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노트북인데 웬 '갤럭시'? - 삼성 투인원 노트북 '갤럭시탭 프로S'
[IT동아 이문규 기자]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세계 태블릿PC 시장이 확실한 침체기에 들어선 것 같다. 얼마 전 출시된 큼직한 아이패드도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갤럭시탭(안드로이드 기반)을 약간 변형해, 윈도우 10을 탑재하고 키보드까지 부착한, 완전한 노트북 형태의 신형 갤럭시탭을 내놓았다. 기존 태블릿PC로는 더 이상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없을 거란 판단일 테다. '투인원(2-in-1)'이라는 이름의 이 '태블릿북'은, 태블릿PC의 간결함과 노트북의 활용성을 모두 갖춤으로써 노트북 시장에 조금의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삼성의 투인원 노트북 '갤럭시탭 프로S'는 12인치 화면 크기의 태블릿PC에 커버형 키보드가 달려 있다. 겉모습만 보면 기존 태블릿PC에 케이스를 씌운 듯하다. 그래서 일단 두께가 상당히 얇다. 커버를 덮은 두께가 1cm 남짓이다. 갤럭시탭 자체 두께는 6mm 정도에 불과하다. 키보드 커버에는 약간의 자력이 있어 갤럭시탭 본체를 간편하게 붙였다 떼어 낼 수 있다(자력이 그리 세진 않지만, 본체에 제법 든든하게 달라 붙는다).
갤럭시탭 본체는 12인치 화면 크기의 전형적인 태블릿PC다. 전원 버튼, 볼륨 버튼, 윈도 버튼(윈도우 10 내장)이 각각 있고, 유심 카드 슬롯(광대역 LTE-A 지원), USB-C 단자도 있다. 이 USB-C 단자는 전원 충전에 사용되는데, 제품에 동봉된 확장 젠더를 끼우면 USB 3.0 단자와 HDMI 단자를 사용할 수 있다. 즉 USB 외장하드나 마우스를 끼우거나, HDMI 케이블을 통해 모니터나 TV로 화면을 출력할 수 있다(화면 복제 또는 확장).
본체는 태블릿PC로서 빈틈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갤럭시탭'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0년에 세상에 나온 후로 많이 개선되고 성숙됐다. 그에 따라 구석구석 흠 잡을 데 없이 잘 만들어 졌다. 커버 키보드는 아이보리 색상에 전면에 두르고 있고, 표면을 재질감 있게 처리했다. 아리보리 색상이라 사용하다 보면 떼가 잘 타겠지만(특히 바닥에 닿는 부분), 물티슈 등으로 슥슥 닦으면 잘 닦이긴 한다.
키보드는 12인치 내외의 노트북 키보드 배열/구성과 거의 비슷하지만, 얇은 두께 때문에 키감은 그리 썩 좋지 않다. 그래도 어느 정도 빠른 타이핑은 가능하다. 태블릿PC의 화상 키보드보다는 당연히 월등하다. 실제로 이 리뷰 원고를 커버 키보드로 작성하고 있는데, 대단히 편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크게 불편하지도 않다. 이런 얇은 두께의 커버 키보드라면 능히 인정할 만하다. 터치패드도 딱히 나무랄 곳 없다. 참고로 커버 키보드는 블루투스 등으로 연결되는 게 아니라, 본체에 부착되면 자동으로 인식된다. 또한 커버 키보드는 별도 판매 상품이 아니고 제품에 기본 포함돼 있다.
커버 키보드는 갤럭시탭 본체를 거치하여 2단계로 각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커버가 2단으로 접힘으로써 가능한데, 사용해 보니 높은 각도는 책상 위에, 낮은 각도는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사용하기 딱 알맞다. 물론 자유로운 각도 조절이 안 되는 건 아쉽지만, 그로 인해 크게 불편한 것도 아닌 듯하다. 본체와 커버는 자력으로 제법 단단히 부착돼, 사용하다가 커버가 벗겨지는(떨어지는) 사달은 발생하지 않겠다(물론 커버 키보드만 잡고 한두 번 흔들면 본체는 툭 떨어지니 주의하라).
태생이 태블릿PC다 보니 키보드, 터치패드 입력 외 화면 터치 입력도 익숙해 지면 상당히 편하다. 특히 화면 확대, 화면 스크롤, 창 열기/닫기 등이 그러하다. 본체를 커버 키보드에서 분리하면, 윈도10은 '태블릿 모드'로 전환하겠느냐 묻는데, 태블릿 모드에서는 화면 터치 조작이 좀더 수월하도록 화면 구성이 변경된다. 태블릿PC로 활용할 경우에는 유용하다(다만 리뷰어는 2주 이상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단 한번도 태블릿PC로 활용한 적 없다).
