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메탈 감성이 전하는 은은한 소리, 사운드 피델리티 590i
[IT동아 강형석 기자] 무선 스피커가 유선 스피커보다 좋은 점은 바로 ‘귀차니즘’이 없어서다. 번거로운 케이블 연결 없이 전원만 연결해 두면 스마트 기기나 전용 플레이어의 무선 기술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으로 블루투스 스피커는 유무선 가리지 않고 활약 중이다. 장르도 다양하다. 아웃도어에 특화된 것도 있고, 사운드 바나 이어폰 등에도 블루투스는 흔히 사용된다. 소비자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는게 블루투스 스피커의 특징이다.
실내외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무선 스피커도 좋지만, 실내에 특화된 무선 스피커를 쓰고 싶은 소비자도 분명 존재한다. 이쪽은 아무래도 인테리어 용도에 초점을 맞춘다. TV나 모니터, 일체형 PC 등과 같이 활용하는 방식이다. 규모가 작은 방이나 공간 활용을 요하는 소규모 매장 등이 그 대상이다.
사운드 피델리티(Sound Fidelity) 590i는 그런 소비자 요구에 충실히 대응하는 실내용 무선 스피커다. 좌우로 긴 사운드 바 형태로 휴대는 어렵지만 블루투스 무선 연결은 물론 RCA와 라인 입출력(스테레오)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사운드 바 같은 외모, 단순한 조작
사운드 피델리티 590i는 단순한 외모가 돋보인다. 좌우로 긴 사운드 바(Sound Bar) 형태로 일체형 PC나 TV 밑에 놓았을 때 깔끔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휴대성에서는 손해를 본다는 점은 감안하자. 그러나 실내용 사운드 바는 거실이나 방 등 실제 청음 환경을 고려한 사운드 설계가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야외에서 쓸 일이 거의 없어서다.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는 크기로 인해 유닛을 정해진 공간 안에 집중 배치하는데, 사운드 바는 상대적인 공간 여유가 있어 좌우로 길게 2채널 스피커처럼 배치할 수 있다.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는 집중 배치 구조로 설계를 잘못하면 소리가 뭉쳐지는데, 유닛 간격을 주면 사람의 귀에 맞춰 소리를 전달하는 설계가 가능하다.
크기는 가로 약 59.1cm, 세로 약 10.7cm, 높이 약 6.3cm 정도다. 노트북보다는 일체형 PC나 대형 모니터, TV 밑에 놓고 쓸 때 어울린다. 색상은 금속 질감을 확실히 전달하는 은색이다. 실제 재질도 금속인데, 마감이나 조립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 얼핏 애플의 정체성과 부합하는 형태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전면은 타공 방식의 그릴이 적용되어 있다. 별도 분리되지 않으니(가능은 하겠지만 난이도가 높다) 참고하자. 조작 버튼은 따로 없다. 대신 우측에 원형 터치 패널을 달아 직관적인 조작을 돕는다. 상단의 전원 버튼을 길게 터치하고 있으면 전원이 켜지고, 반대로 하면 꺼지는 식이다.
후면에는 입력 단자가 제공된다. 무선 스피커지만 유선 입력을 통해 PC나 영상 플레이어 등 타 기기간 연결을 지원하는 것. 기본적으로 RCA와 라인 입출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원 기기에 맞춰 연결해 주면 유선 스피커로 쓰인다. 대형 음악/영상 플레이어는 RCA 단자를 많이 사용하니 참고하자. 라인 입출력은 소형 재생 기기의 3.5mm 스테레오 입출력에 주로 사용된다.
블루투스 연결은 전원 버튼을 약 5~7초 이상 길게 누르고 있으면 된다. 사용자 설명서에는 2초간 누르라 되어 있지만 그보다 조금 길게 눌러야 한다. 이후 스마트 기기나 재생 기기 내 블루투스 연결 설정 메뉴에 NSF-590i라는 기기가 나타나는데, 터치 한 번만 해주면 이후 전원만 켜고 끄는 것으로 자동 연결되니 번거로운 작업이 필요 없다.
