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휴대성, 성능, 디자인 두루 갖춘 HP 엔비 13-ad035TX
[IT동아 강형석 기자] 어디서든 휴대하며 PC의 기능을 누릴 수 있는 노트북. 하지만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노트북 하나로 많은 것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몇몇 고성능 노트북은 데스크탑을 대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휴대성 뛰어난 노트북 하나로 데스크탑과 노트북의 기능을 모두 경험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HP 엔비(ENVY) 13-ad035TX도 노트북 본연의 활용성과 데스크톱 PC의 성능을 어느 정도 경험하고 싶은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7세대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데이터를 빠르게 읽고 쓰는 고성능 저장장치와 여유로운 메모리(RAM) 등을 탑재한 점이 대표적. 하지만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보급형이지만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탑재해 엔터테인먼트 환경에서의 만족도를 높였다.
선과 면을 강조한 감각적인 디자인
엔비 13-ad035TX는 이름 자체에서도 감을 잡을 수 있듯 13인치 노트북이다. 대부분 노트북은 제품명에 화면 크기를 표시하기 때문에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외형 자체는 직선과 면을 살려 부드러운 것보다 날카로운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금속 재질 특유의 색상(은색)과 반짝이는 크롬 패널을 곳곳에 배치한 부분도 이 느낌을 더 강하게 부각시킨다.
크기는 가로 305.4mm, 세로 215.6mm, 두께 15.4mm 정도다. 실제로 보면 13인치 노트북답지 않게 작아 보인다. 선과 면을 잘 깎아 작게 보이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무게는 1.3kg 가량(측정치 1.26kg)으로 휴대성 또한 놓치지 않았다.
시중에는 1kg 미만의 무게를 자랑하는 초슬림 노트북들이 다수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배터리 성능이 빈약한 경우가 많다. 실제 노트북 무게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이 배터리다. 이를 적정선으로 덜어내면 무게와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자연스레 휴대성이 강화되는 효과를 낳는다.
이 제품은 그런 꼼수를 부리지는 않았다. 1.3kg 가량의 무게지만 기본기는 이상의 무언가를 해낸다. 지속시간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3셀, 51Wh 용량의 배터리는 엔비 13-ad035TX를 최대 14시간 가량 쓸 수 있도록 해준다. 비디오 재생 시 최대 12시간 30분 사용 가능한 정도다. 적당한 수준에서 사용한다면 약 6~7시간 가량은 무난히 쓸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확장성은 제품의 성격을 감안하면 충분한 수준이다. 우선 기기 우측과 좌측에는 각각 USB 3.1(A-규격)규격과 동일한 C-규격 단자가 1개씩 배치되어 있다. 그러니까 총 4개의 USB 단자가 제공되는 셈이다. 모두 최대 5Gbps(초당 625MB) 데이터 전송을 지원한다. USB-C 규격 단자는 전원 공급도 가능하며, 디스플레이 포트 역할도 수행한다. 하지만 썬더볼트3 규격에는 대응하지 않는다.
USB 단자는 각각 기기가 절전 상태에서 충전이 가능하도록 준비됐다. HP 슬립 앤 차지(Sleep and Charge) 기술인데 각 단자에 번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우측 USB 단자 2개와 좌측 USB-C 규격 단자가 여기에 대응한다.
이 외에 마이크로 SD 카드 리더기와 스테레오 입출력 콤보 단자가 1개씩 제공된다. 이들은 기기 좌측에 각각 준비되어 있으니 해당 매체 또는 기기가 있으면 쉽게 사용 가능하다.
노트북 상판을 들어 올리니 대부분의 면적을 차지하는 디스플레이와 키보드가 모습을 드러낸다. 먼저 디스플레이는 13.3인치로 풀HD 해상도(1,920 x 1,080)에 대응한다. 패널은 IPS 방식으로 WLED 백라이트를 달아 적절한 밝기를 확보했다. 패널은 반사를 어느 정도 허용하는 구조다. 디스플레이는 뛰어난 시야각을 제공한다. 혼자 감상하는 것 외에 여럿이 봐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또한 '마이크로 엣지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화면 가장자리(베젤)를 최소화하면서 생활 흠집에도 강하도록 제작됐다.
키보드는 13인치 이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표준 형태를 따른다. 데스크탑 키보드 기준으로 보면 우측 숫자키가 없는 구조라 보면 된다. 실제로 방향키를 제외한 나머지도 없는데 이는 키보드 내 기능키(FN) 조합으로 구현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키캡은 약 1.5mm 정도 가량 돌출된 형태다. 키간 거리가 3mm 가량으로 넓게 배치되어 있으므로 사용 시 불편함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키를 쳤을 때의 감각, 반발력은 적지만 키의 촉감은 충분히 느껴지는 수준이다. 때문에 키보드 입력 시 스트레스가 비교적 적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터치패드는 가로 110mm, 세로 55mm 영역이다. 가로로 긴 직사각형 형태로 타 제품과 비교해 넓게 만들었다. 면적이 넓어 사용 시 손가락이 터치패드 밖으로 넘어가는 일도 적다. 여기에 터치패드의 좌측을 누르면 마우스 좌클릭, 우측을 누르면 마우스 우클릭에 해당하는 명령이 이뤄진다. 그러나 터치패드 하단 영역을 눌러줘야 제대로 작동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7세대 코어 i7 프로세서와 지포스 그래픽카드의 만남
엔비 13-ad035TX의 사양은 비교적 탄탄하다. 인텔 코어 i7-7500U 프로세서와 8GB 용량의 LPDDR3 메모리(RAM), 256GB 용량의 고속 저장장치(SSD), 엔비디아 지포스 MX150 등이 만났다. 흔히 이 정도 수준의 노트북은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제품에서는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달아 엔터테인먼트 처리 실력을 확보한 점이 특징이다.
