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클라우드의 성공 비결? 파트너 생태계에 있어
[IT동아 강일용 기자] 모바일 시대가 열리고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폰 플랫폼을 장악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여러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그 가운데 가장 유력한 비결로 '혼자하지 않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모바일 운영체제를 위한 앱 장터를 만들고 파트너 업체들이 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덕분에 앱 장터에는 스마트폰의 활용도를 풍부하게 해주는 다양한 앱들이 올라왔고, 이를 바탕으로 구글과 애플은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고 장악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성공 공식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이하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모든 클라우드 업체들이 자체 클라우드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파트너 확보를 통한 클라우드 생태계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클라우드 업계 1위 업체인 AWS는 클라우드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하고 있을까? 테리 와이즈 AWS 글로벌 파트너 에코시스템 부사장을 만나 AWS의 파트너와 클라우드 생태계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테리 와이즈 AWS 글로벌 파트너 에코시스템 부사장>
AWS 클라우드 파트너란 어떤 회사들인가? 어떤 형태의 파트너들이 존재하는가?
"스마트폰 생태계에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있는 것처럼, 클라우드 생태계에도 여러 파트너 업체들이 존재한다. 혹자는 이렇게 묻기도 한다. AWS가 직접 클라우드 서비스 전반을 개발하고 판매하면 되는데 왜 파트너를 두는지 모르겠다고. AWS는 고객과 거리가 존재한다.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전개해야 하는데, 각 나라별로 IT 환경이 다르고 고객들이 원하는 것도 천차만별이다. 이러한 환경과 요구를 이해하고, 고객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파트너 생태계가 중요한 것이다."
"고객들 역시 클라우드로 전환하면서 요구하는 것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전통적인 IT환경은 1년에 한 번 업데이트되는 것이 전부였다. 고객들은 이에 맞춰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개발을 진행하면 되었다. 하지만 클라우드에는 매일 새로운 서비스가 추가되고 있다. IT 환경도 이에 맞춰 급변하고 있다. 고객들의 요구도 급증하고 있다. AWS 혼자 이렇게 많은 고객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때문에 AWS는 파트너 생태계를 구축하고 파트너와 함께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
"AWS의 파트너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바로 기술 파트너와 컨설팅 파트너다."
"기술 파트너는 AWS가 제공하는 인프라 위에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올려서 이를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업체다.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SaaS)'를 판매하는 업체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같은 앱 장터가 있는 것처럼 AWS 클라우드 서비스에도 AWS 마켓플레이스라는 앱 장터가 있다. 기술 파트너들은 이 AWS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자신들이 개발한 SaaS 또는 클라우드와 연동되는 설치형 소프트웨어를 판매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기술 파트너들은 ERP, CRM, 시큐리티, 분석도구(애널리틱스) 등 기업 운영과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형태의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AWS에서 직접 제공하지 않는 서비스를 대신 제공하고 있다. AWS 고객들은 AWS 클라우드를 활용해 서비스를 구축하다가 막히는 부분이나 자신들에게 부족한 부분이 생기면 기술 파트너들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해서 접목할 수 있다."
"AWS의 대표적인 기술 파트너로 ERP/CRM 솔루션의 선두주자인 SAP와 가상화 솔루션의 리더인 VM웨어가 있다. 고객들은 AWS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이들의 소프트웨어와 솔루션을 즉시 이용할 수 있다. 한국의 많은 SW 기업도 AWS의 기술 파트너로 활동 중이다. 펜타시큐리티, 안랩, 잉카엔트웍스, SK인포섹 등이 한국 환경에 특화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은 한국 환경에 특화된 소프트웨어 위주로 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들도 AWS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글로벌 고객에게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컨설팅 파트너는 다른 이름으로 SI 파트너(시스템 통합 파트너)라고 부르기도한다. 컨설팅 파트너는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운영하길 원하는 고객들에게 도움을 주는 업체들이다. 기업은 저마다 다른 기업환경에 맞춰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고, 기업용 앱과 서비스도 이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 기업마다 사용하는 인프라와 기술이 다 다르다. 이러한 앱과 서비스를 클라우드에 올리는 일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또한 기업별로 자사의 인프라와 서비스를 클라우드에 올리면서 기대하는 바가 다 다르다. 특이한 소프트웨어와 접목하길 원할 수도 있고, 개별적인 데브옵스 모델을 구축하길 원할 수도 있으며, 마이크로서비스에 최적화하길 원할 수도 있다."
