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공유 서비스로 3만 원에 이사하기
[IT동아 이상우 기자] 보통 이사할 때 짐을 어떻게 나를까? 평범한 가정집이라면 이사 전문 업체를 불러 포장이사를 할 것이다. 그런데 짐이 그리 많은 1인 가구나 자취생이라면 '용달 트럭'과 기사분을 불러 짐을 함께 옮길 것이고, 이보다 비용을 더 아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짐카 같은 이사 전문 O2O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까?
사실 필자도 최근 이사를 했다. 짐이 그리 많지 않아 용달 트럭이나 사람을 부르기에는 애매해, 이사 비용을 최대한 아껴보자고 생각했다. 짐이야 직접 옮기면 되니, 짐을 실어 나를 차량만 구하면 된다. 하지만 소형 트럭인 라보나 밴인 다마스 등을 대여해주는 업체를 찾기 어려웠고, 대부분 기사분과 차량을 함께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생각난 것이 차량 공유 서비스다. 차량 공유 서비스는 단시간 이용할 경우 일반적인 렌터카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특히 공유 존이 시내 곳곳에 있기 때문에 굳이 멀리 있는 렌터카 사무실까지 찾아갈 필요 없이, 전용 앱으로 근처의 공유 존을 찾아 결제까지 쉽게 마칠 수 있었다.
물론 차량 공유 서비스도 화물차는 없다. 굳이 빌리려면 트렁크 용량이 큰 SUV를 선택해야 하지만, SUV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용 요금이 비싼 만큼, 비용을 최대한 아끼겠다는 처음 목표에 맞추기 위해 경차를 선택했다. 일반적인 경차라면 짐을 얼마 실을 수 없겠지만, 기아자동차의 레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사용하기에 따라 소형 SUV보다 더 많은 짐을 넣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레이의 높이는 약 1.7미터, 전체 폭은 약 1.5미터, 전체 길이는 3.5미터 정도 된다. 특히 2열을 완전히 접을 경우 1,000리터 이상의 적재공간도 마련할 수 있다. 2열을 접기 위해서는 트렁크를 열고 후면에 나와있는 작은 고리를 당기면 된다. 이렇게 2열을 접으면 우체국 박스 5호(48cm x 38cm x 34cm)가 12개 정도 들어가도 넉넉하다. 룸미러로 뒤를 볼 수 있을 여유는 남겼다.
필자의 경우 이사 박스 10여개와 함께 접이식 매트리스와 접이식 침대, 옷과 이불을 싼 가방과 캐리어 등을 실어 두 번 왕복했다. 레이 우측 뒷문도 짐을 싣거나 내릴 때 유용하다. 경차임에도 불구하고 뒷문이 스타렉스 등의 승합차처럼 슬라이드 방식으로 열린다. 조수석 문과 뒷문을 함께 열면 차량 후면(트렁크) 방향뿐만 아니라 측면에서도 짐을 쉽게 넣을 수 있다.
수도권에서 평일에 특정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의 기아 레이를 한 시간 빌리는 데 드는 비용은 4,120원, 같은 차종의 랩핑카 버전을 빌리는데는 3,600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1km당 170원~180원의 주행 요금이 추가로 든다. 주유비가 따로 들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은데, 주행 요금이 사실상 유류비에 해당하며, 주유의 경우 차량 내에 있는 해당 업체의 법인 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필자의 경우 차량을 약 5시간 30분 대여했고, 48km 정도를 왕복했다. 여기에 본인 부담금 최대 30만 원의 보험도 적용했을 때 총 결제 비용은 3만 7,30원에 불과했다. 10만 원~15만 원 정도 드는 이사 비용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렴하다.
참고로 레이는 옵션에 따라 2열을 6:4로 접을 수 있는 모델도 있다. 이 경우 조수석과 2열 한 쪽에 이사를 도와줄 친구를 각각 한 명씩 태우고 남은 공간에 짐을 실을 수도 있다.
사실 모든 이사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가 유용한 것은 아니다. 필자의 경우 냉장고, 세탁기, 신발장, 옷장 등이 기본 옵션으로 포함된 원룸에서 원룸으로 이사했다. 식기나 옷 정도만 옮기면 됐다는 말이다. 또, 두 번 왕복한 거리가 48km 정도로 가까운 편이라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았다. 반면 제법 거리가 먼 곳으로 이사하거나 침대, 소파 처럼 부피가 큰 이삿짐을 옮길 생각이라면 이 방법을 절대로 추천하지 않는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