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블루투스 이어폰의 장점만 모았다, 엔보우 노블 M700

[IT동아 이상우 기자] 블루투스 이어폰의 형태는 정말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고 있다. 과거 핸즈프리용으로 한 쪽 귀에 꽂아 사용하던 형태부터 시작해, 목에 거는 넥밴드형, 한 가닥으로만 이어져 무게를 줄인 백헤드형, 양쪽 귀에 작은 이어폰 유닛만 끼우는 완전 무선형 등 원하는 형태로 선택해 사용 가능하다.

넥밴드형은 안정적이고 배터리도 오래가지만, 상대적으로 부피가 커 목에 거는 것 외에는 특별히 휴대할 방법이 없고, 백헤드형은 가볍고 휴대도 편하지만, 목에서 흘러내리기 쉽다. 애플 에어팟 같은 완전 무선형의 경우 가장 편하고 휴대가 좋지만, 분실 위험도 가장 크다.

데이비드테크가 선보인 엔보우 노블 M700은 넥밴드와 백헤드의 장점을 잘 조합한 제품이다. 팬던트가 달린 목걸이 형태의 제품으로, 이어폰 유닛, 본체 등은 백헤드형 제품처럼 케이블로 연결돼 있다.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의 펜던트에는 각종 조작 버튼과 함께 배터리, 내장 메모리, 마이크 등을 갖췄다. 케이블 길이는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으며, 후면에 있는 구슬 모양의 연결부위를 분리하면 더 쉽게 목에 걸 수 있다.

노블 M700은 기존의 블루투스 이어폰과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내장 메모리다. 8GB(실제 용량은 )의 저장 공간을 갖추고 있어, 별도의 기기 없이도 자체적으로 음악 재생이 가능하다. 쉽게 말해 이어폰과 일체형으로 된 MP3 플레이어다. PC와 연결하면 USB 메모리처럼 인식되고, 여기에 음악 파일을 넣으면 된다. 일반적인 MP3 파일뿐만 아니라 FLAC 형태의 고해상도 음원도 자체적으로 재생 가능할 수 있다.

별다른 기기 연결 없이도 음악을 재생할 수 있기 때문에 운동 처럼 몸을 가볍게 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용하다. 특히 IPX7 등급의 방수 기능도 있어, 운동 중 땀을 흘렸을 때도 쉽게 세척 가능하고, 샤워나 목욕 중에도 착용할 수 있다.

게다가 만보기 기능도 있기 때문에 자기가 얼마나 많은 걸음을 걸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이 수치는 전용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만보기 센서의 인식률이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팔이나 허리에 부착하는 만보기와 달리, 노블 M700의 센서는 가슴에 위치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흔들림이 적다. 일반적인 가벼운 걸음은 거의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가벼운 뜀걸음 정도는 돼야할 듯하다.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블루투스 이어폰인 만큼 스마트폰 등과 연결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모드 선택 버튼을 누르면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하는 블루투스 모드로 전환하거나 노블 M700에 저장된 음악을 재생하는 로컬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내장 메모리는 녹음 기능에도 활용할 수 있다. 별도의 장치 없이, 노블 M700에 있는 마이크와 메모리만으로 녹음을 할 수 있다. 이 기능 역시 모드 버튼을 눌러 선택할 수 있으며, 녹음한 소리를 직접 듣는 것도 가능하다.

전용 앱인 '엔보우 스마트'를 사용하면 내장 메모리에 들어있는 음악 파일과 녹음 파일을 더 쉽게 관리하고 선택할 수 있다. 노블 M700만 사용할 경우 저장한 음악 중 원하는 음악을 찾기 위해 버튼을 여러 번 눌러야 하지만, 전용 앱을 이용하면 원하는 음이나 녹음 파일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때 엔보우 스마트 앱은 스마트폰의 기본 음악 재생 앱과 별도로 작동한다. 로컬 모드에서는 노블 M700이 중심이고, 블루투스 모드에서는 스마트폰 음악 앱이 중심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참고로 전용 앱은 현재 구글 플레이가 아니라 데이비드 테크 홈페이지에서 apk 파일 형태로 내려받아 설치해야 한다.

마이크가 있기 때문에 블루투스 모드에서는 핸즈프리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마이크가 있는 펜던트가 가슴 정도에 위치하기 때문에 통화 시 내 목소리가 상대방에게 잘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다. 통화를 할 때는 펜던트를 살짝 들고 입에 가져가는 것이 좋겠다.

음질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으며, 특히 저음이 고막을 때린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묵직하다. 고음역은 깔끔한 맛은 적지만, 조금 더 깊이가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제조사에 따르면 그래핀으로 제작한 두 개의 무빙코일 진동판을 적용해 음질을 살렸다. 그래핀은 탄소로 구성된 얇은 막으로, 탄성과 강도가 좋고 전도성이 높은 물질이다. 다양한 음역에서 평균 이상의 성능을 내는 만큼 대부분의 음악을 감상하기에 적절하다.

제품 가격은 8만 9,000원으로 고급 블루투스 이어폰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반면, 보급형 제품보다는 조금 비싼 편이다. 내장 메모리를 통한 자체 음원 재생 기능, 녹음 기능, IPX7의 방수 기능, 준수한 음질 등 고급 제품에 버금가는 기능과 성능을 갖춘 만큼 구매하고 후회할 만한 제품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