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무료 오피스의 세대교체, 폴라리스 오피스
[IT동아 강일용 기자] 공유와 협업을 중시하는 웹 오피스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지만, 아직은 설치형 오피스의 시대다. 글은 홀로 생각을 곱씹으며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웹 오피스는 인터넷 연결이 끊기면 사용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품고 있다. 그래서 아직은 설치형 오피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일반 사용자가 가볍게 사용하려는데, 어떤 설치형 오피스가 좋을까. MS 오피스나 한컴 오피스를 이용하면 좋겠지만, 유료라는 문제가 있다. 오픈 오피스나 리브레 오피스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 널리 유통되는 HWP 문서를 읽고 편집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무료이면서 DOCX(워드), XLSX(엑셀), PPTX(파워포인트), HWP(한글), ODT(공개용문서포맷), PDF, TXT 등 주요 문서 형식을 모두 읽고 편집할 수 있는 설치형 오피스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바로 국내 중견SW 기업인 (주)폴라리스오피스의 '폴라리스 오피스'다.
<대부분의 문서를 생성/편집할 수 있는 설치형 오피스, 폴라리스 오피스>
무료: 가벼운 문서편집 작업에 최적
원래 폴라리스 오피스는 모바일 설치형 오피스 앱이었다.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에서 무료로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모바일 앱 뿐만 아니라 PC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설치형 오피스도 함께 원했다. 이에 개발된 것이 PC용 폴라리스 오피스다.
폴라리스 오피스의 가장 큰 특징은 무료라는 것이다. 개인 사용자라면 누구나 폴라리스 오피스를 내려받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가볍게 문서를 작성, 편집하려는 일반 사용자에게 최적의 프로그램이다.
<폴라리스 오피스의 기본 화면>
다만 문서 생성 및 편집 기능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폴라리스 오피스의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으면 1개월 간 문서보기 및 편집이 가능하다. 일종의 체험단이다. 회원 가입하면 문서생성 및 편집 등 폴라리스 오피스의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회원 가입은 매우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다. 사용자가 기존에 이용 중이던 페이스북이나 지메일 계정을 통해 빠르게 가입할 수 있으며, 민감한 개인정보 같은 것은 필요 없다.
폴라리스 오피스의 회원으로 가입하면 클라우드 저장소 '폴라리스 드라이브' 저장공간 15GB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폴라리스 오피스로 만든 문서를 보관하거나, 다른 기기로 공유할 수 있다. 전체 제공 공간은 15GB이지만, 1달에 문서를 60MB만 업로드할 수 있는 제약이 있다. 대신 올린 문서를 읽어들이는 것은 무제한이다.
폴라리스 드라이브의 저장공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폴라리스 오피스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월 4,000원을 내면 폴라리스 드라이브 저장공간이 100GB로, 월 업로드 제한도 1GB로 확장된다. 월 6,000원을 내면 1TB의 저장공간을 제공하며, 업로드 제한은 사라진다. 유료 회원 가입은 어디까지나 선택사항이다. 클라우드 저장공간에 아쉬움을 느끼는 사용자를 위해 폴라리스오피스 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더 가깝다. 문서 작성 및 편집이라는 폴라리스 오피스의 핵심 기능은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호환성: 한국에서 유통되는 거의 대부분의 문서 형식을 지원
폴라리스 오피스의 또 다른 특징은 국내에서 사용되는 거의 대부분의 문서형식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MS 오피스 문서뿐만 아니라 한컴 오피스, 오픈 오피스 등으로 작성한 문서도 모두 읽고, 편집할 수 있다. 읽을 수만 있고, 문서 내부의 서식이 붕괴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다행히 폴라리스 오피스는 문서 호환성도 기대 이상이다.
폴라리스 오피스는 일반 문서작성 프로그램 '폴라리스 워드', 스프레드 시트 프로그램 '폴라리스 시트', 키노트 프로그램 '폴라리스 슬라이드' 등 세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폴라리스 워드는 DOCX, HWP, PDF, ODF, TXT 문서를 읽고 편집할 수 있다. 폴라리스 시트는 XLSX 문서를 읽고 편집할 수 있다. 폴라리스 슬라이드는 PPTX 문서를 읽고 편집하는 것이 가능하다.
<폴라리스 워드>
워드 문서(DOCX)의 경우 첨부된 표까지 제대로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호환성이 뛰어나다. 다만 특정 폰트가 없을 경우 줄이 어긋나는 문제가 있다. 엑셀 문서(XLSX)의 경우 표나 수식을 만드는 등 일반적인 작업은 문제 없이 호환된다. 다만 고급 매크로 기능은 지원하지 못하니 참고할 것. 파워 포인트 문서(PPTX)는 호환성이 매우 뛰어나다. 삽입된 그림이나 표가 조금 어긋나는 경우가 아주 가끔 있으나, 이는 사용자가 직접 수정해주면 되니 큰 문제는 아니다. 폴라리스 오피스의 MS 오피스 문서 호환성은 웹 오피스 '구글 앱스'와 대동소이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폴라리스 시트>
폴라리스 오피스는 한글 문서(HWP)도 읽고 편집할 수 있다. 한글 문서를 읽고 편집하기 위해 한컴 오피스를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한글 문서를 읽기 위해 복사/붙여넣기조차 지원하지 않는 한컴 오피스 뷰어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MS 오피스 문서와 달리 호환성이 그리 완벽하지는 않다. 표가 들어있는 문서의 경우 높은 확률로 문서의 줄이 어긋나는 문제가 발생한다. 한글 문서로 작성된 글을 제대로 이용하려면 반드시 재편집 과정이 필요하다.
