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레시피] 오르락 내리락 추격전, '스머프 사다리게임'
최근 교육 및 건전한 놀이를 목적으로 보드게임을 찾는 사용자가 점차 늘고 있다. 또한 '모두의 마블'이 성공함에 따라, IT/게임 업계에서도 교육 서비스나 게임으로 활용하기 좋은 보드게임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매주 다양한 보드게임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주사위를 굴려 나온 눈만큼 게임 말을 전진하고, 100번째 칸에 도달하면 승리하는 게임. 사다리가 그려진 칸이 걸리면 사다리를 타고 윗칸으로 한 번에 올라가고, 뱀이나 미끄럼틀이 있는 칸에 걸리면 아래 칸으로 떨어져 내리는 게임.
이 3가지 요소가 있는 고전 게임은 '뱀주사위 놀이' 또는 '뱀사다리 게임'이라고 불린다. 뱀주사위 게임은 고대 인도에서 시작돼, 전 세계에 퍼져 많은 보드게임의 기초가 되었다. 원형에 가까운 게임은 아직도 남아 있는데, 우리나라의 전통 게임 승경도놀이가 이와 유사하다.
뱀주사위 게임은 간단한 규칙, 플레이어 간 실력차가 없는 공평함, 플레이어를 들었다놨다 하는 보너스 칸과 페널티 칸을 재미 요소로 한다. 이러한 게임은 플레이어 간 의사 교환이나 상호 작용이 없지만, 어린이들이 즐기기에는 적합하다.
해외의 경우 뱀과 사다리, 사다리와 미끄럼 등 다양한 보드게임으로 출시되었다. 국내에서는 뱀주사위 놀이라는 이름으로 마분지에 인쇄된 저가 보드게임이 있었다. 이 게임은 한때 부루마불과 함께 어린이들의 대표 보드게임이 됐다.
마분지에 인쇄된 뱀주사위 놀이는 70~80년대에 주로 유행해 현재는 구하기 쉽지 않다. 더구나 게임판에 인쇄된 도덕적 메시지에는 직업 차별이나 어린이가 할 수 없는 선행을 그리기도 해서, 자녀들과 함께 즐기기에 적합하지는 않다. 다만, 이 게임에 추억을 가진 어른들이 더 멋진 게임을 만들어냈다. 바로 '스머프 사다리 게임'이다.
스머프 사다리 게임은 기존의 뱀사다리 놀이와 유사하다. 고속도로와 뱀이 사다리와 미끄럼으로 바뀌어 있고, 약간의 특별 칸이 추가되어 있는 것이 차이점이다. 게임에 익숙해진 어린이들을 위한 추가 요소로, 가가멜이 난입해 스머프들과 추격전을 벌이는 부분이 있는 정도다.
게임 방법은 간단하다.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수만큼 자신의 말을 이동하고, 1번 칸부터 시작해 100번 칸까지 먼저 도착하면 승리한다. 만약 도착한 칸에 다른 사람의 말이 있다면 바로 앞에 있는 빈칸으로 이동하고 자기 차례를 마친다.
게임판에는 사다리와 미끄럼틀이 있다. 만약 주사위를 굴려 도착한 지점에 사다리가 있다면, 사다리와 연결된 위쪽 칸으로 바로 이동한다. 반면, 미끄럼틀이 있다면 미끄럼틀과 연결된 아래쪽 칸으로 바로 이동한다. (즉 사다리가 나오면 유리하고 미끄럼틀이 나오면 불리하다)
주사위를 굴려서 이동했는데 파파 스머프가 그려진 칸에 도착했다면, 주사위를 한번 더 굴려서 나온 수만큼 더 이동할 수 있다. 만약 아즈라엘이 그려진 칸에 도착하면 다음 차례에 한 번을 쉬어야 한다.
만약 가가멜이 그려진 칸에 도착하면, 가가멜 카드 더미에서 카드를 1장 뽑는다. 카드 내용에 따라 가가멜 말을 움직이거나 카드 내용에 맞게 게임 말끼리 자리를 바꾼다. 이렇게 게임을 하다 보면 가가멜 말도 움직이게 된다. 만약 가가멜 말이 이동한 칸에 이미 도착한 플레이어의 말이 있다면, 그 사람은 가가멜에게 잡혀 다음 차례 한 번을 쉬어야 한다. 참고로 가가멜은 사다리나 미끄럼틀이 그려진 칸에 도착해도 사다리나 미끄럼틀을 타지 않는다.
이렇게 게임을 진행해 가장 먼저 100번째 칸에 도착한 사람이 승리한다. 다만, 100번째 칸까지 남은 칸 수와 마지막에 나온 주사위 수가 정확히 같아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97번째 칸에 있으면 주사위 눈이 3이 나와야 하고, 4가 나오면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주사위 수가 남으면 다음 차례에 다시 도전해야 한다.
어린 자녀와 게임을 한다면, 처음에는 가가멜 말과 카드를 빼고 나머지 내용물만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쉽다. 어린이가 익숙해지면 가가멜 말과 카드를 추가해서 좀 더 재미있게 즐기는 것도 좋다.
스머프가 현재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뱀주사위 놀이를 경험한 어른들뿐만 아니라 현재의 어린이들에게도 익숙한 캐릭터다. 따라서 세대를 뛰어넘어 공감하는 테마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스머프 캐릭터와 걸맞게 아기자기한 게임판에서 1부터 100까지 세며 추격전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글 / 코리아보드게임즈 박지원
편집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