"컨설팅 파트너는 이러한 기업의 어려움과 요구를 해결해주는 해결사들이다. 전문성을 갖춘 클라우드 전문가들이 각 기업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마이그레이션(서비스 이전) 방안을 제시하고, 이에 맞춰 최적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해준다. 컨설팅 파트너의 도움을 받으면 기업은 내부에 IT 전문가가 없어도 클라우드로 서비스를 이전하고 운영할 수 있다. 설령 내부에 IT 전문가가 있더라도 컨설팅 파트너의 도움을 받으면 더욱 쉽고 빠르게 클라우드 전환과 운영을 완료할 수 있다."
"AWS는 기술 파트너 못지 않게 풍부한 컨설팅 파트너 생태계를 구축했다. 대표적인 글로벌 컨설팅 파트너로 액센추어와 캡제미니를 들 수 있다. 한국에도 이들 못지 않게 훌륭한 파트너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메가존과 GS네오텍을 들 수 있다. 두 회사는 전 세계에 55군데밖에 없는 프리미어 파트너(최상위 파트너)로, 글로벌 파트너 못지 않은 컨설팅 및 마이그레이션 역량을 갖추고 있다. 메가존은 한국에서 AWS의 존재감이 크지 않던 2012년부터 함께해온 파트너로 풍부한 클라우드 관리, 마이그레이션, 새 데이터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GS네오텍은 클라우드 전환에 애를 먹은 미디어 기업들의 인프라와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신속하게 전환해준 경험을 갖추고 있다."
"이 두 업체 외에 삼성SDS, LGCNS, 포스코ICT 등 한국의 많은 SI 업체들이 AWS의 파트너로 합류했다. 이들이 보유한 SI 역량이 AWS 파트너 생태계를 더욱 풍부하게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ICT는 내부의 클라우드 개발자 가운데 85명이 AWS 전문가 자격을 취득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AWS 파트너에도 등급이 있는가? 또, 파트너가 되려면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가?
"AWS 파트너는 열린 프로그램이다. 파트너가 되길 원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대규모 기업부터 1인 개발자까지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가 존재한다. 이렇게 개방적으로 운영함으로써, AWS는 기존에 없었던 혁신적인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AWS 파트너에는 등급이 존재한다. 총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레지스터드 등급이다. 누구나 파트너로 등록하면 이 등급을 받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스탠다드 등급이다. 파트너로서 갖춰야할 특정 요건을 만족하면 이 등급으로 승급할 수 있다. 승급 요건으로는 일정 수 이상의 내부 직원의 전문성 확보, 고객들의 클라우드 구축 사례(레퍼런스) 확보 등이 있다. 스탠다드 등급으로 승급하면 AWS의 투자를 받을 수 있고, AWS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카달로그 등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전 세계에 수 천곳의 스탠다드 파트너가 존재한다."
"세 번째는 어드밴스드 등급이다. 더 많은 내부 직원 전문성 확보, 독특한 시스템 구축 역량 등을 갖추고 있어야 어드밴스드 등급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전 세계에 수 백곳의 어드밴스드 파트너가 존재한다. 네 번째로 가장 높은 등급인 프리미어 파트너가 존재한다. 한국의 두 회사를 포함한 전 세계 55군데의 회사만이 여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AWS의 서비스를 정확히 이해하고, 고객들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WS는 고객의 앱과 서비스를 파악한 후 이에 맞는 파트너를 추천해주고 있다. 먼저 마이그레이션, 시큐리트, 애널리틱스, 데브옵스, 마이크로서비스 등 고객의 관심 분야를 파악한 후 여기에 적합한 역량을 갖춘 파트너를 소개해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빠르고 신속하게 원하는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AWS 파트너가 다른 클라우드 업체와 일하면 받게되는 불이익(패널티)이 있는가?
"그런 패널티는 절대 없다. AWS 외에 다른 클라우드 업체와 일하든 말든 그것은 그 파트너사의 자유다. 하지만 일반적으론 AWS에 집중하는 파트너에게 집중적으로 투자와 지원을 해주는 것도 사실이다. 즉 패널티는 없지만, AWS에 집중하면 얻게되는 이익은 존재한다."
"AWS는 매우 고도화되어 있는 서비스다. 매일 새로운 서비스가 추가되고 있다. 타 클라우드 업체를 지원하면서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AWS 서비스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AWS는 파트너들에게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가?
