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라이젠 5 출시, "코어 i5 이긴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봄이 오니 AMD에도 벚꽃이 피는 것 같다. 이런 분위기를 이끈 주인공은 단연 지난 3월에 출시된 신형 CPU '라이젠(Ryzen)'이다. 시리즈 중에 가장 먼저 출시된 상위급 모델인 '라이젠 7'은 경쟁제품인 인텔 코어 i7에 비해 한층 높은 가격대비 성능을 발휘, PC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4월이 되자, 여세를 몰아 AMD는 중급형 제품인 '라이젠 5'도 내놨다. 경쟁 제품인 코어 i5 시리즈와 비슷한 가격대(20~30만원대)이면서 코어 i7에 근접하는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AMD는 강조한다. 12일, AMD코리아는 서울 합정동의 메세나폴리스에서 출시 기념행사를 열고 라이젠 5의 면모를 소개했다.
"라이젠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 관심 뜨거워"
AMD코리아에서 CPU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고춘일 매니저와 크리스티안 도자우어(Chiristan Dotzauer) AMD 아시아태평양 지역 시니어 매니저는 "라이젠7에 대한 한국시장의 열기는 예상 이상이었다"며, "AMD는 10여년 동안 인텔과 제대로 된 경쟁을 하지 못했지만, 지난달 출시된 라이젠7 및 이번에 출시된 라이젠5를 통해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젠 5는 기존의 AMD CPU에 비해 동일 클럭(동작속도) 당 성능이 52% 향상된 젠(Zen)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라이젠 7과 같지만 코어의 구성이 다르다. 라이젠 7은 8코어(물리적 코어) 16쓰레드(논리적 코어) 구성을 갖추고 있지만 라이젠 5는 6코어 12쓰레드 제품(2모델)과 4코어 8쓰레드 제품(2모델)을 포함한 총 4가지 모델로 팔린다. 대신, 라이젠 7 보다 40% 정도 저렴한 20~30만원대에 살 수 있다.
6코어 12쓰레드에서 4코어 8쓰레드까지 4개 모델 출시
최상위 모델인 라이젠 5 1600X는 6개의 코어와 12개의 쓰레드를 갖추고 있으면서 기본 3.6GHz, 최대 4.0GHz로 구동한다. 정가는 32만 1,000원이다. 가장 저렴한 라이젠 5 1400X는 4코어 8쓰레드를 갖췄으며, 기본 3.2GHz, 최대 3.4GHz로 구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21만 4,000원이다.
라이젠 7 보다 코어 수가 적고 저렴하지만 핵심 기술은 대부분 그대로 계승했다. 전 모델 오버클러킹이 가능하며, 핵심 기술인 SenseMI를 통해 밀리초 단위로 CPU의 성능이나 효율성을 제어할 수 있다. 현재 시스템의 온도나 실행 중인 작업의 특성에 따라 클럭이나 전압, 냉각팬 회전 수 등을 조절해 작업 효율과 소비전력, 소음 등을 최적화한다. 또한 고성능 냉각장치가 달려 있는 경우에는 자동으로 오버클러킹이 되는 등의 특성을 갖췄다.
코어 i5 대비 확연히 우수한 성능 강조
AMD가 제시한 바에 따르면 쓰레드가 많을수록 유리한 씨네벤치, 7-Zip 등의 벤치마크 프로그램에서 라이젠5 1600X는 인텔의 코어 i5 7600K에 비해 48~87%나 더 우수한 성적을 냈다. 그리고 그래픽카드와의 조화가 중요한 실제 게임(애쉬스 오브 싱귤러리티, 문명6, 마피아3 등)에서도 라이젠5 1600X는 코어 i5 7600K 대비 3~15% 가량 나은 성능을 발휘했다고 AMD는 강조했다.
참고로 라이젠 등장 초기에는 벤치마크 점수에 비해 실제 게임에서 느끼는 체감 성능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대해 AMD는 지속적인 패치로 인해 개선이 되었다고 밝혔다. 라이젠 5의 등장 이후부터는 굳이 비싼 코어 i7을 살 필요가 없게 될 것이라고 AMD는 강조했다.
발열을 해소하는 CPU 쿨러 역시 주목 할 만하다. 라이젠 5 시리즈(라이젠 5 1600X는 미동봉)에는 높은 냉각 성능과 적은 소음을 동시에 실현한 레이스(Wraith) 쿨러 시리즈가 동봉된다. 라이젠 5 1400 모델에는 AMD CPU용 쿨러 중에서 가장 조용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레이스 스텔스(Stealth) 쿨러가, 라이젠 5 1600과 1500X에는 라이젠 7 1700에 동봉된 것과 동일한 고성능을 갖춘 레이스 스파이어(Spire) 쿨러가 제공된다(장식용 LED는 제외).
메인보드, 주변기기 관련 업체들도 '주목'
라이젠 시리즈를 꽂아 구동하는 메인보드 규격인 AM4 플랫폼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AM4 플랫폼은 DDR4 메모리, PCIe Gen3 인터페이스, NVMe, USB 3.1 Gen2와 같은 신기술을 다수 포함한다. 라이젠 외에도 향후 나올 보급형 CPU인 애슬론 시리즈, 그리고 7세대 APU(CPU와 GPU의 융합 프로세서)도 AM4 규격으로 나올 예정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라이젠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보여 주듯, 에이수스, 기가바이트, MSI, 바이오스타 등의 협력업체에서 개발한 라이젠 관련 메인보드, 주변기기, 데스크탑 PC 등도 다수 전시되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