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대용량 게임 시대에 대처하는 법, 인텔 540s SSD 480GB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PC 저장장치 구성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모든 것을 하드디스크에 맡겼던 지난 일과 달리, 빠른 속도를 갖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가 등장하면서 보조 저장장치로 그 역할이 축소됐다. 이제 SSD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면 운영체제와 주요 애플리케이션은 SSD에, 기타 데이터는 하드디스크에 담아두는 방식을 쓰게 됐다.

하지만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현재 주력 SSD는 240GB 가량인데, 운영체제를 설치하고 주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공간이 부족하다. 특히 게임을 많이 즐기는 게이머라면 더욱 그렇다. 최신 게임은 저장용량이 최소 수십GB에 달한다. 오는 11월 출시할 예정인 콜 오브 듀티 : 인피니트 워페어(CALL OF DUTY : INFINITE WARFARE)는 최소 설치 용량이 70GB에 달할 정도로 대용량을 자랑한다.

콜 오브 듀티 : 인피니트 워페어의 시스템 요구 사양. 최소 70GB 가량의 저장공간을
요구한다.
콜 오브 듀티 : 인피니트 워페어의 시스템 요구 사양. 최소 70GB 가량의 저장공간을 요구한다.

이 외에도 주요 다중접속역할분담게임(MMORPG)나 인기 있는 패키지 게임의 설치 용량은 30~40GB에 육박해 240GB 정도의 공간으로는 금세 바닥을 드러낸다. 가뜩이나 약 220GB 정도 되는 공간에(제조사는 1GB를 1,000MB, 운영체제는 1GB를 1,024MB로 계산한다.) 운영체제를 설치하면 약 30GB 정도를 쓰고, 몇몇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많게는 절반 이상의 공간이 사라진다. 실제 게임은 2~3개 밖에 설치할 수 없다.

심지어 온라인 게임 플랫폼인 스팀이나 오리진 등에서 게임을 쓸어 담는 하드코어 게이머는 240GB SSD의 공간으로는 어림도 없다. 때문에 처음부터 대용량 SSD를 주 저장장치로 쓰거나, 여유로운 용량을 제공하는 게임 설치용 SSD를 따로 구매해 연결하기도 한다. 제한적인 SSD 용량이 가져온 독특한 게이밍 PC 문화인 셈이다.

인텔 540s 시리즈 SSD.
인텔 540s 시리즈 SSD.

인텔 540s 시리즈 SSD 480GB는 여유로운 용량을 제공하지만 게이밍 전용으로 쓰기에는 아깝다. 탄탄한 기본기와 신뢰도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인텔 SSD와 달리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이 제품이 주는 또 다른 매력이다..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약 17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는 인텔 540s 480GB의 특징과 성능을 파헤쳐 봤다.

노트북부터 데스크탑까지 두루 쓸 수 있어

인텔 540s 시리즈는 기존 535 시리즈 SSD의 뒤를 잇는 보급형 SSD 라인업인다. 기본적으로 인텔은 코어 프로세서를 3/5/7로 나누듯 SSD 또한 300/500/700 등으로 나눴다. 숫자가 높을수록 성능과 안정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인텔은 이 라인업을 다시 500/600/700 시리즈로 나눴다. 동시에 자연스레 500 시리즈가 대중 시장을 겨냥하는 막중한 임무를 받게 됐다.

인텔 535 시리즈 SSD는 120~480GB 용량을 제공했었다. 반면, 540s 시리즈 SSD는 120GB부터 1TB(1,000GB)까지 영역을 넓혔다. 성능도 개선했으며,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일반 SATA 인터페이스는 물론, 메인보드에 바로 꽂아 쓰는 M.2(NGFF) 규격의 제품도 선보이는 중이다.

인텔 540s 시리즈 SSD.
인텔 540s 시리즈 SSD.

리뷰에 쓰인 인텔 540s SSD 480GB는 2.5인치 규격을 쓴다. 일반 SATA 방식 저장장치로 데스크탑과 노트북에 모두 사용 가능하다. 대신 노트북 같은 경우, 초슬림 계열은 이를 지원하지 않는 제품이 제법 있으니 노트북 업그레이드용으로 구매할 생각이었다면 호환성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SSD 두께가 7mm이므로 노트북이 15mm 이하라면 장착 가능 여부를 살펴보자.