"AWS는 다양한 파트너 지원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파트너가 특정 서비스를 위한 역량를 갖출 수 있도록, 즉 전문화를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고객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대신 운영하는 파트너 업체들이 관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매니지드 서비스 프로바이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고, 파트너들이 적극적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할 수 있도록 매년 1,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특정 파트너와 함께 시장을 공략하고 영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파트너들이 자체 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도록 마케팅 측면에서 지원과 투자도 제공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자. 예를 들어 고객이 AWS에게 금융 등 특정 분야를 마이그레이션해준 경험을 가진 업체가 존재하냐고 물어오면 AWS에서 파트너들의 역량을 검토해서 이에 최적화된 파트너를 고객들에게 추전해주고 있다. 만약 고객이 새로운 역량을 갖춘 업체를 찾게되면 AWS는 파트너가 이러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AWS 파트너 생태계의 궁극적인 목표는 서로가 윈윈(Win-Win)하는 것이다. AWS가 성장함에 따라 파트너도 함께 성장하고, 파트너가 성장함으로써 AWS가 새로운 성장 원동력을 얻는 구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AWS 파트너 생태계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파트너는 AWS와 비전을 공유하는 파트너들이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이에 맞춰 변화를 꾀하는 파트너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
SAP, VM웨어 등 대규모 파트너 업체들은 원래 AWS의 경쟁사였다. 이들이 AWS 파트너로 합류한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두 회사는 월드클래스급 소프트웨어 업체이며, 특정 영역에서 확고한 지위를 갖추고 있다. SAP는 CRM/ERP와 파이낸스를 위한 기업용 소프트웨어에서, VM웨어는 가상머신 구축와 운영면에서 AWS도 흉내내지 못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과거에는 직접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려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프라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IaaS) 분야에선 AWS만큼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의 장기인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클라우드(SaaS)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AWS만큼 잘하는 업체가 없다. 때문에 AWS는 잘하는 것만 열심히 할 것이다. 이렇게 풍부한 인프라를 활용해 뛰어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은 파트너의 몫이다. SAP가 클라우드를 통해 CRM/ERP, 파이낸스를 제공할 것이고, VM웨어가 더욱 뛰어난 가상머신 기술을 개발할 것이다."
"SAP, VM웨어뿐만 아니라 워크데이, 세일즈포스닷컴 등 주요 SaaS 업체도 AWS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기술 파트너로 합류했다. AWS 입장에선 월드클래스급 ERP 업체를 확보할 수 있어서 좋고, 파트너 입장에선 클라우드 시장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좋다. 서로 윈윈인 셈이다."
"경쟁력있는 소프트웨어 업체가 AWS의 파트너로 속속 합류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AP와 달리 기업용 앱의 대부라 할 수 있는 오라클은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을 놓고 AWS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길을 선택했다.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만약 오라클이 우리의 파트너로 합류한다면 두 팔을 활짝 벌리고 환영할 것이다. 사실 오라클은 우리의 경쟁사이기도 하지만, 또한 협력사이기도 하다. 전 세계 수천 곳의 고객사가 AWS 상에서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하고 있다. 오라클 DB를 이용하던 고객도 AWS로 오는데 아무런 문제가 업다. AWS는 경쟁사임에도 불구하고 오라클과 파트너를 맺고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WS의 가장 중요한 철학이 고객이 원하면 무엇이든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AWS는 자체적으로 DB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작년만 해도 2만 2,000개의 DB 마이그레이션이 AWS 내부에서 진행되었다. 많은 고객이 기존의 닫힌 생태계에서 AWS의 열린 DB 생태계로 이동하길 원하고 있다. AWS도 이러한 고객사들을 파트너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 DB 비즈니스는 AWS 비즈니스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서비스다. 1만 곳 이상의 파트너가 아마존 레드시프트, 아마존 오로라 등을 활용해 앱과 서비스 내부의 DB를 전환하고 있다. 파트너들에게 한 가지 팁을 주자면, 많은 고객이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전환할 때 DB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DB 마이그레이션 비즈니스 역량을 갖추면 회사가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AWS 파트너 생태계의 규모는?
"AWS는 내부 방침 때문에 통계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AWS가 성장하는 만큼 파트너 생태계와 파트너의 기업 규모도 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15년과 2016년 규모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비교해본 결과 AWS가 47% 성장하는 동안 파트너 생태계는 100% 성장했다. 이에 맞춰 AWS 마켓플레이스와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시장 규모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