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정통파 노트북의 매력, 레노버 씽크패드 E465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PC에 대해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노트북을 처음 구매하고자 할 때 '그냥 적당히 좋은' 노트북이 뭐냐고 묻곤 한다. 그런데 사실, 이건 정말로 답변하기가 어려운 질문이다. 차라리 '작고 가벼운 노트북', '게임이 잘 구동되는 노트북', 혹은 '저렴한 노트북'이 뭐냐고 물으면 답변하기가 수월할 텐데 말이다.

이럴 때는 너무 작거나 크지도 않고, 사양이 너무 높거나 낮지도 않고, 가격 역시 중간 정도의 이른바 '올라운드'형 노트북을 추천하게 되는데, 사실 요즘은 이런 제품이 그다지 흔치 않다. 요즘은 어느 한쪽으로 특화된 제품이 시장의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레노버 씽크패드 E465
레노버 씽크패드 E465

이런 상황에서 최근 출시된 레노버(Lenovo)의 씽크패드(Thinkpad) E465(20EXA00LDK)은 제법 반가운 제품이다. 휴대용과 거치용의 중간 정도 크기인 14인치의 화면에 1.8kg 남짓의 무게를 갖추고 있으며, AMD 6세대 APU(코드명 카리조)와 라데온 듀얼그래픽스 GPU(그래픽칩)을 갖춰 전반적인 성능도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 가격 역시 70만원 근처(운영체제 미포함)로 적당하다. 이런 성향의 노트북이 예전에는 정말로 흔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이색적으로 느껴진다.

튀지 않는 보수적인 디자인이 오히려 이색적

레노버의 씽크패드 시리즈는 오랜 전통을 가진 비즈니스용 노트북이다. 디자인이 딱히 튀지는 않지만 이 점이 오히려 매력이다. 씽크패드 E465 역시 제법 점잖은 느낌의 디자인을 갖추고 있어 오래 쓰더라도 쉽게 질리지는 않을 것이다.

레노버 씽크패드 E465
레노버 씽크패드 E465

블랙 컬러 중심의 디자인에 클릭 버튼 및 제품 로고, 키보드 중간의 트랙포인트(마우스 커서 이동용 스틱) 등에 레드 컬러를 가미한 건 누가 봐도 씽크패드의 유전자다. 특히 상판을 알루미늄 재질의 커버로 마감, 내구성과 질감을 높이면서 무게 및 두께의 증가를 최소화 한 점은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다.

특유의 키보드 및 '빨콩'의 만족도 높아

화면(14인치)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풀HD급(1,920 x 1,080)의 해상도는 확실히 보급형 노트북과 차별화되는 점이며, 무엇보다 IPS 광시야각 패널의 적용으로 화질 및 시야각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옆쪽이나 위쪽, 혹은 아래쪽에서 화면을 보더라도 왜곡 없는 색감을 볼 수 있다. 다만, 화면이 살짝 어두운 느낌도 있다. 최대 밝기 수준을 좀 더 높일 수 있었으면 한다.

풀HD급 IPS 화면
풀HD급 IPS 화면

키보드 역시 씽크패드 시리즈 특유의 쫀득함이 살아있다. 눌리는 깊이도 은근히 깊고 반발력도 적당하다. 터치패드 대신 키보드 중앙의 위치한 트랙포인트를 기울여 마우스 커서를 움직일 수 있는데, 터치패드에 비해 직관성이 좋고 조작도 편하다. 다만, 요즘 유행하는 키보드 백라이트(조명)은 미적용이다. 참고로 이 키보드는 생활 방수 기능을 지원한다. 키보드 위에 액체를 흘리면 하단으로 배출되도록 설계가 되어있다.

트랙포인트의 조작
트랙포인트의 조작

일명 ‘빨콩’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는 트랙포인트 역시 씽크패드 시리즈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트랙포인트와 터치패드 사이에 3개의 클릭 버튼이 있는데, 이 중 가운데 버튼의 활용도가 의외로 높다. 가운데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트랙포인트나 터치패드를 조작해 상하, 혹은 좌우로 문서의 스크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문 센서 이용
지문 센서 이용

그 외에 키보드 우측 하단의 팜레스트 부분에는 지문 센서도 달려있다. 이를 통해 윈도우 로그인이나 웹 사이트의 로그인 등을 할 때 비밀 번호 입력 과정을 지문 인식으로 대신해 편의성 및 보안성을 높일 수 있다. 비즈니스용 노트북다운 부가 기능이라 할 수 있다.

