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과 오는 10년을 담다, 아이폰X
[IT동아 권명관 기자] 2017년 9월 12일(현지시간), 애플이 미국 캘리포미나 쿠퍼티노에 설립한 신사옥 애플파크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가을 이벤트를 열었다. 애플은 이번 이벤트를 통해 아이폰 10주년을 기념하는 '아이폰X', 아이폰 7과 아이폰 7 플러스의 후속 제품인 아이폰 8과 아이폰 8 플러스, LTE 통신 모듈을 탑재한 애플워치 시리즈 3, 4K 해상도는 지원하는 애플 TV 등을 발표했다.
이번 이벤트의 핵심은 아이폰X다. 애플 팀 쿡 CEO가 직접 나서, 애플 발표의 유명 키워드 중 하나인 '원 모어 씽(One more thing)'을 말한 직후, 아이폰X를 꺼냈다. 제품의 외형과 성능, 기능 등은 이미 외부에 유출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아이폰 특유의 홈버튼을 없앤 새로운 사용자 경험과 현재까지 출시한 아이폰 중 가장 큰 화면 크기 등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아이폰X의 'X'는 단순히 엑스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10'을 뜻한다. 발표 이전 아이폰 10주년을 뜻한다는 의미로 제품명은 'X'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정작 애플은 향후 10년을 언급하며 소개했다.
아이폰X, 5.8인치 OLED와 얼굴 인식
가장 큰 변화는 화면이다. 화면은 OLED 디스플레이로 전면을 꽉꽉 채웠다. 아이폰 중 최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슬림 배젤 디자인을 채용해 빈틈을 찾기 어렵다. 전체 크기는 5.8인치 크기이며, 해상도는 2,436 x 1,125로 1인당 화소 밀집도는 458ppi다. 이 역시 아이폰 중 가장 밀도가 높은 해상도다. 아니, 가장 선명한 화면이다. 애플은 이번 디스플레이를 '슈퍼 레티나(Super Retina) 디스플레이'라고 명명하며, 1백만:1 명암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애플 필립 쉴러 마케팅 수석 부사장은 “OLED지만, 밝기와 색 표현력 문제 등은 해결했다”라고 말했다. 돌비 비전(Dolby Vision)과 HDR10도 지원한다.
특히, 아이폰X는 지문 인식을 겸하는 홈 버튼이 없어졌, 아니 사라졌다. 때문에 지문 인식을 통해 잠금 화면을 풀 수 있는 '터치 ID'도 사라졌다. 애플은 이를 대체 하기 위해 '페이스 ID(Face ID)'를 채용했다. 쉽게 말해, 얼굴 인식이다. 애플은 도트 프로젝터, 적외선 카메라, 투광 일루미네이터 등으로 구성된 '전면 카메라(TrueDepth 카메라)'를 탑재해 사용자 얼굴에서 3만 개 이상의 도트(점)을 3차원으로 분석, 얼굴을 인식한다고 밝혔다. 또한, 페이스 ID의 오작동 확률은 1/100만이라며, 오작동 확률 1/5만인 터치 ID보다 더 보안이 뛰어나다도 전했다. 얼굴 부분만을 인식하기 때문에 안경을 쓰거나, 수염을 길러도 얼굴을 인식하는데 문제 없다. 머리 스타일도 마찬가지.
애플은 높은 보안성을 바탕으로 얼굴 인식을 통한 잠금 해제뿐만 아니라 간편결제 '애플 페이(Apple Pay)'로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참고로 얼굴 인식 데이터는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 내에 저장한다.
홈 버튼으로 화면을 켜던 기존 사용자경험은 몇 가지 다른 방식으로 대체된다. 아이폰 화면 및에서 손가락으로 화면 위로 쓸어 올리거나, 오른쪽에 위치한 전원 버튼을 누르면 된다. 이전처럼 꺼진 화면의 아이폰을 들면 켜지는 기능도 유지한다. 화면을 한번 터치해도 된다. 앱을 실행하다가 홈 버튼을 눌러 홈 화면으로 돌아가는 것도 화면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리면 된다. 이전에 에어플레인 모드,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을 켜고 끌 수 있던 '제어 센터'를 불러오던 방식과 같다.