<폴라리스 슬라이드>
이밖에 오픈 오피스(ODF) 문서나 PDF 문서를 읽고 편집하는 것도 가능하다. 두 문서는 본래 프로그램(오픈 오피스, 어크로뱃 DC 등)에서 여는 것 못지 않게 뛰어난 호환성을 보여준다. 참고로 폴라리스 오피스 워드의 경우 워드 문서와 한글 문서를 편집할 때 왼쪽 위에 뜨는 아이콘이 다르다. 워드 문서를 편집할 때에는 워드 아이콘이, 한글 문서를 편집할 때에는 한글 아이콘이 나타난다. 깨알 같은 디테일이다.
기능: 기대 이상으로 다양하고 충실해
개발사인 폴라리스오피스는 오랜 기간 동안 오피스 프로그램을 만들어온 경력이 있는 회사다(모기업은 인프라웨어). 그 노하우가 폴라리스 오피스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폴라리스 오피스는 유료 오피스 프로그램 못지 않게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폴라리스 오피스는 문서 작성/편집 기능을 충실하게 제공한다>
폴라리스 워드의 경우 줄 맞춤, 글/그림 삽입, 디자인 및 레이아웃 변경, 각주 및 미주 삽입, 맞춤법 검사 등 일반 문서 작성 프로그램으로서 필요한 모든 기능을 제대로 갖추고 있다. 폴라리스 오피스 시트의 경우 표를 만드는 기능 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식용 명령어까지 모두 지원한다. 폴라리스 오피스 슬라이드는 글, 그림 삽입 뿐만 아니라 화면전환이나 애니메이션 등의 기능까지 키노트 문서 제작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제공한다.
사용자 환경은 MS 오피스 2013과 상당히 유사하다. MS 오피스를 사용 중이었다면, 폴라리스 오피스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폴라리스 오피스만의 독창적인 기능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저장이다. 폴라리스 오피스는 작성 중인 문서를 폴라리스 드라이브에 자동으로 저장한다. PC나 노트북의 전원이 갑자기 꺼지더라도 문서가 유실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안심이다. 웹 오피스만의 전유물이었던 문서 자동백업을 설치형 오피스로 옮겨온 것이다. 자동저장 기능은 문서 > 저장 메뉴에서 켜고 끌 수 있다.
폴라리스 오피스는 기본적으로 모든 문서를 폴라리스 드라이브에 저장한다. 생성한 파일을 PC에 저장하고 싶다면, 폴라리스 드라이브에서 내려받거나 다른 이름으로 저장(내보내기 포함)을 눌러 저장경로를 PC로 변경해야 한다.
폴라리스 오피스는 폴라리스 워드, 폴라리스 시트, 폴라리스 슬라이드 등 세 프로그램이 별도로 나와있는 것이 아니라 '폴라리스 오피스'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 일단 폴라리스 오피스를 실행해서 기본 화면을 불러내고, 관련 문서를 열거나 새 문서를 생성하면 이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이 추가로 실행되는 형태다. 폴라리스 오피스의 기본 화면에선 최근에 작업했던 문서를 문서 형식에 관계 없이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공유: 폴라리스 드라이브로 PC와 모바일간 문서공유를 손쉽게
폴라리스 드라이브에 저장한 파일은 PC, 모바일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폴라리스 오피스 계정을 생성하고, PC용 폴라리스 오피스와 모바일용 폴라리스 오피스를 설치하면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작업환경이 손쉽게 완성된다.
폴라리스 드라이브를 활용하면 타인과 문서 공유도 손쉽게 진행할 수 있다. 오른쪽 상단의 공유 버튼을 누르면 폴라리스 드라이브에 저장된 문서의 공유용 URL을 확인할 수 있다. 누구와 공유할지 보안 설정을 진행한 후, 이 URL을 이메일이나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친구나 지인에게 보내면 된다. URL을 누르면 폴라리스 드라이브에 저장된 해당 문서를 바로 읽고 편집할 수 있다. 공유한 문서는 폴라리스 웹 오피스로 열리며, PC나 스마트폰에 폴라리스 오피스가 설치되어 있으면 해당 프로그램(앱)에서 실행할 수도 있다.
<공유 기능을 통해 폴라리스 드라이브에 저장된 파일을 타인과 손쉽게 공유할 수 있다>
공유를 위해 반드시 폴라리스 드라이브만 이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문서 > 외부 저장소 추가 버튼을 누르면 외부 저장소로 구글 드라이브와 드롭박스 등을 추가할 수 있다. 폴라리스 오피스로 생성한 문서를 다른 외부 저장소를 활용해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자사의 서비스만을 강요하지 않고 사용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점은 칭찬받을 만하다. (다만 구글 드라이브의 경우 내 문서만 불러오고 공유된 문서는 불러올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업데이트로 빨리 해결되면 좋겠다)
폴라리스 오피스는 오랜 기다림을 보상할 만큼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준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설치형 오피스 가운데 이보다 뛰어난 프로그램은 없을 듯하다. 유료 오피스 가격이 부담되는 사용자, 언제나 인터넷에 연결할 수 없어 웹 오피스 이용에 곤란함을 겪은 사용자라면 주저 없이 폴라리스 오피스를 선택해야 한다.
폴라리스 오피스는 네이버 소프트웨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제공하며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거나 오류를 수정하고 있다. 업데이트는 자동 설치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