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SUV 신호탄 터졌다, 마세라티 르반떼 공개
[IT동아 강형석 기자]
"SUV가 아닙니다. 마세라티입니다."
김동현 마세라티 상품 매니저가 한 이야기인데, 조금 닭살 돋기는 하지만 그만큼 르반떼가 마세라티의 유전자를 잘 이어받은 차량이라는 것을 설명하는 대목이 아닐까 생각된다.
2016년 11월 22일, FMK는 세빛섬에서 행사를 열고 마세라티 첫 SUV인 르반떼(Levante)를 공개했다. 지난 6월, 부산모터쇼를 통해 첫 공개된 이 차량은 자사 디자인 철학은 유지하면서도 기존 자사 차량들과 다른 실용성으로 무장한 점이 특징이다. 참고로 르반떼는 온화한 바람에서 순간 강품으로 돌변하는 지중해 바람이라는 뜻을 품었다.
김광철 FMK 대표이사는 "르반떼는 마세라티 특유의 역동적인 스포츠카 유전자를 물려 받았지만 우아하면서도 멋스러운 매력을 지녔고 여유로운 실내 공간과 실내 공간을 물려 받았다. 그러나 SUV 임에도 스포츠카 못지 않은 민첩함과 최적의 성능을 내도록 설계했다. 르반떼가 마세라티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으며 동급에서는 비교할 수 없는 차별화된 성능과 감성으로 국내 럭셔리 SUV 시장에 새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세라티 첫 SUV 납시오
한 눈에 봐도 마세라티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형태다. 전면 그릴에는 상징인 삼지창이 크게 자리하고 있으며 시원하게 뚫린 그릴은 고성능 차량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해준다. 그 뒤에는 공기역학계수를 최대한 높이기 위한 능동형 셔터가 자리하고 있다. 고속으로 달릴 때에는 열어 냉각 성능을 높임과 동시에 연비 개선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사이로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라디에이터 손상도 함께 우려되는 부분이다.
FMK 측은 공기역학에 최적화된 쿠페 형태의 디자인으로 SUV모델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공기저항계수 0.31을 실현했다고 한다. 실제 르반테의 실루엣은 직선보다 곡선을 많이 썼다는 느낌이다. 디자인은 최근 새로 모델 변경이 이뤄지고 있는 마세라티 차량들의 형상을 이어 받았다.
측면 휀더에 자리한 사다리꼴 형태의 에어 벤트, C필러에 새겨진 세타(Saetta) 로고 등 한 눈에 마세라티라고 알아볼 수 있는 브랜드 시그니처 디자인도 곳곳에 남아 있다. 비스듬히 기운 뒷유리창과 4개의 머플러 팁이 강조된 차량의 후면부는 고성능 스포츠카의 면모를 드러낸다.
덩치도 우람하다. 전장 5,003mm, 전폭 2,968mm로 웅장함을 잘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전고는 1,679mm에 불과해 SUV라기 보다는 거대한 해치백이나 왜건 같은 느낌도 있다.
창문은 주변을 지지하는 프레임이 없다. 쿠페나 일부 스포츠 지향 차량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이다. 프레임리스 도어라고도 부르는데, 르반떼에도 이것이 적용되어 있어 타 SUV와 다른 맛을 준다.
고급스러움은 그대로다. 전시된 차량은 밝은 갈색 계열의 시트와 내장재를 쓰고 있었는데, 발색이나 마감 모두 뛰어나다. 앉았을 때 몸을 잡아주는 느낌도 뛰어났다. 해당 차량은 르반떼 디젤로 1억 1,000만 원에 판매된다. 센터페시아에는 적당한 크기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으며, 대시보드 상단에는 럭셔리 자동차의 상징과도 같은 아날로그 시계도 장착됐다.
공간은 충분하다. 축거(휠베이스)가 3,004mm에 달하기 때문이다. 2열에 앉았을 때 비교적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트렁크 공간 때문에 2열 좌석 각도 조절에는 한계가 있을 듯 하다. 트렁크 공간은 5m에 육박하는 SUV라고 하기엔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트렁크 바닥에는 타이어에 문제가 생겼을 시 사용하는 예비 타이어와 배터리 등이 있다.
스피커는 하만/카돈(Harman/Kardon)이 탑재됐다. 바우어스 앤 윌킨스(Bowers & Wilkins)가 탑재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 해당 스피커가 디젤 차량에만 탑재되는지 여부에 대한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실내는 소비자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럭셔리와 스포츠 패키지 2종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마련했다. 럭셔리 패키지를 선택한 소비자 중 자의에 따라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옵션을 고를 수 있게 준비했다.
50:50 무게배분으로 달리는 즐거움을
르반떼는 실용성은 기본이고 달리는 즐거움까지 제공한다. 전후 50:50 무게배분을 실현해 감각적인 움직임을 느끼며 달릴 수 있다. 차체도 낮게 설계하면서 무게 중심을 낮춘 점도 주행감각에 도움을 준다. 토크 벡터링 시스템을 바탕으로 거친 길에서도 동급 최고 수준의 승차감과 핸들링을 제공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지능형 사륜구동 기술인 Q4도 전 모델에 기본 적용된다.
에어스프링과 스카이훅 전자제어식 댐퍼가 적용된 서스펜션이 기본 사양으로 제공된다. 서스펜션은 전륜에 더블 위시본, 후륜 멀티 링크 방식을 채용해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가리지 않고 강력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이 외에 오토 스타트 앤드 스톱,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차선 이탈 경보 장치 등 다양한 최신 주행 지원 시스템도 기본 적용되었다.
엔진은 총 3가지로 가솔린 2개, 디젤 1개로 구성했다. 먼저 디젤은 V6 3.0리터 터보 사양으로 최고 275마력과 61.2kg.m의 최대 토크를 발산한다.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6.9초, 연비는 리터당 평균 9.5km다. 최고속도는 시속 230km에서 제한된다.
가솔린은 동일한 사양이지만 출력을 구분해 놓았다. 기본적으로는 V6 3.0리터 가솔린 트윈터보 사양이며, ZF제 8단 자동변속기와 호흡을 맞춘다. 기본이 되는 르반떼는 최고출력 350마력과 51kg.m의 최대 토크로 2.1톤 상당의 거구를 시속 100km까지 단 6초 만에 몰아 넣는다.
르반떼 S는 현재 최고 사양 트림으로 최고 출력 430마력과 59.1kg.m의 최대 토크를 뿜어낸다. 탄탄한 출력으로 시속 100km까지의 도달 시간은 5.2초에 불과하다. 대신 연비는 리터당 평균 6.4km라는 점 참고하자. 최고 속도는 시속 264km에서 제한된다.
FMK는 르반떼 디젤의 가격 1억 1,000만 원, 르반떼는 1억 1,400만 원, 르반떼 S는 1억 4,600만 원에 책정했다. 사용자 선택 옵션이나 기타 사양 변경 등에 의해 가격은 변경될 수 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