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의 코드명, 8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 따라잡기
[IT동아 김영우 기자] 지난 8월, 최신 PC용 프로세서인 8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가 출시되었다. 인텔의 신형 프로세서가 PC 시장에 투입되는 건 거의 연례 행사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번 8세대 제품의 양상은 자못 다르다. 수 년간 인텔의 코어 시리즈는 제조공정을 미세화 하거나 아키텍처(기본설계 방식)을 교체하고, 여기에 시리즈 전체를 상징하는 하나의 코드명을 부여해 상품화를 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 8세대 제품은 한 세대 안에 복수의 아키텍처나 제조공정 기반의 모델들이 공존하기도 하며, 코드명도 3가지나 된다. 과연 8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기존 제품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작년에 출시되었던 7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카비레이크)는 6세대(코드명 스카이레이크)와 같은 공정(14nm, 나노미터: 10억분의 1미터)과 아키텍처를 이용하면서도 내부 최적화를 거쳐 성능을 향상시킨 제품이었다. 따라서 그 후속 모델인 8세대 코어는 우선 공정 개선부터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되기도 했지만, 예상 외로 카비레이크의 성능 강화판(카비레이크 리프레시)을 먼저 출시 한 후, 뒤이어 최적화 버전(커피레이크), 그리고 10nm 공정 버전(캐논레이크)를 순차적으로 출시, 이들을 모두 8세대 코어로 포함하는 구성이 되었다.
슬림형 노트북, 2in1을 위한 '카비레이크 리프레시'
이들 8세대 코어 제품군은 3가지의 코드명을 가지고 있으나, 모두 8000번대의 제품번호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선 가장 먼저 출시된 카비레이크 리프레시 제품군의 경우, 모두 노트북용, 그 중에서도 성능과 소비전력의 균형을 중시하는 슬림형 노트북, 2in1 PC에 최적화된 ~U 제품군이다. 2017년 9월 현재, 카비레이크 리프레시 제품군은 코어 i5 8250U(1.6GHz)와 8350U(1.7GHz), 그리고 코어 i7 8550U(1.8GHz)와 8650U(1.9GHz)가 나온 상태다.
이들 카비레이크 리프레시 제품군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이전 제품에 비해 코어의 수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기존의 카비레이크(7세대 코어) U계열 코어 i5와 코어 i7은 모두 2개의 물리적인 코어를 갖추고 있었으며, 여기에 하이퍼쓰레딩 기술을 더해 4개의 쓰레드(논리적 코어)로 동작했다. 하지만 카비레이크 리프레시 U계열의 경우, 코어 i5와 코어 i7 모두 4개의 코어에 8개의 쓰레드를 탑재해 인텔의 발표에 따르면 약 40% 성능을 강화했다.
< 노트북용 8세대 인텔 코어(카비레이크 리프레시) 제품군(2017년 9월 기준)>
코어 수는 2배로 증가했지만 TDP(열설계전력)은 15W로 기존 제품과 동일한 수준이며, 가격 역시 이전세대 U시리즈와 거의 비슷하다. 코어 i5 제품군은 약 300달러, 코어 i7 제품군은 약 400달러의 가격표가 붙었다. 향후 추가될 코어 i3 제품군도 비슷한 특성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이밍 노트북, 고성능 데스크탑을 위한 '커피레이크'
한편, 커피레이크 시리즈의 경우, 고성능을 중시하는 제품군이다. 데스크탑용인 S 시리즈가 오는 10월에 출시되며, 게이밍 노트북용인 H 시리즈는 내년 1분기 출시가 예상된다. 현재 밝혀진 커피레이크의 라인업은 데스크탑용 기준으로 코어 i3 8100(3.6GHz)와 8350K(4.0GHz), 코어 i5 8400(2.8GHz)와 8600K(3.6GHz), 그리고 코어 i7 8700(3.2GHz), 8700K(3.7GHz) 등이다.
< 데스크탑용 8세대 인텔 코어(커피레이크) 제품군(2017년 10월 초 출시 예정)>
카비레이크 리프레시와 마찬가지로 커피레이크 역시 코어의 수가 늘어났다. 2008년에 첫 출시된 1세대 코어부터 2016년의 8세대 코어까지 인텔 코어 시리즈는 지속적으로 개별 코어의 성능을 높여왔지만, 제품군 별 코어의 수는 변함이 없었다. 데스크탑용 기준, 코어 i3는 2코어 4쓰레드, 코어 i5는 4코어 4쓰레드, 코어 i7은 4코어 8쓰레드라는 사양은 전혀 변함 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8세대 코어 커피레이크의 경우, 코어 i3는 4코어 4쓰레드, 코어 i5가 6코어 6 쓰레드, 코어 i7은 6코어 12쓰레드의 사양으로 출시된다. 물리적 코어가 모두 2개씩 증가한 것이다. 그리고 코어의 수가 늘어났음에도 TDP는 65~95W 사이로 데스크탑용 7세대 코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며, 가격 역시 전작과 거의 차이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졌다.
최초의 10nm 공정 적용 PC용 프로세서, '캐논레이크'
8세대 코어 시리즈 중에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10nm급 신공정을 적용할 캐논레이크다. 내년 2분기 정도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구체적인 사양과 제품 라인업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우선 휴대성을 강조하는 초소형 / 무소음 노트북 및 태블릿용 프로세서인 Y시리즈, 그리고 노트북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슬림형 노트북용인 U 시리즈의 출시가 유력하며, 추후 데스크탑용의 제품군도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미세화 공정의 장점을 살려 전력 효율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으며, 다른 8세대 코어 제품군에 비해 내장 그래픽의 성능이 확연히 우수할 것이라고 인텔 관계자는 밝혔다.
코어 수는 늘어났지만 소비전력과 가격은 그대로, 메인보드도 일신
지금까지 밝혀진 8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의 공동적인 특성은 7세대 코어 시리즈에 비해 최대 40% 성능이 향상되며, 4K UHD 및 VR과 같은 차세대 콘텐츠에 최적화 되어있다는 점이다. 또한, 7세대를 거치는 동안 변함이 없던 코어의 수가 8세대에서는 각 제품군 별로 평균 2개씩 더 추가되며, 코어의 수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전력 및 가격은 전작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다만, 8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기존의 6세대 및 7세대 코어에서 이용하던 인텔 100시리즈 및 200 시리즈 칩셋 기반의 메인보드 대신, 새로 개발된 인텔 300 시리즈 칩셋 기반의 메인보드를 이용해야 하므로 기존 시스템에서 프로세서만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제품 성능 향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인텔 관계자는 밝혔다.
2017년 9월 현재 HP, 에이수스, 에이서, 델, 레노버 등에서 8세대 코어(카비레이크 리프레시)를 탑재한 노트북을 판매하고 있으며, 10월 초부터는 데스크탑용 8세대 코어(커피레이크) 프로세서 및 이를 지원하는 300 시리즈 메인보드가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새로운 데스크탑 PC의 구매를 생각하고 있다면 8세대 코어 제품군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등장하는 다음 달의 상황을 주시해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