무난한 구성의 측면 포트, D-Sub 포트의 부재는 약간 아쉬워

측면 포트의 구성은 무난하다. 3개의 USB 포트는 모두 3.0 이다. USB 3.0 규격의 외장하드나 USB 메모리로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며, 노트북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외부 기기를 연결해 충전을 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제품의 측면 포트
제품의 측면 포트

그 외에 모니터나 TV를 연결할 때 쓰는 HDMI 포트, SDXC 규격 메모리카드를 지원하는 카드리더, 기가인터넷(1000Gbps) 접속이 가능한 유선랜 포트, 그리고 음성 입출력용 통합 포트가 각각 1개씩 달려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블루투스 및 와이파이(802.11ac 규격)의 무선 통신 기능을 포함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구형 모니터나 프로젝터와 연결할 때 종종 쓰는 D-Sub(VGA) 포트가 없다는 점이다. 요즘은 HDMI가 달린 모니터가 프로젝터가 많긴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D-Sub만 달린 프로젝터도 종종 쓰는 편이다.

카리조 기반 AMD 6세대 APU + 외장 GPU의 조합

내부적인 사양은 더 흥미롭다. 메인 프로세서는 AMD의 신형 6세대 APU(CPU와 GPU의 통합 칩) 중에서도 상위급인 A10-8700P(코드명 카리조)를 탑재했다. 이 프로세서는 기본 1.8GHz, 최대 3.2GHz로 구동하는 쿼드코어 CPU에 노트북용 내장형 GPU 중에서도 제법 고성능인 라데온 R6를 품었다.

팜레스트의 AMD 로고
팜레스트의 AMD 로고

그리고 여기에 그래픽 성능을 보강하기 위해 별도의 외장형 GPU인 라데온 R6 M340DX(2GB)를 추가, 내장 GPU와 조합된 듀얼 GPU 구성을 했다. AMD에선 이를 듀얼 그래픽스 모드라고 한다. 듀얼 GPU 구성은 대개 데스크탑 PC에서 2대의 그래픽카드를 동시에 탑재, 게임 구동 능력은 높이는데 주로 이용하는데, 이는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단점이다.

반면, 씽크패드 E465와 같은 노트북에 적용되는 듀얼 GPU 구성은 무조건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라기 보단 소비전력과 성능의 균형을 중시하는 구성이다. 평상시엔 내장 GPU만 구동해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고, 부하가 걸리는 작업(예: 게임)을 할 때는 외장형 GPU까지 구동해 성능을 배가시키는 형식으로 이용한다. 듀얼 그래픽스 모드의 작동 조건은 AMD 그래픽 시스템의 설정 메뉴인 라데온 소프트웨어(구 카탈리스트)에서 설정할 수 있다.

듀얼그래픽스 설정 메뉴
듀얼그래픽스 설정 메뉴

그 외에 4GB의 DDR3 메모리와 192GB의 SSD를 탑재하고 있다. 메모리가 다소 적어 보이는데, 어뷴의 메모리 슬롯 1개가 있으니 이용 중에 부족함을 느낀다면 별도로 노트북용 4GB DDR3 메모리를 구매해 추가로 장착, 8GB 구성으로 써 볼만도 하다. 참고로 제조사에서 밝힌 사항에 따르면 기존의 4GB 메모리를 제거하고 각 슬롯에 8GB씩을 탑재해 최대 16GB 구성도 가능하다.

기본적인 성능은?

일단 A10-8700P APU에 포함된 CPU의 기본적인 성능을 확인해보자. 패스마크의 퍼포먼스테스트에서 측정된 CPU 종합 성능은 3,682점으로 측정되었다. 이는 경쟁사인 인텔의 노트북용 CPU 중에서 5세대 코어 i5-5250U(코드명 브로드웰, 3,626점)과 비슷한 점수다. 데스크탑 CPU에 육박할 정도는 아니지만 노트북용 CPU 중에선 제법 괜찮은 수준이다.

