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무실에서 소박한 피서를... 엔보우 쿨엔진
[IT동아 이상우 기자]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 서울은 이번 주말쯤 낮 최고 기온이 30도까지 이를 전망이고, 덥기로 유명한 대구에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열대 과일인 바나나가 때이른 더위에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무더운 날씨에 손수건과 부채를 휴대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요즘은 휴대용 선풍기를 들고 다니거나 책상 위에 미니 선풍기(탁상용 선풍기)를 올려두는 경우도 많아졌고, 지하철 가판대에서도 이런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미니 선풍기는 이름 처럼 책상 위에 올려놓을 정도로 작은 선풍기다. 크기가 작아서 쉽게 옮길 수 있고, 원하는 곳 어디든 놓고 사용할 수 있으며, USB로 전원을 공급받는 제품이 많아서 PC를 쓰는 사무실에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사용할 수 있다. 데이비드테크가 새로 선보인 탁상용 선풍기 '엔보우 쿨엔진'은 탁상용 선풍기로서의 기능에 충실하면서 가격까지 저렴한 것이 장점인 제품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쿨엔진은 USB 단자를 이용해 전원을 연결하기 때문에 범용성이 좋다. PC의 USB 포트는 물론, 보조 배터리나 자동차에 있는 USB 단자(혹은 USB 어댑터를 꽂은 시거잭)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USB 케이블은 본체에 고정된 방식으로, 따로 분리할 수는 없다. 케이블 길이는 약 1m 정도로 PC에서 멀리 두고 사용하기는 어렵지만, 책상 위에서 원하는 위치에 두기에는 충분하다.
전체 디자인은 원통형으로 생겼으며, 내부에는 날이 3개인 프로펠러와 6개인 프로펠러 2종이 부착돼 있다. 후면의 프로펠러는 바람을 모으는 역할을, 전면의 프로펠러는 바람을 내뿜는 역할을 한다. 전후면에는 모두 플라스틱 재질의 그릴이 장착돼 있어 단단한 이물질(손가락 같은…)도 잘 들어가지 않는다.
받침대는 'ㄴ'자 형태로 돼 있으며, 아래에는 실리콘 튜브가 씌워져 있어 본체가 쉽게 미끄러지지 않는다. 이 받침대 덕분에 일반적인 선풍기와는 차별화한 디자인을 갖췄다. 받침대와 목(기둥) 위에 선풍기 머리가 달린 일반적인 디자인 대신, 선풍기 한쪽 끝은 바닥에 닿고, 받침대를 통해서 일정한 각도를 만드는 방식이다. 마치 무대시설로 쓰는 조명을 보는 느낌도 든다. 받침대는 최대 135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책상에 놓고 자신의 가슴이나 얼굴로 바람이 향하도록 적절한 각도로 조절할 수 있다.
전원 버튼은 상단에 있다. 물리적인 버튼이 아니라 터치로 작동하는 정전식 버튼을 갖춰, 외부에는 마치 아무런 버튼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바람 세기는 최대 두 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으며,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이 버튼을 한 번 더 누르면 바람이 세진다.
깔끔한 외형은 좋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버튼을 눌렀다는 느낌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바람 세기를 맞추기 위해서 버튼을 몇 번씩 눌러가면서 확인해야 한다. 또, 선풍기를 옮기기 위해서 본체를 손바닥으로 집을 때도 전원이 켜지거나 꺼지는 일도 있다. 손바닥이 버튼에 닿아서 정전식 버튼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바람 세기는 지나치게 강하지 않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특히 마음에 드는 점은 작동 시 소리가 아주 작다는 점이다. 1단 세기로 켠 후 쿨엔진 바로 앞에서 소음을 측정하면 약 60dB 내외로, 사무실에서 조용하게 대화하는 수준이며, 2단 세기로 켜면 75dB 정도로, 키보드를 열심히 치는 사무실의 소음 정도다. 하지만 바람은 만족스럽다. 더위를 적절히 식혀주는 정도고, 특히 사무실에서 냉방장치를 가동 중이라면 차가운 공기를 모아서 나에게 보내주는 느낌도 든다. 가격은 1만 3,900원으로 그리 비싼 편도 아니다. 올여름 전기 요금 걱정에 사무실에 냉방장치를 '빵빵'하게 틀지 않을까 걱정되는 직장인이라면 이 제품으로 자신만의 피서를 준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