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급속충전기에서 테슬라 차량 충전해 보니

김태우 tk@gamedonga.co.kr

[IT동아 김태우 기자] 몇 주 전 주말에 테슬라 모델 S 90D를 타고 경남 남해를 다녀왔습니다. 완전 충전으로 주행거리가 얼마나 될지 직접 확인해볼 요량으로 갔는데요. 중간에 충전 없이 남해까지 한 번에 달려서 도착했습니다.

총 주행거리는 367.1km였으며, 소모한 배터리는 67.3kWh로 74.7% 썼습니다. 계기판에는 58km를 더 갈 수 있다고 나왔는데, 400km 이상은 충분히 달릴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거리당 소모 배터리는 183Wh/km입니다. 고속도로에서 적정 속도로만 달린다면 서울에서 국내 어디를 가더라도 중간 충전 없이 갈 수 있는 걸 확인했는데요.

목적지를 경남 남해로 선택한 이유는 테슬라가 해당 지역 리조트인 사우스케이프에 전용 충전기인 데스티네이션 차저를 설치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바로 충전할 수 있었습니다.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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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테슬라는 타입 2 방식

내려갈 땐 충전 없이 한 번에 갔지만, 올라올 땐 공공급속충전기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국내에 판매되는 테슬라는 타입 2 규격의 충전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타입 2는 유럽 전체 공통 표준으로 쓰이는 방식인데, AC 3상과 호환이 됩니다.

국내는 그동안 차데모, DC콤보, AC 3상을 급속 충전 방식으로 사용해 왔는데, 2014년 하반기부터 3가지 충전 방식이 모두 호환되는 복합멀티형 충전기가 설치됩니다. 환경부 전기차 충전소 데이터를 확인해 본 결과 AC 3상을 지원하는 충전기는 880개가 넘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이미 다수의 장소에 공공급속충전기가 설치되어 있어 충전에 어려움은 전혀 없습니다.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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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공공급속충전기의 경우 유료로 제공되며, 요금은 계절과 사용 시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kWh당 평균 313.1원입니다. 회원 가입을 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결제는 후불교통 기능이 있는 신용카드로 할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충전하다

남해에서 서울로 출발한 후 충전을 위해 처음 들린 곳은 덕유산 휴게소입니다. 사실 공공급속충전기는 처음 사용해 봤는데요. 첫 만남부터 그리 순조롭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결제가 되지 않아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가지고 있는 4개의 신용카드 모두를 사용해도 결제에서 에러가 나더군요. 할 수 없이 그냥 자리를 떠야 했습니다.

그다음 들린 곳이 인삼랜드 휴게소입니다. 덕유산 휴게소에서는 결제 과정에서 그렇게 말썽을 피우더니, 인삼랜드 휴게소에서는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됩니다. 무사히 충전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충전량은 20kWh로 설정한 후 차량에 꽂아두고선 간단히 요기를 하러 갔습니다.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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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시간 정도면 충전이 완료되리라 생각했는데요. 느긋하게 다시 충전기로 돌아가 보니 충전이 중단되어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공공급속충전기는 40분 충전하면 더는 충전이 안 됩니다. 환경부에서는 비상상황을 대비해 제한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엄밀히는 충전 시간제한이 없다면, 뒤에 차량은 막연히 기리게 됩니다. 이를 충전 시간제한으로 해소하려는 걸로 보입니다. 혼자 독차지하지 못 하게 한 것이지요.

요즘 제주도에서 충전 문제가 조금씩 불거지고 있는데요. 전기차 보급이 꽤 활발하게 되다 보니 충전소에서 줄을 서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전기차 충전 시간이 짧은 편이 아니므로 이럴 경우 뒤에 차량은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질 수밖에 없습니다.

40분의 충전 시간도 넉넉하지 않은데, 여기서 의아한 건 테슬라의 경우 공공급속충전기를 사용함에도 완속 충전이 된다는 점입니다. 공공급속충전기는 45kW의 전력을 공급하지만, 모델 S 75D, 90D는 차량 온보드 차저에서 전력을 11kW로 낮춰 버립니다. 모델 S 100D/P100D는 16kW로 조정됩니다. 테슬라 관계자에게 굳이 전력을 낮추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니 내부에서 결정된 사항으로 이유는 밝힐 수 없다고 하네요.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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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경험

이번에 공공급속충전소를 이용해 보니 테슬라는 충전 경험에도 은근 신경 쓴 흔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몇 번 테슬라 전용 충전소인 데스티네이션 차저와 수퍼 차저를 이용해 본 적이 있는데요. 전용 충전소의 충전 포트 손잡이에는 버튼이 있습니다. 이를 누르면 테슬라 차량의 충전 덮개가 자동으로 열립니다. 충전기를 꼽으면 찰칵 소리와 함께 잠기고, 충전됩니다. 충전 포트를 뽑을 땐 역시 손잡이에 있는 버튼을 5초가량 꾹 누르고 있으면 잠김이 해제되고 뺄 수 있습니다. 충전 덮개는 잠시 후 자동으로 닫힙니다.

공공급속충전소를 이용할 땐 직접 덮개를 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잠금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차량의 터치스크린을 이용해야 합니다. 테슬라 전용 충전소에 익숙해 있다 보니 여러모로 불편하더군요.

테슬라는 현재 전용 충전소를 엄청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 4개의 수퍼 차저가 만들어졌고, 연내 14개가 설치됩니다. 데스티네이션 차저는 35개가 설치되어 있는데, 6월에 20개 더 추가됩니다. 앞으로 전용 충전소는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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