그리고 3D그래픽 성능을 측정하는 3DMark 파이어스트라이크(Fire Strike) 테스트에선 1,115점을 기록했다. 본격적인 게이밍 노트북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인텔의 내장 GPU 기반 시스템보다는 확실히 나으며, 보급형과 중급형 사이의 노트북용 외장 GPU 정도 성능은 기대할 수 있겠다.

전반적인 이용 감각 쾌적한 편이지만 메모리는 업그레이드를 추천

실제로 씽크패드 E465를 이용해보자. 참고로 이 제품은 운영체제 없이 출고되므로 구매 후 따로 운영체제를 구해 설치를 해야 쓸 수 있다. 별도의 외장형 ODD나 USB 메모리를 이용해 운영체제를 설치하며, 이번 테스트에선 윈도우10 64비트 버전을 설치했다.

신형 프로세서와 SSD를 탑재한 노트북답게 부팅 속도나 전반적인 반응 속도는 제법 쾌적한 편이다. 다만, 4GB 메모리는 다소 부족하게 느껴진다. 웹 서핑이나 문서 작성과 같은 일상적인 작업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포토샵이나 게임과 같이 다소 덩치가 큰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때는 로딩 시간이 제법 걸린다.

업그레이드를 위한 하단 패널
분리
업그레이드를 위한 하단 패널 분리

덩치가 큰 소프트웨어를 자주 구동한다면 구매 후 4GB를 추가해 8GB로 메모리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몇몇 매장에선 제품 구매 시 4GB 메모리를 추가로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하는 경우도 있으니 씽크패드 E465의 구매를 생각하고 있다면 이런 사항을 잘 따져봐야 할 것이다.

게임 구동 능력도 이 정도면 '그럭저럭'

그렇다면 실제 게임 구동 능력은 어떨까? 일단 국민 게임이라고 불리는 리그오브레전드(LOL)을 구동해봤다. 화면 해상도 1,920 x 1,080에 그래픽 품질을 '높음'에 두고 20여분 정도 플레이하며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 약 70~80프레임 전후를 유지하며 대단히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LOL 게임 구동 테스트
LOL 게임 구동 테스트

액션 RPG인 디아블로3도 동일한 해상도와 그래픽 품질로 플레이 해보니 약 30프레임 전후로 플레이가 가능했다. LOL 수준은 아니지만 원활하게 게임을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이 정도 성능이면 본격적인 고사양 패키지 게임은 좀 버겁겠지만,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 정도는 대부분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기대 이상의 배터리 유지 능력

배터리 유지 능력은 기대 이상이다. 윈도우10의 초기 상태인 '균형' 설정 상태에서 외부 전원을 빼고 HD급 동영상을 연속 재생하며 배터리를 소모시켜 봤다. 측정 결과, 씽크패드 E465는 거의 6시간 정도까지 작동이 가능했다.

배터리 유지 시간 테스트
배터리 유지 시간 테스트

물론 화면 밝기를 높이거나 보다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작업을 한다면 배터리 유지시간이 좀더 짧아질 것이다. 다만, 이 노트북의 전반적인 사양을 고려해 본다면 상당히 전력 효율이 우수한 건 사실이다. 6세대 AMD APU(카리조)가 이전의 AMD 프로세서에 비해 효율성이 상당히 좋아졌다고 들었는데 이를 실감하는 순간이다.

클래시컬한 정통파 노트북의 매력

레노버의 씽크패드 E465는 요즘 노트북답지 않다. 톡톡 튀는 개성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대신 우직한 기본기로 승부하는, 다소 보수적인 콘셉트의 제품이다. 하지만 이게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씽크패드 시리즈의 일원답게 제법 클래시컬한 디자인에 치기 편한 키보드, 편리한 트랙포인트를 갖추고 있는 건 오히려 큰 매력이다.

그리고 탑재된 AMD의 신형 APU는 성능이 쓸만하고 전력 효율도 좋은 편이다. IPS 패널 기반 화면도 탑재하고 있으니 딱히 나무랄 데가 없다. 요즘 보기 힘든 14인치급의 제품이라 휴대용과 거치용의 특성을 모두 갖춘 노트북을 원하는 이른바 '올라운드' 사용자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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