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마지막 튜닝PC는 '라이젠'입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약 한달 전인 4월 6일, PC 전문 커뮤니티 '퀘이사존(QUASAR ZONE)' 유저 칼럼 게시판에 '[유저 자작기] 라이젠 감성 PC 제작 프로젝트 완료'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AMD 라이젠7 프로세서를 이용해 직접 시스템을 구상하고, 패널 디자인과 LED 조명 등을 배치해 나만의 DIY PC를 완성하는 프로젝트의 마지막 콘텐츠. "DIY에는 역시 고민과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작성자의 철학에 많은 사람이 '고거 참 감성 넘치는 녀석이 됐군요', '수제 감성 한사발 끝내주네요' 등 찬사를 담은 댓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커뮤니티 퀘이사존 게시글의 댓글들
커뮤니티 퀘이사존 게시글의 댓글들

< 커뮤니티 퀘이사존 게시글의 댓글들 >

그리고 지난 4월 12일, AMD코리아가 서울 합정동에 위치한 메세나폴리스에서 '라이젠'을 출시하는 공식 기자간담회에 퀘이사존 유저 칼럼 게시판에 등장했던 라이젠 DIY PC가 나타났다. 번쩍이는 LED와 내부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폰, 자석을 이용해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가림막과 SSD 커버 등 기존 PC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에 PC 전문 기자들도 관심을 표했을 정도.

이에 본 기자는 수소문 끝에 라이젠 DIY PC 제작자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제작자의 AMD 라이젠 DIY PC
제작자의 AMD 라이젠 DIY PC

< 제작자의 AMD 라이젠 DIY PC >

참고로 인터뷰를 제작자 집에서 진행하며 PC를 사용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지만,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가 알 수 있다는 염려에 밖에서 조심스럽게 만날 수밖에 없었다.

"첫 PC부터 AMD Am486이었습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직접 올린 라이젠 DIY PC 제작기는 기자도 잘 봤다. 작성한 게시글 내용처럼 '감성'을 담았더라. 솔직히 '제정신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도 했었고(웃음). 제작한 PC를 라이젠 기자간담회에도 전시하시고… 어떤 의미로 정말 대단하다. 먼저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제작자: 이렇게 연락을 줘서 사실 놀랐다. 그렇게 대단한 PC도 아닌데(웃음). 제작한 PC를 기자간담회에 전시하게 된 것은 AMD코리아에서 연락을 줘서 진행하게 됐다. 대단한 PC도 아닌데, 많은 관심을 받아 송구할 따름이다.

어떤 대단한 사람은 아니다. 그저 평범한, 35살의 대한민국 직장인이다. 다만, PC에 관심이 많을 뿐이다. 처음 PC를 접한 시기는… 약 26, 27년 전인 것 같다. 처음 키보드를 만진 때가 9살이었던 것 같고. 원래 PC와 같은 전자제품을 만지는 것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는 4학년 대상으로 진행하는 라디오 조립 대회에도 나갔었고. 당시 다니고 있던 초등학교에 PC가 딱 1대 있었는데, 그걸 다룰 수 있게 인정도 받았었다.

지금도 5.25인치 드라이브에 디스켓을 넣어서 간단한 베이직 코드로 코딩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한메타자 연습 프로그램에 들어있던 '베네치아'도 기억나고(웃음).

제작자의 AMD 라이젠 DIY PC
제작자의 AMD 라이젠 DIY PC

< 제작자의 AMD 라이젠 DIY PC >

IT동아: 처음 PC를 구매한 시점은 언제였는지.

제작자: 11살이었다. 당시 아버지에게 죽도록 맞을 뻔한 기억이 난다. 아버지가 용산에서 PC를 조립하기 위해 구매해 오셨는데, 급한 일로 잠시 외출을 나가셨다. 그 때, 직접 조립해보겠다고 만지다가… CPU를 잘못 꽂아서 핀이 누워 버리고 말았다. 어쩌지 못하고 있던 와중에 아버지가 다시 돌아오셨고, 휘어진 CPU 핀을 다시 펴려고 하다가 결국 하나씩 부러지고 말았다.

