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커지던 스마트폰, 다시 작아진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하염없이 커지기만 하던 스마트폰이 다시 작아질 기세다. 2011년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화면 크기 5.29인치)'가 출시되어 큰 인기를 큰 이후, 스마트폰은 계속 커지기만 했다. 2013년에는 6.3인치라는 초대형 화면을 가진 '갤럭시 메가'가 출시되기도 했고, 2014년에는 7.0인치의 화면을 탑재, 스마트폰인지 태블릿PC인지 정체성이 혼란스러운 '갤럭시W'가 출시되기도 했다.
참고로 제조사에선 갤럭시W를 태블릿PC라고 소개하긴 했지만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이를 스마트폰에 가깝다고 인식했다. 2011년에 LG전자에서 고작(?) 4.3 인치 화면을 가진 스마트폰도 크다며 '옵티머스 빅(Big)'이라고 이름을 붙여 팔던 것을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다만, 2015년 이후부터는 이런 흐름이 좀 바뀌었다. 어지간해선 5.7인치를 넘는 제품은 거의 나오지 않기 시작했다. 최근에 출시된 '갤럭시노트7', '갤럭시 A8 2016', 'LG V20' 등은 약속이나 한 듯이 모두 5.7인치 화면을 탑재했다. 물론 '샤오미 미맥스(6.44인치)'와 같은 예외가 없는 건 아니지만,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이 5.7인치 이하에 집중 포진되어 있는 건 확실하다.
오히려 5인치 전후의 상대적으로 작은 화면을 가진 제품이 더 큰 인기를 끄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아틀라스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2016년 1월에서 12월 11일까지의 국내 스마트폰 판매순위에 따르면 1위(삼성 갤럭시S7)부터 10위(LG K10)까지에 이르는 대부분의 인기 제품이 5.3인치 남짓의 제품이었으며 5.5인치 이상의 대화면 제품은 2개(삼성 갤럭시노트5, 갤럭시 A7)에 불과했다.
스마트폰 화면이 다시 작아지는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스마트폰 도입 초장기에는 터치스크린 조작(타이핑 등)에 익숙하지 않아 터치하기 편한 대화면 스마트폰을 선호하던 사용자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의 소비자들은 충분히 터치스크린에 익숙해져서 작은 화면도 무리 없이 다룬다.
그 외에 태블릿PC의 보급률이 높아져 굳이 대화면 스마트폰을 선택할 필요성이 줄어든 것, 그리고 스마트폰의 이용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크고 무거운 스마트폰을 들고 쓰는데 부담을 느끼게 된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 등도 주요한 이유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아예 초창기 스마트폰보다 더 작아진 초소형 스마트폰을 출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시도도 보인다. KT는 내년초 불과 2.4인치 화면을 탑재한 스마트폰인 포시 모바일(POSH mobile)의 '마이크로 X S240(Micro X S240)'을 출시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듀얼코어 프로세서(MT6572M)에 512MB의 메모리(RAM)와 4GB의 저장공간을 갖추고 LTE도 지원하지 않는 낮은 사양의 제품이지만, 작은 크기와 낮은 가격(해외 기준 89.99달러)을 무기로 일정 수준의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