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대 이하? 300만원대 이상? 돈값 하는 프로젝터 고르기
[IT동아 김영우 기자] 화면 크기가 커질수록 몰입감이나 집중도는 훨씬 커진다. 프로젝터를 디스플레이 기기의 '끝판왕' 이라고 하는 이유다. 예전에는 워낙 고가의 물건인데다 덩치도 커서 기업이나 전문가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요즘은 작고 저렴한 제품이 다수 출시되어 일반 소비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품별 성능과 기능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한다. 이른바 피코 프로젝터나 모바일 프로젝터라고 불리는 손바닥만한 제품으로 간단히 프로젝터의 '맛'은 볼 수 있겠지만 이를 이용해 사무실이나 강당 등에서 본격적으로 활용하기엔 밝기나 화질, 인터페이스 등의 한계 때문에 무리가 있다는 의미다.
현재 시중에서 팔리고있는 프로젝터를 가격대 별로 살펴보며 해당 가격대 제품의 특징 및 주목해야 할 사양, 그리고 대표적인 제품에 대해 살펴보자.
30만원대 이하: 성능 보다는 휴대성, 모바일 연결성에 중점
저렴한 가격과 높은 휴대성이 특징으로, 주머니 속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제품이 다수다. 프로젝터에 처음 입문하고자 하는 초보자들이 많이 찾는 제품인데, 밝기가 기껏해야 100 안시도 않을 정도로 어두운데다 화면 해상도 역시 SD급(640 x 480 ~ 854 x 480 정도)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이미지 품질 면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밝기가 낮기 때문에 주변의 빛이 완전히 차단된 곳 외에는 이미지를 투사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이미지 품질을 기대하기 보다는 휴대성이 극대화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제품의 특성상, 모바일기기와의 연결성이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LG유플러스의 '마이빔'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 제품의 밝기는 고작 50안시에 불과하며 해상도 역시 854x480 밖에 되지 않지만, 수명이 반영구적인 LED 램프를 내장해 관리가 편하며, 스마트폰과 무선 연결해 화면을 투사할 수 있는 미라캐스트 기능을 갖췄다. 무엇보다 내장 배터리를 포함해 200g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휴대성이 높은 점이 매력이다. 인터넷 최저가 기준, 23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
40~80만원대: 가정용 콘텐츠 관련 부가 기능에 주목해야
이 가격대의 제품부터 어느정도 프로젝터로서의 모양새를 갖춘다. 해상도가 HD급(1280 x 720) 정도로 올라가고 외부 연결 인터페이스도 다양해 지기 때문에 여러 콘텐츠에 대응할 수 있다. 다만, 밝기는 여전히 어두운 편(500안시 전후)이기 때문에 투사 거리가 긴 넓은 장소, 주변에 빛이 있는 장소에서 쓰기엔 무리다.
기업용 보다는 가정용으로 주로 쓰는 이런 제품은 영상 관련 사양이 다소 떨어지는 대신, 콘텐츠 관련 부가기능으로 어필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TV 수신기능이나 외부 저장장치(USB 메모리나 외장하드)를 연결해 저장된 콘텐츠를 재생하는 기능, 미라캐스트 기능이나 블루투스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스마트빔 SSB-10DLYN60'가 이러한 특성을 가진 제품으로, USB 저장장치를 통한 동영상, 문서(엑셀, PPT 등) 실행 기능, 인터넷 연결을 통한 유튜브 및 웹 서핑 기능을 갖췄으며, 그 외의 범용적인 AV 기기 연결이 가능한 HDMI 포트도 탑재하고 있다. 화면 해상도는 1280 x 720, 밝기는 600 안시로, 본격적인 일반 프로젝터에 비해 영상 품질 관련 사양이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프로젝터 입문자가 호기심으로 접근하기엔 적당하다. 인터넷 최저가 기준, 68만원 정도에 팔린다.
100~200만원대: '진짜' 프로젝터의 시작, 밝기와 해상도, 작업 효율성 따져야
이제부터 성능과 기능 면에서 본격적인 프로젝터에 해당하는 제품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기업의 사무실에 배치되어 회의용으로 이용하거나 작은 강당에서 세미나용으로 쓸 수 있으며, 어느 정도 밝은 곳에서도 화면 표현이 가능하도록 일정 수준 이상의 밝기를 갖춰야 하며, 홈씨어터용으로 쓰기에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높은 해상도도 갖춰야 한다.