한숨을 쉬시던 아버지는 화내지 않으셨다. 오히려 내 손을 붙잡고 용산으로 나가 조립할 수 있는 PC 부품을 사주셨다. 그게 AMD Am486이었다. 그게 첫 PC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아버지께서 (아들이) 이쪽 계통으로 진학하기를 바라셨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난 뒤, 당시 화를 내시지 않은 이유를 여쭤보니, 한국에 라디오가 처음 들어왔을 때가 생각나셨다며, '이쪽 계통에서 일하면 밥 굶지는 않겠구나'라고 생각하셨다더라.

IT동아: 기계, 전자제품을 많이 좋아한 듯 싶다.

제작자: 고등학교 때는, 모든 우리나라 고등학생처럼 입시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본격적으로 전자제품을 만지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 때다. 그리고, 게임 얘기를 뺄 수 없다. 나이가 나이인만큼 PC방 세대 아닌가(웃음). 특히, 카운터 스트라이크, 트라이브스(북미에서 인기 있던) FPS 게임을 좋아했다. 그리고 실사 비행 시뮬레이터 '팔톤 3.0' 등을 즐겼다. 실제와 똑 같은 방식으로 운전해야 하는 비행,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는 지금도 좋아한다.

팔콘 3.0을 계기로 커뮤니티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비행 시뮬레이터를 조작하기 위한 주변 기기를 직접 구축했다. 머리에 헤드 트래킹 센서(모자에 붙이거나 클립 등에 달아서)를 달아 화면을 회전할 수 있도록 연결하고, 스로틀과 조이스틱 등을 구매해 연결했다. 호타스(HOTAS, Hands On Throttle And Stick), 3D 콕핏, 페달 등 비행 시뮬레이터에 필요한 것을 하나씩 사고… 아, 참고로 스틱은 확실히 철제가 좋다. 그립감도 확실하고(웃음). 당시 150만 원 이상 써버린 것 같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제작자의 손만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
제작자의 손만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

< 제작자의 손만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 >

IT동아: 농담이지만, 오타쿠가 세상을 바꾼다고 하지 않던가.

제작자: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는 비행 시뮬레이터에 정말 빠져 있었다. 비행이나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실행하기 위한 PC, 시스템은 언제나 최신 사양이어야 한다. 여기에도 약 350 정도 투자했던 것 같다. 그렇게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하면서 실제 비행 매뉴얼, 비행 교전 매뉴얼, 미공군 교전 매뉴얼 등 영어로 되어있던 원서를 다 읽었다. 그리고, 미공군에서 사용하는 교신 음어로 음성 채팅하면서 사람들과 즐겼고. 당시 에어로바틱을 많이 했었다. 에어쇼 같은 곳에서 군집 비행하는 그런 것 말이다.

실제로 에어쇼에서 방문객을 위한 시연 동영상을 제작하거나, 체험 행사를 진행하는데 나가 도움을 주기도 했다. 한번은 커뮤니티에서 같이 활동하던 회원들이 실제 공군과 같은 방식으로 시동을 걸어 파일럿을 놀라게 한 사건도 있었다(웃음).

IT동아: …부모님께 많이 혼났을 것 같은 일화다.

제작자: 한번도. 한번도 없었다. "너는 PC를 가지고 왜 게임만 하냐"라는 핀잔 정도는 들었지만, 반대로 게임을 하면서 PC를 배운 셈이다. 지금 청소년들은 PC 게임을 즐길 때 어떻게 하나. 온라인으로 실행 파일을 내려받아, '다음' 버튼만 몇 번 누르면 끝나지 않나. 하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오디오를 듣기 위해 사운드 카드를 구매해서 조립하고, 메인보드나 운영체제에 맞는 드라이버를 구해서 설치하고, 메모리가 부족할 경우 가용할 수 있는 메모리를 끌어와 편법으로 실행하고. 메모리 부족해서 마우스도 실행할 수 없었고, 그랬던 시절이다. 게임 좋아하던 30~40대 남성들은 모두 공감하지 않을까(웃음).