아이폰X 모서리는 대부분 둥글게 곡선 처리했다. 전면과 후면은 모두 유리로 덮었는데, 애플은 스마트폰 중 가장 단단한 유리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제품 색상은 실버와 스페이스 그레이로 일단 두 가지다. 추후 골드, 로즈 골드와 같은 색상의 아이폰V를 선보일지는 미지수다. 아이폰X는 IP67 등급의 생활 방수 및 방진 기능을 지원한다.
아이폰X의 전후면 카메라
아이폰X의 전면 카메라는 '700만 화소'이며, 후면 듀얼 카메라는 1,200만 화소다. 후면 듀얼 카메라는 이미지 흔들림 보정 기능(OIS)을 지원하며, 조리개값 f/1.8의 와이드 앵글 카메라, 조리개값 f/2.4의 망원 카메라를 탑재했다. 특히, 애플이 자체 개발한 이미지 처리 프로세서(ISP)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고도화된 픽셀 처리와 넓은 색상 영역 포착, 어두운 조명에서 빠른 오토포커스 기능, 더 나은 HDR 사진 등을 제공한다. 또한, 새로운 쿼드-LED True Tone 플래시는 2배 더 균일한 밝기를 제공하며, 슬로 싱크 기능을 포함해 배경과 전경 모두 균일하게 밝아진다.
아이폰X 카메라는 증강현실(AR) 경험을 위해 맞춤형으로 조정된다. 각 카메라가 개별 보정하며, 정확한 동작을 인식하기 위해 새로운 자이로스코프와 동작 가속도계를 탑재했다. 아이폰X 프로세서 'A11 바이오닉(Bionic)'은 ISP가 실시간으로 밝기를 측정하는 동안 60프레임으로 전방위 추적, 장면 인식 등을 지원한다. iOS 개발자는 애플이 지원하는 'ARKit'을 통해 전후면 카메라를 활용, 증강현실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사진 촬영뿐만 아니라 동영상 촬영과 캡처 기능도 제공한다. 더 나은 동영상 흔들림 보정, 최대 60프레임의 4K 영상과 최대 240프레임의 1080p 슬로 모션을 촬영할 수 있다. 특히, 전면 및 후면 카메라에 모두 인물 사진 모드를 도입했으며, 5가지 조명 스타일과 얕은 심도 효과 등도 활용할 수 있다. 이외에 아이폰X는 iOS 11에서 HEIF와 HEVC를 지원하며, 2배 더 많은 사진과 동영상을 2배 더 압축하고 저장할 수 있다.
전면 카메라 얼굴 분석 기술을 활용한 '애니모티콘' 기능도 지원한다. 얼굴의 3D 정보를 동물이나 캐릭터 등 다른 얼굴에 맵핑해 실시간으로 말을 하거나 표정 등을 그대로 구현하는 기능이다. 애플은 세세한 얼굴 표정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으며, 아이메시지를 통해 보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기능은 아이폰X만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X 가격은 999달러부터
아이폰X는 55여 개 국가와 지역에서 10월 27일 금요일부터 사전 주문할 수 있으며, 11월 3일 금요일부터 매장에서 판매한다. 제품은 앞서 언급한대로 실버와 스페이스 그레이로 선보이며, 64GB와 256GB 모델로 출시한다. 제품 가격은 999달러부터 시작한다.
11월 3일 금요일부터 판매하는 지역은 안도라, 호주, 오스트리아, 바레인, 벨기에, 불가리아, 캐나다, 중국, 크로아티아, 키프로스, 체코 공화국,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그리스, 그린란드, 건지 섬, 홍콩, 헝가리, 아이슬란드, 인도, 아일랜드, 맨 섬, 이탈리아, 일본, 저지 섬, 쿠웨이트, 라트비아, 리히텐슈타인,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몰타, 멕시코, 모나코,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폴란드, 포르투갈, 푸에르토 리코, 카타르, 루마니아, 러시아, 사우디 아라비아, 싱가포르,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타이완, 아랍 에미리트, 영국, 미국 및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이다.
또한, 애플이 자체 디자인한 가죽 및 실리콘 케이스 등의 액세서리는 다양한 색상으로 선보이며, 가격은 35달러부터 시작한다. 새로운 아이폰X Leather Folio는 99달러에 판매되며, 동일한 색상의 메탈 마감 '라이트닝 독(Lightning Docks)'은 49달러에 판매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