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니아 위한 블루투스 이어폰, 모비프렌 GBH-S3500
[IT동아 김영우 기자] 이른바 '프리미엄' 제품이라 불리는 고가의 물건들이 있다. 이런 물건들은 유사한 기능의 일반 제품에 비해 호되게 비싼 가격이 팔린다. 하지만 막연한 기대감으로 이런 물건을 샀다가 후회를 할 수도 있다. 비싼 것이 무조건 만능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오디오 기기 중에 이런 경우가 허다하다. 아무리 좋은 스피커라도 그와 걸맞는 수준의 앰프와 조합하지 않으면 빈약하기 짝이 없는 소리를 내며, 고가의 소스기기(플레이어)라고 해도 소스(음원, 음반)의 품질이 불량하면 오히려 싸구려 소스기기보다 껄끄러운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런 비싼 물건이 그럼에도 팔리는 이유는 제대로 된 환경 속에 올바른 사용법을 익힐 때 확실한 만족도를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런 범용성이 떨어지는 까다로운 물건을 일반적인 대중들에게 가볍게 추천하기 어렵다. 소비자 취향을 많이 탈 뿐 아니라 값도 비싸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내 중소기업인 지티텔레콤(GT Telecom)에서 내놓은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인 모비프렌(Mobifren) GBH-S3500도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물론 그렇다고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처럼 가격이 황당하게 비싼 것도 아니다. 2016년 3월 인터넷 쇼핑몰 기준, 6만원 근처에 팔리고 있는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메탈 재질, 플랫형 케이블로 과거 제품보다 품질감 높여
IT동아 편집부가 지티텔레콤의 제품을 접하는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사실 이 회사의 이전 제품들은 음질은 괜찮은 편이었지만, 제품의 디자인이나 재질, 마무리 면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좀 달라진 것 같다. GBH-S3500 역시 메탈 재질을 도입해 질감을 높였고, 플랫(일명 칼국수형) 케이블을 도입해 한층 깔끔한 느낌을 더했다.
케이블 길이는 60cm 정도이며 리모컨도 달렸다. 리모컨에는 볼륨 증가 / 감소 버튼 및 볼륨 버튼과 조합해서 쓰는 다기능 버튼이 위치한다. 그리고 리모컨의 측면의 고무 커버를 벗기면 충전용 케이블을 연결하는 마이크로USB 포트가 모습을 드러낸다. 겉보기로는 충전 포트를 덮는 고무 커버의 어느 쪽에 손톱을 넣어 열어야 하는지 알기 힘들다. 고무 커버를 고정하는 축 쪽에 손톱을 넣으면 고무 축이 끊어져 커버가 이탈할 수 있으므로 유의하자. 후속 제품에서는 어느 쪽으로 커버를 열어야 하는지 표시를 하거나 홈이라도 마련해 두었으면 한다.
리모컨의 한쪽에는 마이크가 달려있어 핸즈프리 전화 통화가 가능하다. 그리고 금속 이어셋 내부에는 자석이 들어있다. 이를 이용해 양쪽 이어셋을 부착할 수 있으므로 보관을 하거나 목에 걸고 다닐 때 깔끔하다.
제품 패키지는 본체 외에 이어쿠션 및 여분의 이어패드 3쌍(대 / 중 / 소), 그리고 충전용 USB 케이블 및 사용 설명서로 구성되었다. 사운드 튜닝에 참여했다는 작곡가 돈 스파이크의 얼굴을 패키지 겉면에 강조하는 것은 이전 제품과 같은 점이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위한 모바일 앱 지원
GBH-S3500를 비롯한 모비프렌 시리즈의 특징이라면 역시 모바일 전용앱의 지원이다.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라면 구글 플레이를 통해 모비프렌 GT(MobiFren_GT) 앱을 설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 아이폰 이용자를 위한 iOS용 앱이 없는 것이 아쉽지만, 블루투스 이어폰으로서의 기본적인 기능을 쓰는 데는 아이폰 환경에서도 지장이 없으므로 너무 실망하진 말자.