말그대로 PC 자원을 쥐어짜야만 할 수 있는 작업들이 많았다. 그러면서 배웠다. 손바닥, 손등을 거친 PC 케이스에 긁혀가면서 케이블, 사운드카드, 그래픽카드, 메모리 등을 교체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유틸리티 프로그램도 다루게 되고.

비행 시뮬레이터는 지금도 종종 즐기고
있다고
비행 시뮬레이터는 지금도 종종 즐기고 있다고

< 비행 시뮬레이터는 지금도 종종 즐기고 있다고 >

라이젠 감성PC 제작 프로젝트, 왜 시작했나

IT동아: 맞다. 기자도 마찬가지다. 게임 내 세이브 파일을 조작한다고 불법 유틸리티 프로그램으로 파일을 바꿔고…. 요즘 청소년들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번 '라이젠 감성 PC 제작 프로젝트'는 대체 왜 시작한건가.

제작자: 사실 요즘 PC 사양은 다 오버스펙이라고 생각한다. 상향평준화. 아마 많은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프로세서, 그래픽카드, 메인보드, 파워 등… PC 부품 성능이 워낙 좋아졌다. 국내 인기 온라인게임 10위 안에 있는 것을 즐기기 위해 PC 사양을 맞춘다면, 50~60만 원 정도만 투자해도 충분하다. 그만큼 성능이 많이 좋아졌다.

그러면서 PC 내부 사양이 아닌, 외부 디자인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나만의 PC' 아닌가. 내부가 비치는 투명 PC 케이스를 사용하거나, 파워나 그래픽카드, 메인보드, 메모리 등에 LED 등을 달기도 하고.

제작자가 CPU 팬과 그래픽카드, 메모리 등에 작업한
LED
제작자가 CPU 팬과 그래픽카드, 메모리 등에 작업한 LED

< 제작자가 CPU 팬과 그래픽카드, 메모리 등에 작업한 LED >

예전에는 PC에 LED나 디자인적 요소를 입히지 않았다. 그럴 이유가 없었다. 원하는 기본사양 맞추는데도 급급했기 때문에. 하지만, 이제 PC 성능은 상향평준화가 되었다. 부족하지 않은 성능을 맞추는데 힘이 들지 않는게 지금이다. 그래서인지, 아무 노력 없이 투닥투닥 조립해서 사용하는게 재미 없더라.

앞서 말한대로, AMD가 첫 PC였다. 그리고 대학생 시절 다시 사용했던 PC도 AMD 애슬론이었고. 그 다음은… 알다시피 AMD는 암흑기였다(웃음). 그런데, 이번에 출시한 라이젠은 성능이 정말 괜찮다. 오랜 추억 속 AMD가 다시 등장한 기분이랄까. 상당히 반가웠다. 그런 와중에 올해 말 결혼을 앞두고 있고…. 내 인생의 마지막 PC라고 생각하는 심정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IT동아: 그 심정, 알만하다. 레트로 게임을 모으는 사람도 있고, 피규어를 모으는 사람도 있고. 다양하게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것 아닌가.

제작자: 맞다. 그리고 이제 금전적인 제약 보다 시간이 중요한 나이다. 이번 프로젝트로 라이젠 DIY PC를 제작하기 위해, 디자인을 완성만 2주를 소모했다. 회사에서 퇴근하고 하루에 1시간 정도, 조금씩 일러스트레이터로 내부 아크릴판 도면을 그렸다. 일러스트레이터를 사용한 이유는 아크릴판을 자르기 위해 사용하는 레이저 커팅기가 일러스트레이터 도면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빨간색 선은 자르는 선이고, 파란색 선은 문양을 낼 수 있는 방식이다.

