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EOS 5D Mark 4, 이전과 다른 점은?
[IT동아 강형석 기자] 캐논은 약 4년 만에 중급 풀프레임(35mm 필름에 준하는 면적의 이미지 센서) 일안반사식 디지털카메라(DSLR) EOS 5D 마크(Mark, 이후 M으로 통일) 4를 선보였다. 2005년에 출시된 EOS 5D를 시작으로 11년 동안 4세대에 걸쳐 진화했다. 대체로 1~2년 사이로 신제품이 나오는 보급기와 달리 5D는 EOS-1D 시리즈와 비슷한 시기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의무감으로 꾸준히 세대를 거듭하는 다른 카메라들과는 다른 방향성을 품고 있기도 하다.
EOS 5D M4의 핵심은 '균형'이다. 반응 속도와 화소, 기능과 휴대성 등 복합적인 요소의 균형을 맞춰 어디서든 고화질 사진이나 영상을 빠르고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이 카메라가 내세우는 부분도 어디서든 활약할 수 있다는 의미의 '올-라운드 퍼포머(All-Round Performer)'다.
EOS 5D M3는 영상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EOS 5D M2의 후속으로 새로운 이미지 센서와 당시 최상위 기종이었던 EOS-1D X의 자동초점 구동계, 동영상 촬영 기능 강화 등을 내세웠었다. 화소의 증가, 자동초점 신뢰도의 향상 등 완성도가 크게 향상된 것이다. 그렇다면 4세대로 진화한 EOS 5D는 이전 세대와 비교해 어떤 부분이 크게 달라졌는지 알아봤다.
화소의 증가와 4K를 지원하는 동영상
EOS 5D M3는 2,230만 화소 이미지 센서와 함께 풀HD(1,920 x 1,080) 동영상 촬영을 지원했다. 이것이 EOS 5D M4로 오면서 3,040만 화소와 디지털 시네마 4K(4,096 x 2,160) 해상도 촬영 지원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약 800만 화소의 증가와 동영상 해상도 면적 4배 이상이 증가한 것이다. 최근 흐름을 잘 따르면서 정지 화상에서의 완성도 또한 갖추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고화소라고 하면 4,000만 화소 이상은 되어야 한다. 니콘 D810이 3,635만 화소로 초고화소 시대 문을 열면서 소니 A7RM2가 4,240만 화소를 기록하며 고화소 카메라 경쟁에 불을 붙였다. 캐논도 5,000만 화소를 넘는 EOS 5Ds 시리즈를 선보이며 일찌감치 경쟁에서 앞선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EOS 5D M4의 3,040만 화소가 아쉽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초고화소를 원한다면 EOS 5Ds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일부 제약은 따르지만 중형 포맷 디지털 카메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의 초고해상도 결과물을 얻는게 가능하다.
이 외에도 EOS 5D M4에는 처음 듀얼 픽셀(Dual Pixel) RAW 촬영을 지원한다. RAW는 무손실 압축 이미지 파일로 빛과 촬영 정보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편집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JPG보다 더 자유롭게 결과물을 접하게 된다. 듀얼 픽셀 RAW로 촬영한 결과물은 캐논이 제공하는 편집 소프트웨어 DPP(Digital Photo Professional)을 활용해 해상력을 높이거나 빛망울(전방/후방)의 위치를 변경하는 등의 효과를 줄 수 있다.
감도는 기본 ISO 100에서 2만 5,600까지, 확장 시 ISO 50에서 10만 2,400까지 지원하던 것에서 ISO 100에서 3만 2,000, 확장 시 ISO 50에서 10만 2,400까지 지원하게 됐다. 확장 감도는 동일하지만 카메라가 자체 지원하는 상용 감도의 폭은 넓어졌다, 그만큼 고감도 노이즈 측면에서 이점이 발생한다. 영상처리 엔진은 기존 디직(DIGIC) 5+에서 디직 6+로 업그레이드 됐다. 이는 EOS-1D X M2에서 쓰던 것과 같다. 여기에 별도로 디직 6 프로세서를 추가했다. 캐논에서 정확한 설명을 해주지 않았지만 추가된 디직 6 프로세서는 4K, 또는 듀얼 픽셀 RAW 처리를 위한 장치가 아닐까 예상되는 부분이다.
4K 영상은 디지털 시네마 규격으로 4,096 x 2,160 해상도다. 일반 4K 영상은 3,840 x 2,160이므로 이보다 조금 긴 형태라고 보면 되겠다. 풀HD 해상도까지는 EOS 5D M3와 큰 차이가 없다. MOV, MP4를 지원하고 최대 180Mbps 비트레이트 대역의 영상 기록이 가능하다. 대신 4K는 모션(Motion)-JPEG 포맷을 쓰는데, 최대 500Mbps의 대역폭을 갖는다. 때문에 고성능 메모리 카드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UHS-3 규격의 64GB 이상 메모리를 권장한다. 이는 파일당 4GB 이상 기록이 가능한 exFAT 포맷을 쓸 수 있어서다.