전용앱에서 지원되는 기능은 기본적인 음악 재생 기능이나 블루투스 간편 접속 기능이 기본이지만 스마트폰의 활용성을 높여주는 기능도 상당히 많다. 문자나 카카오톡, 라인과 같은 메신저의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TTS 음성 알림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분실 방지, 원격 셀프 카메라 지원 등 부가기능 눈에 띄어
그 외에 주소록에 지정한 특정 사용자나 가장 마지막으로 통화한 상대에게 이어셋의 버튼으로 빠르게 전화를 할 수 있는 핫콜 및 라스트콜 기능, 블루투스 이어폰의 볼륨 버튼 2개를 동시에 누르면 스마트폰의 벨소리가 울려 잃어버린 스마트폰의 위치를 찾는 기능,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이어폰의 거리가 멀어지면 자동으로 알람이 울리는 분실 방지 기능 등도 눈에 띈다.
가장 특이한 기능이라면 원격 촬영 기능이다.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로드 가능한 카메라 앱인 ‘모비프렌 카메라’를 이용하는데, 이를 실행한 상태에서 블루투스 이어폰의 버튼을 누르면 촬영이 된다. 셀프카메라를 찍을 때, 특히 셀카봉을 이용한 촬영에서 제법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균형 잡힌 음색, 단단한 저음 안상적
부가기능이 아무리 많아도 음향기기의 핵심인 음질이 좋지 못하다면 의미가 없다. 모비프렌 GBH-S3500은 고가의 스피커 유닛을 탑재한 것 같지는 않다. 대신, 무선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을 개선한 블루투스 V4.1 규격 및 CD 수준의 음질을 손실 없이 전송할 수 있는 apt-X 코덱(데이터 압축 기술)을 적용해 음질을 항상 시켰다. 그리고 독자적인 사운드 튜닝을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도 강조한 바 있다.
스마트폰(LG V10, 넥서스6P)와 모비프렌 GBH-S3500을 연결, 가요 및 클래식,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감상해봤다. 저음에서 고음에 이르기까지 제법 균형이 좋은 것이 인상적이다. 특히 저음의 경우, 힘이 있으면서도 저가형 음향기기처럼 ‘둥둥’ 소리를 내며 따로 노는 현상이 없다. 저음이 귀 전체로 고르게 퍼지기 때문에 이어폰이 아닌 헤드폰을 이용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음원 품질에 따른 만족도 차이 커
영화나 게임용인 AV(Audio / Visual) 보다는 음악감상에 최적화된 하이파이(Hi-fi)에 가까운 성향인데, 이런 가격대의 블루투스 이어폰 중에서는 보기 드문 경우다. 다만, 상대적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음원을 들을 때는 단점 역시 도드라지게 느껴진다는 점도 하이파이 기기와 비슷하다. 특히 노이즈가 섞인 음원이나 비트레이트(초당 데이터 처리 단위)가 낮은 음원을 들을 때는 만족도가 낮았다. 유사한 장르의 음악이라도 24bit/320kbbs의 품질을 가진 FLAC 음원을 이용할 때는 대단히 만족스러웠지만, 16bit/128kbps의 MP3 음원을 감상할 때는 느낌이 썩 좋지 않았다는 의미다.
물론 저가형 이어폰을 이용할 때도 음원 품질의 차이는 느껴진다. 하지만 모비프렌 GBH-S3500처럼 극단적인 수준은 아니다. 물건이 주인을 가린다는 의미인데, 이런 가격대의 제품 치고는 제법 콧대가 높은 것 같다.
사운드의 성향을 바꾸는 EQ(이퀄라이저) 모드는 기본값인 노멀(Normal) 모드와 저음을 강조하는 베이스 부스트(Bass Boost) 모드, 그리고 클래식(Classic) 모드의 3가지가 준비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저움과 고음의 균형이 좋은 노멀 모드를 추천하고 싶다. EQ 전환은 제품에 달린 리모컨의 음량 버튼과 다기능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된다. 다만, 모드를 전환할 때 알림 메시지나 효과음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EQ 모드가 전환이 되었는지, 지금 어떤 EQ 모드를 쓰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는 후속 제품에서 개선되었으면 한다.
주인 가리는 콧대 높은 제품?
지티텔레콤의 모비프렌 GBH-S3500는 이른바 명품 브랜드의 프리미엄 제품은 아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특성은 그런 제품을 닮았다. 특히 영화나 게임 보다는 음악 감상을 할 때 만족도가 높다는 점, 음원의 품질에 따라 귀가 느끼는 만족도의 차이가 매우 크다는 점이 그렇다.
모비프렌 GBH-S3500는 2016년 3월 현재 6만원 전후의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이런 가격대의 제품들은 무난함을 강조하기 마련인데, 이 제품은 그렇지 않다. 고음질 음원을 따로 찾아 들을 정도로 까다로운 사용자에게 추천할만한 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