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 출시 연기, 때는 지금이다?

하루하루 빠르게 바뀌어만 가는 IT 제품들, 그중에서 특히 스마트폰에 관련된 이슈거리는 한동안 끊이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제품은 끊임없이 출시되고, 차세대 제품에 관련된 뉴스거리도 한둘이 아니다. 새로운 제품 출시 소식을 제외하더라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각 운영체계의 업그레이드 소식, 이와 관련된 애플리케이션 개발 소식, 단일 모델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 중인 애플 아이폰 관련 소식 등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와중 최근 가장 이슈가 되었던 것은 바로 ‘아이폰4의 안테나 수신 불량’ 문제이다. 아이폰4의 하단 부분을 감싸 쥐면 안테나의 수신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으로 이 문제에 대한 각국 언론 및 일반인의 관심이 집중되자,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 정도였다. 이 밖에도 아이폰4를 주시하고 있는 눈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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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국내에서는 아이폰4 수신 불량 이외에 한 가지 더 떠오르는 이슈가 있으니 바로 ‘출시 연기’이다. 아이폰4를 공개하던 WWDC 2010에서는 2차 출시국가에 포함되었던 한국이, 안테나 수신율 불량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자리에서는 소리소문없이 출시국가 목록에서 빠져버렸던 것. 아이폰4를 기다리던 국내의 많은 사용자는 이 소식에 울분을 참지 못했다. 아이폰4도 아이폰 3Gs처럼 다음달폰 혹은 내년폰이 되는 것은 아니냐며 떠들썩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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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 버린 ‘South Korea’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4와 경쟁해야 하는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는 국내 출시 연기 소식이 희소식이 될 수 있다. 강력한 라이벌이 늦게 출시될수록 그만큼 격차를 벌려놓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언제 출시될지 모르는 기약 없는 상황에서 일반인들도 오래 기다려 줄 리 만무하다. ‘아이폰4를 꼭 사야겠다’며 기다리고 있는 사용자보다 그저 ‘이제는 스마트폰이라는 것으로 바꿔봐야겠다’라는 사용자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이에 아이폰4 출시 연기에 낙담해 다른 스마트폰을 알아보고 있거나, 이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려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그 대응 제품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1. 삼성전자의 갤럭시S(Galaxy S)

국내에서 아이폰4의 대항마로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제품은 바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다. 제품 출시 전부터 구글과 삼성전자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아이폰이 휘어잡고 있는 스마트폰에 진정한 경쟁작이라며 강조했던 그 제품으로, 현재 국내에 출시된 지 한 달 만에 50만 대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그 성능도 어느 정도 국내외에서 인정을 받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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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8일 있었던 갤럭시S의 공식 런칭 행사

갤럭시S에 관한 기사는 그간 우리 IT동아 홈페이지에서 여러 차례 다루었으니 이 기사를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1. 갤럭시S 출시 이전(http://it.donga.com/plan/339/) 2. 갤럭시S 리뷰 1부(http://it.donga.com/review/1968/) 3. 갤럭시S 리뷰 2부(http://it.donga.com/review/2285/).

2. 구글의 넥서스원(Nexus One)

넥서스원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만든 구글에서 HTC에 위탁해 출시한 스마트폰으로 유명하다. 특히, 국내에서 출시되는 넥서스원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중 가장 업데이트된 2.2 버전이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안드로이드 2.2버전은 2.1버전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강화되었는데, 대표적인 것은 다음과 같다.

1. 애플리케이션 실행 속도 상승.
2.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백업 지원
3. 테더링 서비스(스마트폰을 모뎀으로 사용), 핫스팟 서비스(스마트폰을 무선 AP로 사용) 지원
4. 웹 검색 및 웹 브라우저 속도 상승
5. HTML 5.0, 플래시 10.1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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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더 이상 넥서스원을 구글에서 온라인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 성능이 떨어지거나 제품에 하자가 있다는 등의 이유는 아니지만 제품 홍보 측면에서 그다지 달가운 소식은 아님에 틀림없다. 구글은 넥서스원을 출시하면서 통신사를 통한 판매 외에 직접 온라인을 통해 유통하는 방식으로 판매해왔는데, 각국 통신사의 보조금 지원 등을 받지 못해 판매가 부진해 왔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구글 넥서스원은 온라인 판매가 중단되어 있으며, 당시 구글 측의 발표에 따르면 “유럽과 한국 등에서 이동통신사를 통해서 팔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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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국에서 출시되는 구글의 넥서스원은 일부 제품에는 아몰레드(AMOLED) LCD이지만, 제조사인 HTC와 구글의 생산규격 변경으로 기존 아몰레드 LCD에서 Super TFT LCD로 변경되어 판매되고 있다. 각각의 제품에 큰 차이가 없고 장단점이 있다고 하지만, 구매자 입장에서는 달가운 소식이 아님에 틀림없다.