제작자가 직접 작업한 도면
제작자가 직접 작업한 도면

< 제작자가 직접 작업한 도면 >

그렇게 작업한 도면을 커팅 업체에 제공하고, 아크릴판 재질 등을 선택했다. 이후에는 업체에서 알아서 도면대로 잘라 택배로 포장해서 보내주더라. 참고로, 레이저 커팅 업체는 인터넷에 조금만 찾아보면 상당히 많다. 꼭 일러스트레이터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캐드로도 작업할 수 있다. 재료비까지 포함해 커팅된 아크릴판을 받는데10만 원 정도 사용했다.

제작자가 직접 작업한 도면
제작자가 직접 작업한 도면

< 제작자가 직접 작업한 도면 >

이후, 커팅한 아크릴판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도색하는 과정을 거쳤다. 총 2통을 사용했고, 구매하는데 3만 원을 사용했다. 일부러 자동차용 페인트를 선택했다. 일반 스프레이 프린트와 비교해 더 잘 붙기 때문이다. 아크릴판은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 SSD 가림막으로 사용했다. 아, 케이스 측면 가림막으로도 활용했다.

제작한 아크릴판
제작한 아크릴판

< 제작한 아크릴판 >

아크릴판 가림막 부착은 인터넷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두께 1mm 이하의 네오디움 자석을 활용했다. 자석을 아크릴판에 양면 테이프로 붙여 언제든지 쉽게 떼었다 붙일 수 있도록 작업했다.

메인보드 아크릴판 가림막을 장착한 모습
메인보드 아크릴판 가림막을 장착한 모습

< 메인보드 아크릴판 가림막을 장착한 모습 >

IT동아: 말로만 들어도, 상당한 노고다.

제작자: 아크릴판 가림막 제작에 정말 신경을 많이 썼다. 구매하려고 마음먹은 케이스를 구글에서 검색해 각 PC 부품이 들어가는 가로, 세로 길이를 뽑아서 미리 제작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그리고 스프레이 페인트로 도색하기 위해 일주일 정도 소모했고.

아,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릴 때는 창고나 베란다에서 큰 종이박스 안에 아크릴판을 넣고, 스프레이 페인트로 뿌리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뿌리고 난 뒤에 바로 박스를 테이프로 밀봉하면, 먼지가 들어가지 않아 깔끔하게 도색할 수 있다. 마르는 시간이 몇 시간 정도 걸리는데, 이렇게 보내는 시간도 자연스럽게 즐기게 되더라. 천천히, 완성해나가는 과정 자체를 즐긴 셈이다.

도색한 메인보드 아크릴판
가림막
도색한 메인보드 아크릴판 가림막

< 도색한 메인보드 아크릴판 가림막 >

IT동아: 아크릴판에 도색만 한 것이 아니지 않은가. 형형색색의 LED가 번쩍이는데.

제작자: LED 작업도 직접 했다. 케이스 측면에 장착한 SSD와 그래픽 카드, PC시스템 팬 커버, 전면 라이젠 로고. 파워, 메인보드에 장착한 아크릴판 가림막 등 각 아크릴판 가림막에 LED를 하나씩 작업했다. 이렇게 가림막을 사용하던 지저분한 선도 눈에 보이지 않아 더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다(웃음).

LED로 작업한 측면 아크릴판
LED로 작업한 측면 아크릴판

< LED로 작업한 측면 아크릴판 >

IT동아: 정말 궁금하다. 도대체 이 모든 과정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작업한 것인가.

제작자: 나는 전문 디자이너가 아니다. 관련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 검색이 정답이다(웃음). 라이젠 로고나 사용한 문양 등은 이미 디자인한 것들을 가져와 조금씩 다듬었다. 어차피 이 PC를 시중에 판매할 것도 아니고, 만들어서 직접 사용하기 때문에 저작권에 크게 위배되지 않는다.

SSD 2개를 측면으로 빼고 아크릴판 가림막에 LED로 포인트를
줬다
SSD 2개를 측면으로 빼고 아크릴판 가림막에 LED로 포인트를 줬다

< SSD 2개를 측면으로 빼고 아크릴판 가림막에 LED로 포인트를 줬다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DIY는 인내와 기다림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라데온 로고만 넣고 끝낼 수 있지만, 아크릴판을 자르기 전에 '더 좋은 디자인은 없을까?' 고민도 하고, 참아도 보고, 기다리는 과정을 즐겼다.

