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니] 쏘카로 먼저 만나본 테슬라 '모델S'
[IT동아 이상우 기자] 전기차 시장의 강자 테슬라가 한국에 들어왔다. 물론 테슬라 모터스가 국내에 진출한 것은 아직 아니다. 쏘카는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준대형 전기차 테슬라 모델S를 들여와 오는 1월 3일까지 시승 행사를 진행한다. 이후에는 친환경 전기차 카셰어링 및 커넥티드 카 연구에 사용할 계획이다.
테슬라 모터스는 현실판 '아이언맨'이라고 불리는 엘론 머스크가 세운 전기차 기업이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 경량화, 소형화 위주로 설계하는 일반적인 전기차와 달라, 고급 세단을 지향하는 것이 특징이다. 쏘카가 들여온 차량은 테슬라 모델S 70D(이하 모델S)다. 쏘카는 성수동에 위치한 카우앤독빌딩 앞에 쏘카존과 충전소를 마련하고, 모델S 시승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필자는 이곳에서 약 1시간 정도 시승을 진행했다. 모델S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자동차가 아니라 달리는 IT 기기쯤 되겠다. 센터 페시아 위치에는 17인치 터치스크린이 장착돼 있으며, 이를 이용해 차량을 제어할 수 있다. 단순히 선루프를 여닫거나 실내 공기 순환 및 온도 등을 제어하는 것은 물론, 주행 방식(연비 중심, 일반, 출력 중심) 등을 변경하거나 각종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수행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후방 카메라다. 후방 카메라를 켜면 17인치 터치스크린의 절반에 카메라로 촬영한 후방 모습이 나타난다. 물론 이는 기존 차량에도 있는 카메라지만, 모델S의 후방 카메라는 주행 중에도 켤 수 있는 점이 다르다. 화각이 넓은 어안렌즈를 장착했기 뒤를 더 넓게 보여준다. 룸미러나 사이드미러를 보지 않고도 차로 변경이 가능할 정도다. 다만, 어안렌즈를 사용한 만큼 화면에 표시되는 모습은 실제 거리보다 조금 더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거리감만 익숙해진다면 더 편하게 후방을 볼 수 있다.
내장된 내비게이션은 구글 지도를 기반이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아직 사용할 수 없으며, 향후 구글 지도 서비스가 국내에 도입된다면 이 기능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 인터넷을 통한 정보 검색, 음악 등 멀티미디어 재생, 통화 등의 기능도 이 디스플레이를 통해 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의 여러 기능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PC 등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거나 종료하고, 각종 설정을 만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세부 설정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화면에 표시되는 각 탭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 미리 숙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반 차량의 센터 페시아에는 각 기능을 다루는 버튼이 독립적으로 구현돼 있어 이를 누르기만 하면 되지만, 모델S는 각 기능이 탭으로 구분돼 있어 설정이 조금 번거롭다.
계기판 역시 모두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방식이다. 이 디스플레이를 통해 주행 기록이나 충전 상태 등 기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계기판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근접 센서다. 뒤나 앞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변에 가까이 있는 모든 차량을 센서로 감지해 거리에 맞춰 표시해주며, 특히 차량 종류를 화물차, 승용차, 2륜차 등으로 구분해 보여준다. 예를 들어 신호 대기 중 2륜차가 뒤에서 접근해 옆으로 지나가면 이를 센서로 감지해 계기판에서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다음 사진에서는 공터에 차를 세운 상태라 차량 주변에 아무 것도 표시되지 않았지만, 실제 주행시에는 상당히 정확하게 표시해준다.
기어노브는 스티어링 휠 우측에 있으며, 현재 상태는 계기판에 표시된다. 기어노브 위치가 다른 만큼 콘솔 박스 공간도 아주 넓다. 여기에 미닫이로 된 덮개도 부착돼 있어, 콘솔 박스에 들어있는 물건들을 완전히 가리는 것도 가능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전기차는 엔진이 없다. 그렇다면 엔진실에는 무엇이 있을까? 모델S는 이 공간을 트렁크로 활용했다. 즉 기존 후면 트렁크 외에도, 보닛을 열면 트렁크가 있다. 전면 트렁크는 기내용 캐리어 두 개를 넣을 수 있을 듯하다. 참고로 후면 트렁크는 모터로 여닫을 수 있는 자동 방식이지만, 전면 트렁크는 손으로 여닫아야 한다.
전기차는 힘이 약할 것이라는 걱정과 달리, 힘이 아주 좋다. 2톤이 넘는 무게(2,090kg)지만,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밟은 만큼 그대로 속도가 붙는다. 시승 당시 퇴근시간이고 빗길이라 속도를 마음대로 내보지는 못했지만, 실제 주행 시 상당히 만족스러우리라 생각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빠르게 떼면 속도가 급격하게 줄어든다. 저속에서는 마치 제동 페달을 밟은 것처럼 앞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 정도다. 관성주행으로 연비를 높이는 운전 방식에 익숙했던 사람은 이 가속 페달 감각에 익숙해지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 듯하다.
쏘카 관계자는 모델S를 카셰어링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논의 중이지만, 실현이 어려울 듯하다고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충전소다. 70D 모델의 경우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가 약 380km로, 서울에서 세종시까지 왕복할 수 있을 정도밖에 안된다. 특히 연료를 즉시 만충할 수 있는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충전에 걸리는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테슬라가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와 충전소를 세우기 전까지는 이를 이용한 카셰어링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쏘카가 내세우는 슬로건, '새로운 경험을 공유하다' 정도에 만족해야겠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