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SW 기업이 PDF 편집도구를 무료로 공개한 이유
[IT동아 강일용 기자] 제 아무리 성능 좋은 PC라도 소프트웨어(SW)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PC용 SW를 통해 사용자들은 PC를 보다 다양한 작업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SW는 보통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해야 한다. SW 개발에 HW 개발 못지 않은 비용과 노력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 유료 SW 못지 않은 완성도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무료로 제공되는 SW도 있다.
국내 중견 SW 개발사인 유니닥스의 ‘이지 피디에프 에디터 3.0(ezPDF Editor 3.0)’이 이런 무료 SW 가운데 하나다. 보통 유료로 이용해야 하는 PDF 문서 편집을 무료로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PC용 문서 편집 도구다. 어지간한 유료 PDF 문서 편집 도구보다 훨씬 빠르고 손쉽게 PDF 파일을 편집할 수 있다.
이런 성능에도 불구하고 개인 사용자라면 얼마든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얼마 전부터는 대학교 재학생과 교직원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대학교를 제외한 교육기관은 유료로 이용해야 한다.)
유니닥스는 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일까. 유니닥스 양광완 상무를 만나 그 이유를 들어봤다.
Q. 유니닥스는 어떤 회사인가?
1991년 어도비가 컴덱스에서 PDF라는 새로운 문서 형식을 선보였다. 어떤 운영체제, 리더, 프린터에서도 동일한 형태의 문서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문서 형식이었다. 때문에 출판업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존재하지 않지만, 코아기술이라는 출판 관련 전문 기술을 보유한 회사가 있었다. 유니닥스 정기태 대표는 이 회사에서 연구소장으로 PDF 관련 기술을 연구하다가, 2000년 페이퍼리스와 PDF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유니닥스를 창업했다.
유니닥스는 창업 이후 줄곧 PDF 문서 관련 기술만 연구한 회사다. 지난 2006년 정부 문서 보존 형식으로 PDF가 선정됐다. 당시 정부는 공개 입찰을 진행했는데, 유니닥스와 어도비가 경쟁했고 결국 유니닥스가 보존 문서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이를 통해 728개에 이르는 정부 기관에 유니닥스의 SW와 기술이 공급되기 시작했다.
많은 사용자들이 이 부분에 의문을 가질 것이다. 유니닥스가 단지 국내 기업이기 때문에 해외 기업인 어도비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다.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가 보유한 PDF 문서 관련 기술이 어도비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선정될 수 있었다.
PDF 문서를 최초로 제안한 곳은 어도비이지만, PDF 문서가 국제 표준으로 선정되면서 PDF 문서는 어도비의 손을 떠났다. 이제 PDF 문서는 국제 표준화 기구(ISO)에서 관리한다. 문서 내부의 형태와 관련 기술이 모두 공개되어 있다. 때문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많은 개발사가 PDF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고, 그 중에는 오히려 어도비의 것보다 더 나은 SW도 존재한다. 유니닥스의 기술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니닥스의 PDF 기술은 국가 기록원을 통해 그 품질을 검증 받았다.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 기관이 유니닥스의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민원24, 재판 사무, 등기, 금융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니닥스의 PDF 기술을 경험할 수 있다.
신 기술 개발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모바일 시대가 열림에 따라 모바일 PDF 리더 앱도 신속하게 개발했다. 물론 어도비가 내놓은 앱도 있지만, 안드로이드와 iOS 두 운영체제용 모바일 리더 앱을 공동으로 만든 곳은 세계에서 유니닥스가 처음이다.
유니닥스는 PDF 분야에서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국제 표준화 기구에서 PDF를 다루는 팀이 'PDF ISO TC 171 서브커미티2'다. 이 팀에서 유니닥스의 대표와 상무가 한국분과위원장과 전문위원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올해 12월에는 PDF 문서의 발전 방향을 논의는 정기 총회가 호주에서 열리는데, 유니닥스가 한국 대표의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Q. 왜 다른 문서 형식 대신 PDF 문서를 이용해야 하는가?
열람에 최적화된 PDF 문서의 특징 때문이다. PDF 문서는 언제 어디서 어떤 기기로 읽어도 동일한 형태와 서식을 보여준다. PC로 읽어도 되고, 스마트폰으로 읽어도 된다.
한컴 HWP나 마이크로소프트 OOXML은 편집에 최적화된 문서다. 문서를 작성하고 다시 편집하는 것은 편리하지만, 이를 열람할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일단 최신 버전의 워드 프로세서에서 작성한 문서를 구형 워드 프로세서에서 읽으면 문서의 서식이 크게 어긋난다. 같은 문서를 읽어도 각 워드 프로세서 버전 별로 다르게 표시된다. 또, PC에서 문서를 읽을 때와 모바일에서 문서를 읽을 때 문서의 형태가 상당히 다르게 보이는 문제도 있다.
PDF는 이러한 문제가 없다. 언제나 동일하게 보이고, 동일하게 출력된다. PC에서 읽든 모바일에서 읽든 동일하게 보인다. 또, 문서 형식이 오픈되어 있기 때문에 PDF 문서를 읽을 수 있는 뷰어도 많다. 전용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일부 웹 브라우저에서 열람할 수 있어 편리하다. 열람과 보관에 최적화된 문서 형식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또한, 폰트 문제로부터 자유로워 진다. 다른 문서 형식의 경우 특정 워드 프로세서에서 작성한 문서를 같은 버전의 워드 프로세서에서 열어도 문서 서식과 형태가 깨지는 경우가 있다. 바로 폰트 때문이다. A 사용자가 예쁜 유료 폰트를 구매해서 문서를 작성했다. 이를 폰트를 구매하지 않은 B 사용자가 열람하면? 폰트가 다른 것으로 대체되면서 호환성 문제가 발생한다. PDF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PDF는 폰트 데이터의 일부를 문서 속에 임베디드(포함)하기 때문에 B 사용자도 호환성 문제 없이 동일한 내용을 열람할 수 있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 배포에 최적화된 PDF 문서의 특징이 빛을 발한다. 각종 수업자료를 PDF로 올리면 문서 내용을 성의 없이 인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어떤 기기에서든 동일한 내용을 열람할 수 있다. 때문에 학생이 MS 오피스를 이용하는지, 한컴 오피스를 이용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이는 학생이 과제를 제출할 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졸업 논문 역시 대부분 PDF 문서로 작성되고 있다.