페인트도 마찬가지다. 스프레이 프린트를 뿌리고 난 뒤에 완전히 단단하게 고정하기 위해서는 하루 정도 기다려야 한다. 이 기다림에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 만드는 과정, 시간이 중요하다.

종이박스에 넣고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리는
과정
종이박스에 넣고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리는 과정

< 종이박스에 넣고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리는 과정 >

결과물에 집착하면, 마음이 급해지고, 작업 속도가 빨라져서, 좋은 퀄리티가 안나온다. 애써 고생해 작업했지만, 정작 결과물을 보고는 '그냥 돈 주고 사는게 낫겠다'라고 후회하기 십상이다. 주변 지인들이 이번에 작업한 라이젠 DIY PC를 보고 어떻게 작업한 거냐고 많이 묻는데, 이러한 과정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그냥 돈 주고 사라고 권한다.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다.

IT동아: 성능 보다 디자인, 비용 보다 시간. 뭔가 제작자만의 철학인 것 같다. 그래도 성능이 궁금하다.

제작자: CPU는 'AMD 라이젠7 1800X'를 사용했다. 메인보드는 '에이수스 X370 크로스에어'를 사용했고, 메모리는 '게일 에보엑스 8GB'를 2개 장착했다. 현재 16GB 용량인데, 메모리 안정화를 한 이후에는 용량을 더 추가하거나 교체하는 방향으로 고려하고 있다. SSD는 AMD의 250GB 2개, 그래픽카드는 라데온 RX480 2개를 크로스파이어로 연결했다. 파워는 700W 80+다.

케이스 우측 하단에 갤럭시 넥서스를 연결해 시스템 모니터링 패널을
연결했다
케이스 우측 하단에 갤럭시 넥서스를 연결해 시스템 모니터링 패널을 연결했다

< 케이스 좌측 하단에 갤럭시 넥서스를 연결해 시스템 모니터링 패널을 연결했다 >

가끔 700W 파워로 부족하지 않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AMD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PC라 더 많이 묻는 것 같다(웃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분하다. 전혀 부족하지 않다. 오버클럭킹 문제 없고. GTA, 마피아3, 비행 시뮬레이터(상급 옵션으로 50~60 프레임) 등을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다. 특히, 최근 크로스파이어 효율이 많이 좋아져서 라데온 RX480 1개 대비 180% 정도 나오는 것 같다.

물론, 실행하는 게임이나 프로그램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굉장히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다. 요즘은 취미 생활로 음악을 작곡하고 있다. 원음 파일의 경우, 용량이 120MB 정도 되는데, 이전 PC에서 작업할 때는 가끔 버벅거렸지만, 이 PC는 그렇지 않다.

음악 작곡 중인 제작자의 모습
음악 작곡 중인 제작자의 모습

< 음악 작곡 중인 제작자의 모습 >

IT동아: 하하. 알겠다. 나만의 DIY PC라는 말이 정답인 것 같다. 자기만족 아닌가. 마지막 질문이다. 예비 신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웃음).

제작자: 처음에는 반대가 심했다. 우려한대로 설득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그런데, 정작 이번에 작업하는 모습을 보고 난 뒤에 생각이 달라졌다. 건전한 취미로 인정해주더라. 나중에 아이를 키우게 되면,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로 좋겠다고 생각하더라. 아빠와 아이가 함께하는 취미 아닌가. 꼭 강조하고 싶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예비 신부가 실.제.로 말한 내용이다.

그와 나눈 마지막 대화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올해말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결혼하고 나면 나만을 위한 PC에 이렇게 투자하는 것은 어렵잖아요. 어떻게 보면, 이 라이젠 DIY PC가 제 인생 마지막 튜닝PC인 셈입니다"라고. 이어서 그는 "원활한 결혼 생활을 위해 인터뷰는 익명을 요구합니다"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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