엔비디아는 매년 터치 비주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각장애우들과 미술 교육 및 실습을 제공해 상호 교감하는 것이다. 모두가 그려낸 작품들은 전시도 진행한다. 이용덕 지사장은 이 터치 비주얼 프로그램으로 치유 받는다고 한다. 그는 "매년 우리가 도움을 주러 간다고 그들을 만나지만 막상 우리가 힐링을 받고 온다. 10년간 운영한 다음,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고 보완 및 발전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신제품들을 선보이고 안팎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 온 엔비디아 코리아와 이용덕 지사장. 2018년에는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앞선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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