먼저 7세대 인텔 코어 i7-7500U 프로세서는 코드명 카비레이크(Kaby Lake)로 기본 2.7GHz의 작동 속도를 제공한다. 최대 3.5GHz까지 작동하도록 되어 있는데, 실제 테스트에서는 최대 3.9GHz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력소모는 제조사 제원으로 15W(열설계전력), 테스트 결과 5~28W 가량이었다.
이 프로세서는 기본적으로 코어가 두 개인 듀얼코어 구조를 따른다. 하지만 처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 프로세서 내에는 논리적으로 명령어를 처리하는 하이퍼스레딩(Hyper-Threading)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듀얼코어지만 4개의 명령어 흐름을 동시에 처리해낸다. 마치 4개의 코어와 흡사한 구조인 것이다.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MX150이다. 엔비디아가 노트북용으로 운영하는 라인업 중 가장 막내에 해당되는 제품이다. 기존 940MX의 뒤를 잇는데, 384개의 쿠다코어와 2GB 용량의 GDDR5 메모리(64비트) 등을 제공한다. 엔비디아 홈페이지에서는 세부적인 사양이 명시되어 있지 않고 단순히 지포스 성능 점수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제품의 성능을 알려주고 있다. 여기에서는 인텔 내장 그래픽(7세대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 기준) 대비로 표시되는데 최대 4배 성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은 막내지만 분명한 것은 내장 그래픽 대비 나은 성능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PC 메모리(RAM) 용량을 공유하는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에 비해 별도의 비디오 메모리를 제공한다는 점이 시스템 부담을 줄여준다
그렇다면 엔비 13-ad035TX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간단히 성능 측정을 위한 소프트웨어 PC마크 10을 실행해봤다. 여기에서는 문서작업부터 사진/영상편집, 게이밍 등 다양한 환경을 실행하고 그에 따른 점수를 보여준다.
먼저 문서 작업에서의 성능을 봤다. 액셀과 같은 스프레드시트 작업의 성능이다. 문서를 여는데 소요된 시간은 1.7초, 데이터 복사와 연산에는 2.6초가 걸렸다. 셀을 편집하고 처리하는 시간은 3.49초 정도가 걸리고 CPU에 의한 연산은 0.6초면 된다. 물론 이 같은 작업은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알아두자.
게이밍 성능을 확인해 봤다. 별도 그래픽카드(지포스 MX150)를 품고 있지만, 게임용 노트북은 아니니 높은 성능을 기대해선 안된다. 성능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PC마크 10'의 결과는, 그래픽 테스트 1번과 2번 모두 1초당 10매 이미지를 그려내는 정도다.
고사양 게임을 처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고, 물리연산은 그래도 초당 18매 이미지 처리로 조금 나은 성능을 보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엔비 13-ad035TX에는 엔비디아 지포스 MX150 그래픽카드가 탑재되어 있다. 내장이 아닌 별도 가속 장치가 작동하는 구조이기에 비교적 나은 엔터테인먼트 체감이 가능하다. 그러나 게이밍 노트북에서 주로 채용하는 지포스 GTX 1050이나 1060 등에 비하면 한계가 있다. 고사양 게임을 즐기기보다 간단한 캐주얼 게임 정도는 충분히 처리해 내는 실력이라는 점 참고하자. 예로 리그오브레전드(LOL)나 오버워치 등은 어느 정도 옵션 타협으로 원활히 즐길 수 있다.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이 필요하다면 HP의 게이밍 노트북 브랜드 오멘(OMEN)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휴대성과 성능의 중간 지점
HP 엔비 13-ad035TX은 최적의 성능과 휴대성이다.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탑재했다는 이유로 이 제품을 게이밍 노트북으로 보면 곤란하다. 낮은 사양의 3D 캐주얼 게임 정도는 무난하게 소화하는 성능이지만 고사양과는 거리가 있다. 반대로 적당한 수준의 게이밍을 즐기고 사진영상 편집이나 그래픽 작업을 병행한다면 꽤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은 190만 원대(HP 홈페이지 기준)다. 여기에 2017년 9월 25일 기준,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니 할인을 통해 140만 원 조금 안 되는 가격에 판매 중이다. 온라인 가격비교 사이트에서는 약 130만 원대에 구매 가능한 수준이었다. 이 정도라면 동급 제품군과 비교해 경쟁력은 충분하다. 다른 동급 노트북에 없는 그래픽 처리 장치가 있기 때문. 선택은 소비자 몫이지만 휴대성과 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면 관심 있게 봐도 될 노트북 중 하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