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16] 기본에 VR을 더한 갤럭시S7 vs 모듈로 만능을 꿈꾸는 G5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기술 전시회 MWC 2016 개막을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각) 바로셀로나. 현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16년 상반기를 이끌 자사의 플래그십(최고급) 스마트폰을 동시에 공개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7과 LG전자 G5가 그것이다. 유사한 성능을 갖췄지만 둘이 지향하는 바는 전혀 다르다. 두 제품의 성능과 특징을 자세히 비교해보자.

갤럭시S7
갤럭시S7
<삼성전자 갤럭시S7 엣지(좌), 갤럭시S7(우)>

G5
G5

유사한 성능, 동일한 운영체제

갤럭시S7과 G5는 유사한 성능을 갖췄다. 정확히 따지자면 G5가 조금 더 나은 성능을 갖추고 있다. 갤럭시가 G 시리즈보다 성능면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 것과 대조적인 모습.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의 핵심 경쟁력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운영체제를 직접 개발하지 않고 퀄컴과 구글의 것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S7과 G5는 퀄컴 스냅드래곤 820 쿼드코어 프로세서(2.2GHz x2, 1.6GHz x2. 아드레노 530 GPU 포함)를 탑재했다. ARM의 전력관리 기술 빅리틀을 포함하면서, 기술 미숙으로 발열이 심했던 전작 810의 약점을 해결한 AP다. 성능뿐만 아니라 통신 기능 강화에도 중점을 뒀다. 차세대 통신 기술인 LTE 카테고리12를 지원해 최대 600Mbps(1초 당 75MB)의 속도로 데이터를 내려받을 수 있다. 이러한 스냅드래곤 820의 성능이 갤럭시S7과 G5에 고스란히 적용되어 있다. 다만 갤럭시S7에 포함된 820은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LTE 카테고리9까지만 지원한다.

갤럭시S7은 스냅드래곤 820뿐만 아니라 삼성전자가 직접 개발한 엑시노스 M1 옥타코어 프로세서(2.3GHz x4, 1.6GHz x4)를 혼용한다. 글로벌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량이 많은 스냅드래곤 820을 주력으로 이용하되, 자체 AP 경쟁력을 갖춰 퀄컴에게 AP 시장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판단이다. 엑시노스 M1은 스냅드래곤 820과 비교해 CPU 성능은 더 뛰어나지만 GPU 성능은 약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엑시노스 M1 역시 LTE 카테고리9을 지원하는 통신칩셋이 일체화되어 있다. 삼성전자는 스냅드래곤 820과 엑시노스M1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통신 지원을 LTE 카테고리9으로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와 일부 시장에는 엑시노스 M1 버전을, 글로벌 시장에는 스냅드래곤 820 버전 갤럭시S7을 출시할 것으로 풀이된다.

G5
G5

두 제품 모두 LPDDR4(저전력) 4GB 메모리를 탑재했다. AP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64비트를 지원함에 따라 3GB 제한이 풀렸고, 이에 맞춰 메모리를 넉넉하게 제공한 것. 저장장치 역시 차세대 I/O UFS 2.0을 지원해 한층 빠르게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다. 또한 마이크로 SD 카드를 활용해 저장공간을 확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G5는 32GB 모델만 공개했고, 갤럭시S7은 32/64GB 모델을 함께 공개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G5는 크기 5.3인치 해상도 WQHD(2,560 x 1,440) 선명도 556ppi의 퀀텀닷 IPS 디스플레이를 채택했고, 갤럭시S7은 크기 5.1인치 해상도 WQHD(2,560 x 1,440) 선명도 577ppi의 AMOLED를 탑재했다. 두 회사 모두 최상의 패를 꺼내들었다.