같은 61개 측거점을 갖췄지만 근본적으로 다르다
EOS 5D M3도 EOS-1D X의 61 측거점의 래티큘러 자동초점(AF) 시스템을 탑재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사실 EOS 5D 부터 2세대까지 자동초점 신뢰도는 그렇게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통 크게 최상위 DSLR 카메라의 측거 시스템을 채용했고,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물론 100% 같은 성능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EOS 5D M4 역시 동일하게 먼저 선보인 최상위 DSLR 카메라 EOS-1D X M2의 것을 채택했다. 측거점은 기존과 동일한 61개. 그러나 자세히 보면 급이 다르다.
기존 5D는 중앙 5개의 측거점이 조리개값 f/2.8 렌즈에 대응하고 있다. 교차측거 방식으로 성능을 높였고 중앙부 21개 측거점은 가로 형태의 측거선을 넣었다. 조리개는 f/4에 대응할 수 있었다. 좌우 중앙부에는 20개씩 40개 측거점이 있는데, 그 중 중앙에 있는 20개에는 가로 라인의 f/4 초점 검출선을 넣었다.
반면, EOS 5D M4는 거의 모든 측거점이 교차 구조로 작동한다. 중앙 5개 측거점은 f/2.8 대응 교차방식 측거선인 것은 같으나, 수직이 아닌 대각선 방향으로 배치했다. 그리고 이를 포함한 총 21개의 측거점은 f/5.6과 f/8 조리개에도 대응하는 교차 측거선을 배치했다.
이는 초망원 렌즈에서의 측거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흔히 600mm 이상의 초망원 렌즈는 조리개 값이 f/4 정도가 제일 밝다. 여기에 초점거리 확장을 위해 확장 마운트를 쓰는 경우도 많다. 이 때 초점거리는 증가하지만 조리개 값 또한 배율에 맞춰 증가한다. 600mm f/4 렌즈에 X2 확장 마운트를 달면 1200mm 초점거리에 f/8 렌즈가 되는 셈이다. EOS 5D M4의 측거점은 이에 대응할 수 있다. 스포츠보다는 먼 거리에서 동물을 촬영하는 사진사들을 겨냥한 부분이다.
여기에 좌우 주변에 있는 40개의 측거점 중 중앙에 배치된 20개는 f/4와 f/5.6, f/8에 대응하는 측거선을 수직교차 구조로 배치했다. 이 외 측거점은 수직으로 f/5.6과 f/8에 대응하는 측거선으로 구성했다.
측거 검출 실력이 향상되면서 동체 추적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실제 접한 EOS 5D M4는 움직이는 피사체를 계속 쫓으며 초점을 잡아냈다. 라이브뷰에서는 듀얼픽셀 CMOS가 기민하게 반응하며 초점을 잡아준다. EOS 5D M3에는 없던 것이다.
편의성 확대로 다양한 영상 시장에서 활약한다
EOS 5D M3는 폭 152mm, 높이 116.4mm, 두께 76.4mm 정도로 무게는 배터리를 포함해 약 950g 정도였다. 1kg이 조금 안 되는 무게로 당시에는 가벼웠을지 모르나 시대가 흐르면서 약간 무겁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EOS 5D M4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대응하고 있다. 폭 150.7mm, 높이 116.4mm, 두께 75.9mm로 무게는 이전보다 약 60g 덜어낸 890g이다. 본체만 800g 정도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능은 충실하다. 후면에는 162만 화소 3.2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틈새를 확실히 틀어막아 방진방적 성능을 크게 높였다. EOS M3도 방진방적은 지원했었지만 디스플레이 화소가 104만에 불과했다. 더 선명한 액정으로 라이브뷰 촬영을 하거나 촬영한 결과물을 확인하는데 유리해졌다. 이 외에도 GPS와 와이파이 등 무선 기술에도 대응하면서 촬영한 사진의 위치를 기록하거나 다른 사람들과의 공유, 보관 등을 가능하게 했다. 기존에는 없던 유선 릴리즈 장치도 EOS 5D M4에서는 사용 가능해졌다.
이 외에도 EOS 5D M4는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다른 성능과 기능을 제공한다. 물론 4년 이상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나온 후속 라인업이기 때문에 변화는 예견되었던 부분이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수긍하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판단은 소비자가 할 것이며, 그 결과는 시장이 증명할 것이다. 과연 새로운 5D가 기존 명성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자.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