인텔 540s 시리즈 SSD에 탑재된 낸드 플래시는 SK 하이닉스, 컨트롤러는 실리콘 모션에서
개발했다.
인텔 540s 시리즈 SSD에 탑재된 낸드 플래시는 SK 하이닉스, 컨트롤러는 실리콘 모션에서 개발했다.

인텔은 540s 시리즈 SSD에서 처음으로 TLC 낸드 플래시를 채용했다. 또한 그간 마이크론(Micron)과 함께하던 행보도 변화했다. 540s SSD에는 SK 하이닉스의 낸드 플래시가 탑재되어 있으며, 컨트롤러도 실리콘모션(SMI)의 SM2258G가 탑재된다.

이를 통해 인텔은 순차 기준으로 최대 읽기 초당 560MB, 쓰기 초당 480MB의 속도를 제공한다는 제원을 공개한 바 있다. 무작위 읽기/쓰기 성능도 초당입출력(IOPS) 기준으로 읽기 7만 8,000 IOPS, 쓰기 8만 5,000 IOPS 수준이다.

인텔 540s 시리즈 SSD.
인텔 540s 시리즈 SSD.

TLC는 한 개의 셀(반도체 저장소)에 3비트 정보를 담게 된다. 3비트는 2의 3제곱으로 000부터 111까지 실제 8개의 정보가 들어가는 셈이다. 그 동안 SSD 대부분은 2비트 정보를 담는 MLC(Multi Level Cell) 구조였다. 4개의 정보를 담는 것이다. 당연히 그 이전에는 1비트 정보를 담는 SLC(Single Level Cell) 방식을 썼다. 한 개의 셀에 정보를 적게 담을수록 관리가 쉽고 자연스레 속도와 안정성은 높아진다. 셀은 데이터를 읽고 지우는 과정에서 수명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TLC가 무조건 뒤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초기에 드러났던 문제들은 최근 부각되지 않고 있다. 제조사들이 컨트롤러와 펌웨어 등 기술 개발을 통해 약점을 극복해 나간 결과다. 현재는 보급형에는 TLC 낸드 플래시, 중고급형 이상에는 MLC 낸드 플래시를 주로 활용하는 분위기지만 이 또한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를 일이다.

SATA 대역폭 최대한 끌어내는 탄탄한 기본기

인텔 540s SSD 480GB의 성능을 확인해 볼 차례다.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SSD는 인텔 코어 i7 5960X와 X99 칩셋 기반의 PC에 연결했다. 본체에는 기본적으로 인텔 730 시리즈 SSD가 연결되어 있다. 실제 성능 측정을 위해 별도로 준비한 226개의 음원 파일(약 19.2GB)을 복사했다. 하드디스크에서 540s 시리즈 SSD로, 또 730 시리즈 SSD에서 540s 시리즈 SSD로 복사를 시도했다.

19.2GB 용량의 파일들을 하드디스크에서 인텔 540s 480GB로 복사하니 약 5분 가량이
소요됐다.
19.2GB 용량의 파일들을 하드디스크에서 인텔 540s 480GB로 복사하니 약 5분 가량이 소요됐다.

먼저 하드디스크에서 540s 시리즈 SSD로의 복사 시간이다. 여기 모든 파일을 복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5분 12초 정도였다. 이 때 전송 속도는 평균 초당 75MB 수준을 기록했다. 최저 초당 60MB 수준으로 떨어질 때도 있었지만 70~80MB 정도를 1초에 전송하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동일한 19.2GB 용량의 파일을 타 SSD에서 인텔 540s 480GB로 복사하니 1분 9초면
충분했다.
동일한 19.2GB 용량의 파일을 타 SSD에서 인텔 540s 480GB로 복사하니 1분 9초면 충분했다.

이번에는 730 SSD에서 540s SSD로 동일한 파일을 복사해 봤다. 그 결과 약 1분 9초 만에 파일을 복사를 마쳤다. 처음에는 약 초당 400MB 가량을 전송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시간이 흐르니 속도 저하가 발생했다. 그래도 초당 170MB 가량을 꾸준히 유지하는 수준의 성능이다.

19.2GB 용량의 파일을 인텔 540s 480GB에서 초고성능 SSD로 복사했더니 40초만에 완료됐다. SSD의 읽기 성능은 충분한
수준이다.
19.2GB 용량의 파일을 인텔 540s 480GB에서 초고성능 SSD로 복사했더니 40초만에 완료됐다. SSD의 읽기 성능은 충분한 수준이다.