둘 다 카메라 개선에도 초점을 맞췄다. G5에 채택된 듀얼 카메라 방식이 흥미롭다. G5는 1,600만 화소 시야각 78도의 일반 카메라와 800만 화소 시야각 135도의 광각 카메라를 함께 탑재했다. 고품질 인물, 사물 사진을 원하면 일반 카메라를, 시원한 풍경 사진을 원하면 광각 카메라를 이용하면 된다. 당연히 광학손떨림보정(OIS)도 지원한다. 전면에는 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갤럭시S7은 1,200만 화소의 듀얼픽셀 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매우 어두운 상황에서도 노이즈가 적고 암부를 제대로 구현하는 것이 특징으로, 컴팩트 카메라와 대등한 품질의 사진을 보여준다. 전면에는 렌즈 밝기 F1.7의 5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크기와 무게의 경우 G5가 약간 더 크고 무겁다. G5는 73.9 x 149.4 x 7.7mm(가로 x 세로 x 두께) 159g이고, 69.6 x 142.4 x 7.9mm 152g이다. G5의 화면 크기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차이는 거의 없는 셈. G5와 갤럭시S7 둘 다 알루미늄과 고릴라 글래스 4 강화유리로 본체를 구성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다. 마시멜로에서 앱 서랍을 없애고 바탕화면과 앱 서랍을 통합한 것을 감안해 G5도 앱 서랍을 없애고 바탕화면과 앱 서랍을 통합했다. 이제 아이폰처럼 바탕화면에서 모든 앱을 관리할 수 있다. 갤럭시S7은 아직 앱 서랍이 남아있지만, 앱 서람을 바탕화면과 합치는 옵션을 제공해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두 제품 모두 사용자 편의를 위한 '얼웨이즈온' 기능을 제공한다. 어두운 장소에서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빠르게 시간, 날씨, 위치, 메시지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이다. 과거에는 각각의 화소가 별도로 빛나는 AMOLED와 이를 탑재한 갤럭시 시리즈에서만 가능한 기술로 여겨졌으나, G5 역시 화소의 전력 소모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퀀텀닷 IPS를 도입함에 따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유사한 두 제품도 자세히 비교하면 다른 점이 존재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배터리 교체 가능 여부다. G5는 2,800mAh 용량의 교체형 배터리를 제공한다. 하단의 모듈을 열어서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 반면 갤럭시S7은 3,000mAh 용량의 일체형 배터리를 채택했다. 전작 갤럭시S6보다 배터리 용량이 450mAh나 늘어났지만, 일체형 배터리의 한계상 배터리 사용시간 관련 만족도는 G5가 더 클 전망이다.

또한 G5는 차세대 연결단자 USB-C 타입을 지원하는 반면, 갤럭시S7은 기존의 마이크로 USB 단자를 채택했다. 지금은 마이크로 USB 단자를 채택한 갤럭시S7의 범용성이 더 높겠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차세대 PC의 표준으로 USB-C가 채택되어 보급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G5의 호환성도 점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갤럭시S7은 왜 일체형 배터리와 마이크로 USB 단자라는 불리한 선택을 한 것일까. 여기에는 나름 이유가 있다. 갤럭시S7은 IP68 등급의 생활 방수/방진을 지원한다. 교체형 배터리를 채택하면 방수/방진을 넣기 어렵다는 점, USB-C가 캡리스(뚜껑 없는) 방수/방진을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선택이 이해가 된다. 또한 가상현실 액세서리 '기어VR'과의 호환성을 감안해 마이크로 USB 단자를 포기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S7
갤럭시S7
<갤럭시S7은 IP68 등급의 방수/방진을 지원한다>

G5, 모듈과 프렌드로 만능을 꿈꾸다

G5의 핵심 경쟁력은 제품 하단에 탈부착할 수 있는 액세서리 '모듈'과 외부 액세서리 '프렌드'다. G5는 모듈을 통해 기존 스마트폰의 아쉬운 점으로 지적받은 음악 재생 능력과 카메라 성능을 개선했다.

고급음원기기 제조사 B&O와 협력해 만든 ’LG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을 G5에 연결하면 전면 하단의 LG 로고가 B&O 로고 바뀌며, 32bit, 382kHz의 고품질 음원을 재생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업샘플링을 통해 32비트 아닌 음원도 32비트급으로 재생해 준다. CD 음질이 16bit/44Khz인 점을 감안하면, 현존 스마트폰 최고의 음원 재생능력이다. 3.5파이 이어폰 단자도 위, 아래에 2개가 생긴다. 헤드셋을 상단에 연결하면 일반 모드, 하단에 연결하면 하아파이 모드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하단 이어폰 단자는 최고급 하이파이 헤드셋을 연결할 수 있도록 높은 출력값을 제공한다.