Q. 시중에는 수 많은 PDF SW와 솔루션이 존재한다. 이들과 비교해 유니닥스의 PDF SW와 솔루션은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는가?
관공서와 기업 입장에서 자세히 알려 달라.
먼저 공공기관(교육기관 포함)부터 살펴보자. 많은 사용자가 모든 PDF 문서가 다 같은 PDF 문서인줄 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겉에 보이는 확장자는 같아도 내부 규격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을 살펴보면, 보존년한이 10년 이상인 전자문서는 문서보존포맷인 ‘PDF/A-1’ 형식으로 보존하게 되어 있다. 공공기관에 근무 중인 사용자 대부분이 MS 오피스, 한컴 오피스 등 시중의 문서 작성 도구를 이용해서 PDF 문서를 만들면 PDF/A-1 형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 다른 곳은 유니닥스의 SW와 솔루션만큼 PDF/A-1 규격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 검증받은 곳이 없다.
PDF/A-1 규격에 대한 표준은 ISO 19005-1에 정의되어 있고, 유니닥스는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 국내외 여러 문서 작성 도구가 이를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국가기록원에서 이를 인증받은 곳은 유니닥스가 유일하다.
일단 PDF 문서를 만들고 PDF/A-1 형식으로 바꾸면 되냐는 질문도 많이 들어온다. 불가능하다. PDF/A-1 문서를 만들려면 반드시 원본 파일(HWP, DOC, PPT, XLS, JPG 등)이 있어야 한다.
민원인을 위해 각종 공문을 HWP 문서뿐만 아니라 PDF 문서로도 올리고 있는 관공서가 많아지고 있다. 물론 HWP, PDF 문서를 함께 올리는 것은 권고 사항에 불과하지만, 민원인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PDF 문서 사용 비중을 점점 늘려야 한다.
많은 기업과 관공서가 유니닥스의 문서 변환 솔루션인 ‘워크플로우(Workflow)’를 이용하고 있다. 워크 플로우는 기업과 관공서의 문서중앙화 시스템에 연결할 수 있는 문서 변환 솔루션이다. 기업 구성원이 자신이 작성한 문서(HWP, DOC, XLS, PPT, ODT 등)와 이미지(JPG, PNG 등)를 문서중앙화 시스템에 업로드하면, 문서와 이미지를 PDF로 자동 변환한 후 기업의 서버에 저장해주는 기술이다.
구성원이 생산한 문서는 기업의 자산이다. 언제든지 열람해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때문에 등장한 것이 문서중앙화 시스템이다. 하지만 워드 프로세서 버전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문서 호환성 문제가 발생했다. 문서를 PDF로 변환해서 저장하면 호환성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DB(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도 한층 빠르고 편리해진다.
<워크플로우의 작동
원리, 구성원이 올린 문서를 PDF로 변환한 후 중앙 서버에 저장하는 솔루션이다>
Q. 이지 피디에프 3.0을 개발하고 무료로 공개한 이유는 무엇인가?
솔직히 말하자면 유니닥스의 주력 사업은 워크플로우다. 일반 사용자용 SW는 그 동안 잘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B2B에 주력하다 보니 두 가지 문제가 생겼다.
첫 번째 문제는 일반 사용자가 유니닥스라는 기업과 PDF 문서의 유용함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었다. 기업의 가치는 매출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 인지도에서도 기업의 가치가 나온다.
두 번째 문제는 저품질 PDF 편집 도구가 시중에 난립하다 보니 PDF 문서 자체의 품질 저하가 심각하다는 것이었다. PDF는 오픈된 규격이고, 때문에 누구나 PDF 문서 편집 도구를 만들 수 있다. 때문에 시중에 기능과 호환성에 문제가 있는 저품질 PDF 편집 도구가 난립했다. 이를 활용해 PDF 문서를 만들다 보니 사용자들 사이에서 PDF 문서에 대한 편견이 싹트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때문에 타사에선 유료로 제공하거나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PDF 편집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이지 피디에프 에디터 3.0’을 개발했다. 이지 피디에프 에디터 3.0의 목표는 사용자들에게 유니닥스의 기술력을 알리고, 사용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PDF 파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동일한 이유로 대학교 재학생과 교직원에게도 무료로 공개했다. 무료 공개를 통해 많은 대학생들이 이지 피디에프 에디터 3.0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이들이 사회에 나가 유니닥스의 SW와 솔루션을 찾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지 피디에프 에디터 3.0>
Q. 유니닥스의 SW와 솔루션은 어떤 관공서와 기업이 이용 중인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대법원, 대검찰청, 행정자치부, 국가정보원, ETRI,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워크플로우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곳이고, 현대모비스, 현대카드, 현대로템, 서울대학교 등이 이지 피디에프 웹뷰어(ezPDF WebViewer)를 이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관공서와 기업이 유니닥스의 SW와 솔루션을 도입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