이번에는 별개로 540s SSD에서 동일한 파일을 750 SSD에 복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실제 어느 정도의 읽기 성능이 나오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인텔 750 SSD는 차세대 저장장치 전송 규격인 NVMe(Non-Volatile Memory express)를 쓴다. 연결도 그래픽카드용으로 주로 쓰는 PCI-익스프레스를 활용한다.

226개의 파일, 총 19.2GB의 용량을 복사하니 40초면 충분했다. 전송속도도 초당 454MB를 꾸준히 유지했다. 전반적으로 SSD는 쓰기와 읽기 위주의 작업이 많이 이뤄진다. 이 때 540s SSD는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SSD 성능을 알아보는 앤빌 스토리지 유틸리티(Anvil’s Storage Utilities) 벤치마크의 결과도 보자. 순차(Seq) 항목에서는 읽기가 초당 504MB 가량, 쓰기는 초당 452MB 가량으로 측정됐다. 인텔 자료에서는 읽기가 초당 560MB, 쓰기가 480MB 정도였다. 읽기 부문에서 제법 큰 차이를 보였는데, 오차는 있어도 수치 자체의 성능이 떨어진다 보기는 어렵다.

순차 읽기/쓰기는 물론이고, 무작위 읽기/쓰기 성능도 가격대를 고려하면
충분하다.
순차 읽기/쓰기는 물론이고, 무작위 읽기/쓰기 성능도 가격대를 고려하면 충분하다.

실제 성능에 영향을 주는 4K 무작위(4K-QD16) 항목도 살펴보자. 읽기 항목에서는 초당입출력(IOPS) 기준 6만 6,790 IOPS, 쓰기는 7만 4,394 IOPS의 성능을 냈다. 인텔 기준으로 무작위 읽기가 7만 8,000 IOPS, 쓰기가 8만 5,000 IOPS다. 제법 차이가 있는데, 인텔은 QD32를 기준으로 한 수치라고 말하고 있다. 때문에 해당 수치 차이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보는 것을 권장한다.

성능도 중요하지만 신뢰도 역시 중요한 부분

인텔 540s SSD 480GB의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기준 약 17만 원대다. 과거 480GB가 40만~50만 원대에 육박할 정도로 고가였지만, 지금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고용량 SSD를 구매할 수 있다. 시대의 흐름이니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다만 용량이 바닥을 드러냈거나, 수명이 다했거나 하는 등 교체 수요가 발생했다면 모를까 이미 480GB 이상 대용량 SSD를 가지고 있다면 꼭 교체할 이유는 없다.

인텔 540s 시리즈 SSD.
인텔 540s 시리즈 SSD.

그러나 SSD를 처음 시작하는 소비자, 또는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한 가지 인지해야 할 부분은 있다. 바로 제품의 신뢰도다. 하드디스크는 현재 브랜드가 몇 되지 않기 때문에 신뢰성이나 사후 서비스에 대한 정보공유가 잘 이뤄져 있다. 대신 SSD는 메모리와 컨트롤러 등만 있으면 쉽게 개발 가능해서 여러 브랜드의 옷을 입고 소비자를 찾는다. 처음 듣는 브랜드에서 SSD가 출시될 수 있는 것도 이런 장점에서 비롯된다.

대신 이런 제품들이 신뢰성을 어느 정도 갖췄는지 알기 어렵다. 제품에 문제가 없어도 제조사나 유통사가 제품을 책임지고 유지보수 하는지 알 길도 없다. 실제 많은 유통사 또는 제조사가 저렴함을 앞세운 SSD를 선보였다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기도 했다.

솔직히 말하면 인텔 540s SSD 480GB의 가격은 동급 제품군과 비교해 저렴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인텔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신뢰도에 주목할 필요는 있다. 어떻게 보면 비용 차이만큼의 신뢰를 구매했다 봐도 무방하다. 5년 보증과 공인 유통사(이트론)를 통해 진행하는 서비스 등을 고려하면 그렇다. 약간 번거롭지만 해외에서 구매했다면 각 지역에 있는 인텔 서비스를 받아도 무방하다. 전 세계에 판매되는 인텔 제품은 무려 월드 와이드 워런티(전세계 보증)이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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