LG G5
LG G5


카메라 기능에 특화된 ’LG 캠 플러스’ 모듈을 연결하면 사진을 좀 더 편하게 찍을 수 있다. 디카처럼 편하게 감싸쥘 수 있고, 4가지 외부 버튼을 통해 G5를 신속하게 조작할 수 있다. 4가지 외부 버튼은 카메라 작동(Camera on/off), 셔터(Shutter), 녹화(Recording), 줌인앤아웃(Zoom In & out) 기능을 지원한다. LG 캠 플러스 모듈은 G5에 탑재된 두 가지의 후면 카메라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카메라 전환 기능을 제공하며, 사진을 더욱 많이 찍을 수 있도록 1,200mAh 용량의 추가 배터리를 함께 제공한다.

G5를 더욱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6가지 외부 액세서리도 함께 공개했다. 'LG 360 VR'은 G5와 유선으로 연결하는 가상현길 HMD다. 스마트폰이 가상현실 구현용 디스플레이가 되는 기어VR, 카드보드와 달리 내부에 별도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제품 무게를 줄인 것이 특징. 한 눈당 해상도 960x720의 IPS 디스플레이를 쏘아서 130인치 크기의 화면을 눈 앞에 펼쳐준다. LG 360 VR은 구글 카드보드 플랫폼과 호환되며, 카드보드로 볼 수 있는 가상현실 동영상, 게임은 모두 실행할 수 있다.

LG G5
LG G5

'LG 360 캠'은 G5로 가상현실 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해주는 액세서리다. 200도의 시야각을 지원하는 1,300만 화소 카메라 2개를 앞뒤로 배치해 가상현실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하면 가상현실 영상으로 자동 변환된다. 'H3 by B&O 플레이'는 B&O의 기술이 포함된 고음질 이어폰으로, G5의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을 지원한다.

'LG 톤플러스 플래티넘'은 LG전자의 블루투스 헤드셋 톤플러스의 최고급 버전이다. 하만카돈과 기술 제휴로 개발한 음향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LG롤링봇'은 G5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이동용 카메라다. 와이파이와 연결하면 롤링봇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볼 수 있으며, G5를 통해 롤링봇을 직접 움직일 수도 있다. 방범, 육아, 반려동물 관리 등에 유용하다. 'LG 스마트 콘트롤러'는 LG전자가 드론 전문 스타트업 패럿과 함께 개발한 드론 콘트롤러로, 드론을 직접 움직이고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갤럭시S7, 더욱 탄탄해진 기본기와 가상현실

갤럭시S7은 전작의 아쉬운 부분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유사한 디자인, 더 강화된 성능, 마이크로 SD 카드 지원, 방수/방진 기능 추가 등이 그 증거다. 아이폰6/아이폰6s의 관계와 유사하다.

갤럭시S7의 핵심 경쟁력은 가상현실이다. 페이스북(오큘러스VR), 에픽게임즈 등 가상현실 업계의 거물과 협력해 갤럭시 제품군과 기어VR이 가상현실 업계의 선두주자임을 각인하는데 힘썼다. 갤럭시S7 언팩 행사에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가 깜짝 등장해 가상현실 업계의 비전과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가상현실은 가장 사회적인 차세대 플랫폼"이라며, "최고의 하드웨어 기업 삼성전자와 오큘러스VR이 협력해 최고의 가상현실 경험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는 3D 그래픽 업계의 선두주자 '에픽게임즈'와 협력해 갤럭시S7과 기어VR을 통해 실행되는 3D 게임 데모를 시연했다. 가상현실 그래픽 제작에 최적화된 언리얼 엔진과 불칸 API를 통해 제작된 이 테크 데모를 통해 모바일 가상현실 기기도 PC용 가상현실 기기 못지않은 실감나는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또, 행사장 전 좌석에 기어VR을 설치해 가상현실의 가능성을 참가자들이 직접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 2016년 IT 업계의 대세로 떠오른 가상현실 분야의 선두주자다운 행보다. 가상현실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전용 액세서리 '기어 360'도 함께 공개했다.

갤럭시S7
갤럭시S7

삼성페이에 대한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국내와 북미 지역에서 스마트폰 간편 결제의 편리함과 가능성을 보여준 삼성페이는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그 가능성을 시험받는다. 3월 중국 서비스를 시작으로 호주, 브라질, 싱가포르, 스페인, 영국, 캐나다 등 7개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갤럭시S7은 이러한 삼성페이 보급의 선봉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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