화면 밝기는 2000안시 이상, 해상도는 풀HD급(1920 x 1080) 이상을 지원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다양한 외부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역시 충실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업에서 쓰고자 한다면 신형 PC나 AV기기를 위한 HDMI 포트 외에 구형 PC 연결용 D-Sub(VGA) 포트, 구형 AV 기기(VCR, DVD 플레이어 등) 연결용 콤포지트(RCA) 포트도 갖추고 있는지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분할화면 기능이나 자동 소스 전환 기능과 같은 작업 보조 기능과 더불어 직관적인 조작계까지 갖추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엡손(Epson)의 'EB-U04'가 이 시장에서 꾸준하게 팔리는 제품 중 하나다. 1920 x 1200의 고해상도를 갖추고 있으면서 3200안시에 달하는 높은 밝기를 제공, 최대 300인치의 큰 화면을 무리 없이 구현할 수 있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그 외에 HDMI 포트, D-Sub 포트, 콤포지트 포트 등을 고루 갖추고 있어 다양한 외부기기의 연결이 가능하며, 분할 화면 기능을 통해 하나의 스크린에 2개의 이미지 소스를 투사할 수 있는 등, 작업 편의를 위한 부가 기능도 충실하다. 기업용과 홈씨어터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에 대응이 가능하며 2.6Kg의 비교적 가벼운 무게를 갖춘 것도 장점이다. 인터넷 최저가 기준 125만원 정도에 팔린다.
300만원대 이상: 가격대비 성능 보다는 절대적 성능을 중시하는 전문가, 강당용
이 정도 가격대의 제품부터는 부가기능이나 휴대성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밝기와 해상도는 높을수록, 연결 인터페이스는 풍부할수록 유리하다. 밝기는 최소 5000안시에서 시작해 1만 안시를 넘는 제품도 다수이며, 일부 제품은 4K UHD(3840 x 2160)급 초고해상도를 지원하기도 한다. 그리고 애당초 천장에 고정해서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체가 크고 무거운 점도 그다지 단점이 되지 않는다.
USB 재생 기능이나 모바일 연동 기능과 같은 콘텐츠 관련 부가 기능의 유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지만, 강당이나 큰 회의실에서 다수의 기기가 연동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네트워크 관련 기능을 갖추는 것이 좋다.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PC에서 프로젝터를 제어, 모니터링 하는 기능, 혹은 이더넷 케이블을 통해 고화질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HDBaseT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엡손 'EB-G7400U'가 위와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기본 WUXGA급(1920 x 1200) 해상도, 여기에 해상도를 증폭하는 4K 인헨스먼트(4K Enhancement) 기술을 더해 4096 x 2160의 4K급 디스플레이 모드를 지원한다. 밝기 역시 5500안시 급으로 높으며, 여러 대의 PC에서 네트워크를 통해 고화질 영상의 전송, 프로젝터의 공유도 가능한 HDBaseT 기능용 포트도 갖췄다. 본격적인 전문가, 강당용으로 적합한 제품으로, 인터넷 최저가는 490만원 정도다.
맛배기용? 업무용? 홈씨어터용? 자신의 용도부터 확실히 파악해야
저렴한 소형 프로젝터가 다수 나오긴 했지만 가격이나 크기에 따른 성능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용도를 확실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맛보기용이나 취미용으로만 쓴다면 저렴한 소형 프로젝터로도 무방하나, 본격적인 업무용, 홈씨어터용으로 프로젝터를 운용할 계획이라면 처음부터 일정수준의 밝기와 해상도를 갖춘 제품으로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정한 용도에 특화되지 않고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는 범용성이 높은 제품을 원한다면 풀HD급 해상도와 3000 안시 이상의 밝기를 갖춘 제품을 선택하자. 100만원 근처에 구할 수 있는 제품이라면 가격대비 성능 면에서 만족도가 높아 이런 소비자에게 무난히 추천할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