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엔진 회사에서 서비스 지향 회사로" 유니티 코리아 김인숙 대표
[IT동아 이상우 기자] 유니티는 전세계 550만 명의 개발자가 사용하는 게임 개발 엔진이다. 유니티로 개발한 게임을 출시한 후 일정 수익을 얻기 전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이나 인디 개발자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게임 제작에 필요한 기능 대부분을 갖추고 있으며, PC, 모바일, 콘솔 등 다양한 플 랫폼을 지원하기 때문에 초보 개발자도 접근하기 쉽다.
그런데 유니티의 사업은 단순히 게임 엔진 개발에만 그치지 않는다. 사용 동향 분석 툴, 게임 내 동영상 광고 삽입 툴 등을 제공해 게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며, 최근에는 구인/구직을 위한 유니티 개발자 커뮤니티 기능도 더했다.
유니티 코리아 김인숙 대표는 "게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감이나 경험에 의존하는 것보다 데이터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을 필요가 있다. 유니티로 개발한 앱이라면 개발사의 동의 하에 출시한 애플리케이션의 관련 정보, 매출 동향, 사용 방식 등을 모두 취합해 통계 자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니티는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모바일 게임 산업 동향이나 앱 사용 현황 및 기기 사양을 확인할 수 있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한다.
김인숙 대표는 "유니티가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은 의미없는 서비스 확장이 아니라 게임 개발사가 개발부터 수익화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동영상 광고 삽입 툴인 유니티 애즈의 경우 개발사의 수익성을 조금이라도 더 지원하기 위해서, 유니티 애널리틱스는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사에 인사이트를 주기 위해 만든 서비스다. 어떤 유저가 어떤 상황에서 돈을 쓰는지 알게 되면 매출이나 트래픽 등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티에 따르면 유니티 애즈의 경우 처음에는 중소/인디 개발사가 주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국내 대형 게임 개발사까지 사용하고 있다. 유니티는 향후 기존 게임 광고뿐만 아니라 자동차, IT, 유통 등 다양한 광고주를 확보해 올해 안에 브랜드 광고도 도입할 계획이다.
유니티는 최근 패키지 판매 방식에서 구독 방식으로 전환하며 홈페이지를 개편했다. 구독 방식은 인디 개발사나 개인 개발자 혹은 소규모 개발사를 위한 무료 버전 유니티 퍼스널, 월 35달러(12개월 약정 시)에 사용할 수 있는 유니티 플러스, 월 125달러(12개월 약정 시)에 모든 추가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유니티 프로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구독 방식의 장점은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 별도 비용 없이 즉시 업데이트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점이다. 보통 새로운 버전이 2년 정도의 주기로 출시되는 영구 라이선스 버전과 달리, 작은 버그 수정부터 신규 기능 추가 등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구독 방식으로 전환한 것은 돈을 더 벌기 위해서가 아니다. 2년 단위로 새 버전을 출시하던 과거와 비교하면 새로운 기술이 너무나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이를 사용자에게 더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이며, 버그 수정 역시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 물론 유니티 5.X 버전을 영구 라이선스로 구매한 사람에게는 오는 2017년 3월까지 새로운 업데이트를 계속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 5월 말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니티 공식 인증 시험을 실시했다. 김인숙 대표는 인증 시험에 대해 '개발자가 자신을 더 알릴 수 있게 하는 제도'라고 소개했다.
"최근 만났던 게임 개발사 사례를 예로 들면 유니티 자격증이 있는 사람에게 가산점을 주겠다는 의견도 보였다. 물론 개발자가 취업을 위해 이런 시험을 (토익 처럼) 필수로 치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이력서에 쓴 커리큘럼만으로 그 사람의 실제 업무 수행 능력을 판단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현재 인증 시험은 초심자 수준이며, 향후 상급자와 전문가 그리고 아티스트를 위한 인증 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사실 인증 시험 비용은 조금 비싼 편이다. 그래서 유니티 본사와 협의해 국내 시험 비용을 낮출 계획이다"
"최근 베타 서비스 중인 유니티 커넥트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유니티 커넥트는 구인/구직을 위한 유니티 개발자 커뮤니티로, 개발사와 인재를 연결해주는 기능이다. 국내 개발자는 해외에서도 실력이 좋다고 알려진 만큼 인증 시험과 더해 국내 개발자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유니티 코리아 대표를 맡은지 약 8개월 정도 됐는데, 벌써 8년 가까이 일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은 일이 있었다. 유니티가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많은 것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이다. 궁극적으로는 게임 엔진 회사이면서 종합 서비스 지향 회사로 나갈 것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