한가지, 갤럭시탭 본체는 커버 키보드에 가로로 부착해야 하는데, 향후에는 세로로도 세워 부착해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갤럭시탭 본체의 사양과 성능에 관해 간단히 언급하면, 저성능의 인텔 아톰(Atom) 프로세서가 아닌, 일반 노트북용 인텔 6세대(스카이레이크) 코어 M3 프로세서(m3-6Y30, 1.51GHz)가 장착됐고, 메모리는 4GB로 그리 부족하지 않다. 일반 스카이레이크 코어 i3나 i5 등에 비해서는 성능이 낮지만, 6mm 두께의 태블릿PC에서 스카이레이크 코어 M3 프로세서면, 일반 작업 환경에 넘치지는 않더라도 부족하진 않은 성능이라 할 수 있다. 한편 태블릿PC다 보니 하드디스크 용량은 그리 크지 않은 128GB(실제 사용량 약 106GB)다. 마이크로/SD메모리 카드 슬롯은 없으나, 앞서 언급한 대로, 확장 젠더를 연결해 USB 외장하드를 활용할 수 있다.
높은 성능이 필요한 전문 작업에는 부족하겠지만(어차피 이런 태블릿PC는 고성능 작업에는 적합하지 않다), 오피스 문서 작업이나 이메일 송수신, 인터넷 작업/서핑, 사진/동영상 재생 등은 아무 불편 없이, 전혀 끊김 없이 매끈하게 처리한다. 리뷰어와 같은 문서 작업 위주의 외근직 종사자(간단한 이미지 편집 포함) 등에게 적합하겠다. 참고로 갤럭시탭 본체 만의 무게는 700g이 넘지 않지만, 커버 키보드를 부착하면 1kg 남짓 된다.
여기서 리뷰어가 강조하고 싶은 건 '화질'이다. 12인치 화면 크기에 최대 해상도는 2,160 x 1,440으로 풀HD+ 화질을 출력한다. 삼성 고유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덕에 작은 아이콘, 글자도 선명하고 또렷하게 보인다. 전반적인 색감 역시 슈퍼 아몰레드 명성답게 깔끔하다.
배터리 얘기도 해야 겠다. 삼성의 공식 사양에는 5,200mAh 배터리로 최대 10시간 사용 가능하다고 돼 있다. 태블릿PC는 노트북과 달리, 전원을 완전히 끄지 않고(윈도우/시스템 종료), 전원 버튼만 눌러 화면만 끈다(절전 모드/대기 상태). 더구나 윈도우 운영체제다 보니 전원 버튼만 눌러 끈 상태에서는 3일 이상을 버티기는 어려운 듯하다. 따라서 하루 내 사용 시에는 전원 버튼만 눌러 화면을 켜고 끄면 되겠지만, 며칠 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윈도우를 완전히 종료하는 것이 좋다.
정확히 최대 10시간까지는 못 되겠지만, 8~9시간은 버티는 것으로 확인했다(단 배터리 사용 시간은 어떤 작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편차가 크다). 한 가지 긍정적인 건, 충전 어댑터가 스마트폰 충전기와 비슷할 정도로 작지만, 상당히 빠르게 충전된다는 점이다.
삼성은 갤럭시탭 프로S에 '삼성 플로우(Samsung Flow)'라는 새 기능을 넣었다. 이는 삼성 스마트폰과의 연결을 위한 기능으로, 커버 키보드와 NFC로 연결하면, (마치 아이폰과 맥북처럼) 갤럭시 스마트폰과 갤럭시탭 프로S가 연결된다. 리뷰어는 아이폰 사용자라 플로우 기능을 면밀히 활용해 보지 않았지만, 그리 유용한 기능은 아닌 듯 싶다(갤럭시 스마트폰과 갤럭시탭 프로S가 연결되더라도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갤럭시탭 프로S를 사용하다 보니, 그동안 기존 갤럭시탭이 자랑하던 스타일러스 펜이 생각났다. 펜이 있다면 좀더 효율적인, 좀더 생산적인 활용이 가능했으리라 생각한다.
갤럭시탭 프로S는 현재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12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으며, 유사 투인원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은 그리 크지 않을 듯하다. 특히 현 시점의 막강한 경쟁 투인원인 'MS 서피스 프로 4'와의 비교가 불가피하니, 가격이든 옵션이든 그에 따른 확실한 대처가 필요하겠다. 어쨌든 국내 사용이라면 삼성 브랜드의 강점은 명확하니 자신의 사용 환경에 따라 이를 감안하면 되겠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