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차세대 제품 앞두고 발열 소음 줄이기에 전력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뜨겁다, 시끄럽다' AMD의 프로세서에 대해 이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PC 사용자들이 제법 있다. 확실히 2000년대 초기에 팔리던 원조 애슬론이나 2010년 즈음에 나온 초기형 패넘II 같은 제품은 발열이 상당히 심하긴 했다. 발열이 심하니 이를 식히기 위한 쿨러의 회전속도 역시 높여야 했고, 이는 소음 증가로 이어지곤 했다. 물론 위에서 언급했던 제품들도 후기형 모델들은 이런 점이 상당수 개선되곤 했다. 하지만 한 번 박힌 이미지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 법이다.

AMD 역시 자신들의 이미지를 잘 알고 있는 모양이다. 최근 AMD는 올해 안에 나올 차세대 제품의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우선 현재 판매중인 자사 제품의 냉각시스템 개선에 나섰다. 참고로 코드명 '폴라리스'로 알려진 새로운 아키텍처를 적용할 차세대 GPU를 비롯, '젠'이라는 코드명이 붙은 차세대 CPU의 소식을 오는 5월 31일에 개최될 대만 컴퓨텍스 2016 행사장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AMD의 차세대 제품은 기존의 28nm 공정보다 한층 정교해진 14nm 공정을 적용한다. 공정이 미세해지면 기존 제품 대비 한층 전력소모나 발열이 적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여기에 개선된 냉각 시스템까지 적용된다면 금상첨화다. 올해 초 출시된 AMD의 CPU와 APU 제품에 동봉된 신형 쿨러를 통해 차세대 제품에 적용될 냉각 시스템의 면모 역시 짐작할 만 하다.

지난 2월, AMD가 발표한 '레이스(Wraith)' 쿨러가 대표적이다. 이는 AMD FX 8370 CPU의 2016년형 제품에 처음 동봉되기 시작했다. 레이스 쿨러는 기존의 쿨러에 비해 냉각팬의 지름이 70mm에서 92mm로 커지고, 쿨러 전체의 높이도 55mm 정도에서 80mm 정도로 높아지는 등 전반적인 크기가 훨씬 커졌다. 쿨러 표면에 흰색 LED로 구성된 AMD 로고를 넣는 등 시각적인 요소를 중시하는 사용자도 배려했다.

AMD 레이스 쿨러
AMD 레이스 쿨러

제품을 입수한 IT동아의 테스트에 의하면 레이스 쿨러는 기존 쿨러를 탑재한 상태에 비해 CPU의 온도자체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었지만, 높은 부하가 걸리는 작업에서 냉각팬의 회전수나 소음은 거의 절반 수준이었다. 냉각팬의 회전 속도를 훨씬 낮춘 상태에서 비슷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으니 그만큼 쿨러 자체의 성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의미다.

레이스 쿨러는 AMD FX 8370 외에 FX 8350. FX 6350 CPU, A10-7890K APU 등에도 적용되어 판매 중이다. 레이스 쿨러의 출시와 함께 AMD는 A10-7860K. A8-7670K APU, 애슬론 X4 845 CPU 등에도 기존 것보다 개선된 신형 쿨러를 동봉하기도 했다.

반도체 제품의 개발은 발열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클럭(동작속도)을 높여 성능을 향상시키고 싶어도 이로 인한 발열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클럭을 낮춰 성능을 떨구던가, 공정을 미세화 하여 발열을 낮추던가, 아니면 냉각장치의 성능을 높여 발열을 최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고속 쿨러를 넣으면 소음이 심해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다.

현재 상황으로 보아 AMD는 공정 미세화와 냉각장치의 성능 향상 및 저소음화는 어느정도 성과가 보인다. 남은 건 컴퓨텍스 2016에서 첫 공개될 차세대 제품이 어느 정도의 실제 성능을 발휘할 것인가다. 강력한 경쟁자인 인텔과 엔비디아의 사이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고 있는 AMD의 미래가 여기에 달렸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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