3. 팬택계열의 베가(Vega)

팬택계열에서 출시한 베가는 앞서 선보였던 ‘시리우스’의 후속 제품이다. 지난 7월 15일, 팬택의 박병엽 부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애플과 정면 승부할 것이며, 최소한 국내에서만 50만 대 이상 판매할 것이다. 올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점유율 30%를 목표로 한다”라고 직접 발표했을 정도로 팬택계열에서 강력하게 미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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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상 성능은 최근 출시되는 다른 여러 스마트폰과 비교해 그렇게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안드로이드 2.1 버전 운영체계, 퀄컴 1GHz의 스냅드래곤 CPU, 3.7인치 아몰레드 정전식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800 x 480 해상도, 500만 화소 카메라, 1,350mAh 배터리 용량, 8GB 내장 메모리 등을 탑재했다. 한 가지 장점이라면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 중 가장 가볍다는 정도가 되겠다(무게 114.3g).

국내에 아이폰 3Gs가 출시된 이후로 이렇다 할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못했던 팬택계열은 전작 시리우스를 통해 어느 정도 반격에 성공했으니 이번에는 베가를 통해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겠다는 다짐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팬택계열의 스카이는 특화된 디자인과 컨셉으로 어느 정도 매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으니 앞으로의 결과가 주목된다.

4. 모토로라의 모토쿼티(MOTO QRTY)

사실 모토쿼티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아이폰의 판매량(출시된 지 일주일 만에 25만 대 판매, 이어 출시 74일 만에 105만 대가 팔려 아이폰 3Gs가 같은 기간 100만 대를 판매한 수치를 넘었다)을 누르기도 했던 ‘드로이드(Droid)’의 한국 출시 명이다. 같은 이름으로 출시되지 않은 이유는 ‘드로이드’의 브랜드명이 미국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버라이즌의 드로이드 시리즈는 모토로라의 드로이드, HTC의 드로이드 인크레더블이 있다). 또한, 미국에서 출시된 드로이드는 CDMA 방식이고 국내에 출시되는 모토쿼티는 3G 방식이니 다른 모델이라 생각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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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쿼티의 사양은 최근 너도나도 얘기하는 1GHz 대의 CPU가 아닌 ARM Cortex A8 600MHz이며, 3.7인치 디스플레이, 854 x 480 해상도, 안드로이드 2.1 운영체계, 500만 화소 AF 카메라, 쿼티 자판, 802.b/g Wi-Fi, 1,420mAh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다. 특히, 문자 입력이 편리한 쿼티 자판을 탑재하고도 두께는 13.7mm에 불과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무게는 160g으로 다른 스마트폰보다 다소 무겁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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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쿼티(좌), 드로이드2(우)

더구나 이 모토쿼티는 앞서 말했다시피 지난해 11월 출시된 제품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국내가 아닌 국외에서는 이미 후속 모델인 드로이드2가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고 이외에도 드로이드X가 최근 출시되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드로이드X는 미국에서 출시된 지 4일 만에 전 지역에서 제품을 구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한, 탑재되어 있던 DMB 기능을 빼버린 채 출시된다는 점도 단점이다.

모토쿼티의 장점은 최근 출시되는 다른 스마트폰보다 낮은 가격이 장점일 수 있다. 출시 가격이 697,000원으로 저렴하다는 것과 슬림하면서 쿼티 자판을 탑재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갤럭시S나 아이폰과 같은 가상 키패드와는 비교하지 말자.


애플 아이폰4 출시 연기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한껏 달아오른 상태이다. 아이폰4 출시까지 기다리고 있는 대기 수요도 꽤 있을 것으로 판명되지만, 연이어 라이벌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대기자의 마음도 흔들리고 있는 것이 사실. 이미 출시된 지 한참 지난 아이폰 3Gs로 현재 출시되고 있는 라이벌 제품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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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변화한다는 것'이 수신 불량은 아니겠지~

그리고 같은 한국 제품을 구매하자는 애국마케팅도 알게 모르게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스티브 잡스가 지난 안테나 수신 불량 관련 기자회견에서 “애플이 한국 기업이었으면 좋겠느냐?”라고 미국인의 애국심에 호소했던 것처럼 말이다. 과연 전 세계 보스(?)가 언제 국내에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최후에 웃게 될 승자는 누가 될지 궁금하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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