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에어컨보다 우아한 '전동 부채' 등장
[IT동아 김영우 기자] 올 여름은 유난히 무더울 것 같다. 이미 몇 차례나 폭염 주의보가 발령된 바가 있다. 당연히 선풍기,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기 제조사들은 특수를 맞이했다. 특히 에어컨의 경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나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한다.
아주 기발하고 특이한 제품만 취급하기로 유명하다는 일본의 '산코(Thanko)'도 냉방기기를 출시했다. 그런데 이 제품은 에어컨도, 선풍기도 아닌 '부채'다. 물론 부채는 아주 유서 깊은 냉방기기이긴 하다. 기원전 1500년경의 고대 이집트 벽화에도 부채가 그려져 있을 정도다. 하지만 산코의 부채는 나름 현대적 기술이 적용된 '전동식' 부채다. 'USB전동정음부채(USB電動静音うちわ)'라는 이름이 붙은 이 제품은 지난 6월 말에 출시, 일본에선 나름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한다.
마치 산업용 로봇 팔 끝에 부채를 단 것처럼 생긴 이 제품은 풍량을 미세한 단계로 조절할 수 있고 1/2/3시간 단위의 타이머 스위치가 달린 유선 리모컨도 갖췄다. 전원은 USB 케이블로 공급하며, 선풍기나 에어컨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부드럽고 우아한 바람을 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산코에서 전동부채를 출시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들은 이미 2년 전에 첫번째 전동부채를 선보인 바 있다. 다만 첫번째 제품은 구동 소음이 너무 시끄러워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때문에 이번 후속모델은 곳곳에 실리콘 부품을 추가하고 모터를 개량하는 등, 정속성을 높이는데 집중, 풍량을 확보하면서 약 48데시벨 수준으로 소음을 감소시키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정음(静音)이라는 제품명이 붙을 만 하다.
가격은 올랐다. 이미 단종된 전작은 3,980엔(약 4만 3,000원)에 팔렸으나 후속 모델인 USB전동정음부채는 5,980엔(약 6만 5,000원)에 팔린다. 소위 '쓸데없는 고퀄리티'와 '장인정신'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정도인 듯 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