문제는 블루투스 상태를 알아보기 어렵다는 것. 원형 터치패드 아래에 LED가 있다고 하는데, 너무 작아 육안 확인이 어렵다. 게다가 밝은 곳에서 식별 불가능 상태가 되는 것이 아쉽다. 참고로 색상은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되어 있으며, 점등 상태에 따라 전원과 외부 입력 상태를 표시한다. 파란색은 블루투스 관련, 빨간색은 외부 입력 관련 상태를 알려준다.
터치 조작은 직관적이다. 원 테두리 주변으로 손가락을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음량이 증가하고, 반대로 돌리면 줄어든다. 터치패널 하단의 작은 아이콘을 한 번씩 터치할 때마다 블루투스와 RCA, 라인 입력이 전환된다. 조작은 이게 전부일 정도로 단순하다. 그러나 재생 관련 기능 한 두개만 넣어줬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저음보다 중고음에 최적화된 설계
이제 사운드 피델리티 590i로 음악을 들어 볼 차례다. 무선 연결은 기자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 갤럭시 S7 엣지와 이뤄졌다. 블루투스 연결이지만 플레이어는 두 개를 사용했다. 하나는 MP3 음원 재생을 위한 네이버 뮤직 애플리케이션이고, 다른 하나는 온쿄 HF 플레이어다. 이 플레이어에서는 MP3와 FLAC(고해상 음원)을 병행 재생했다.
먼저 스피커의 사양을 보자. 채널당 12W의 출력을 가진 스피커는 100Hz~20KHz의 주파수 범위를 제공한다. 2채널이니까 2 x 12W 출력인 셈이다. 좌우 유닛은 독립 구조로 이뤄져 서로 간섭하지 않도록 했으며, 별도의 패시브 라디에이터(좌우 1개씩)를 달아 저음을 구현했다. 블루투스는 4.0 버전에 대응하고 이와 함께 AptX, SBC, AAC, 고속 스트리밍(Fast Stream) 코덱이 탑재됐다. AptX는 일반 음원 전송 코덱인 SBC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주고 받기 때문에 고음질 구현에 유리하다.
음원을 들어보니 저음보다 고음 위주의 설정인 듯 하다. 저음은 느껴지지만 강하지 않다. 그러니까 평범한 저가 블루투스 스피커처럼 붕붕거리는 저음은 없다. 살짝살짝 단단히 쳐주는 저음은 존재하지만, 강하고 길게 때려주는 느낌의 저음을 선호한다면 아쉬울 수 있다. 음량 자체는 크게 높여도 갈라짐 없이 깔끔하다.
고음에 맞춘 설정이기 때문에 공간감은 마치 좁은 실내에서 보컬 위주의 음악을 듣는 느낌과 유사하다. 약간 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저음이 강한 락이나 힙합 계열 보다는 포크나 클래식 쪽 음악을 듣는 소비자가 쓰기에 알맞은 듯 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음원 청취는 개인적인 성향이 많이 반영되기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가급적 비슷한 또는 해당 제품이 전시된 곳에서 청취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깔끔한 사운드 바를 고민 했었나요?
굳이 브랜드를 언급하자면 소니에 가까운 소리 성향을 가졌다. 저음은 강하지 않으면서 필요할 때는 단단하게 쳐주고, 보컬은 깔끔하게 들려주는 것에서 이 브랜드를 떠올렸다. 하지만 다양한 음향 효과를 지원하는 메이저 브랜드 스피커와 달리 사운드 피델리티 590i는 순수한 기본기로 상대한다. 무선 코덱으로 AptX가 탑재된 것이 그나마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준다.
확실한 경쟁력은 가격이다. 어느 정도 성능이 나오는 사운드 바나 유무선 블루투스 스피커는 20만 원대 이상이지만 이 제품은 10만 원대 초반(12~14만 원대)에 인터넷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타 고성능 무선 스피커 절반 정도 가격에 거의 유사한 경험을 느낄 수 있다면 성공적이라 평할 만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