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소유욕 충만, 슬림형 게이밍 데스크탑 에이수스 ROG G20CB
[IT동아 김영우 기자] '컴퓨터'라고 한다면 곧장 데스크탑 PC를 떠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좀 아닌 것 같다. 현재 컴퓨터 시장은 노트북이나 태블릿, 스마트폰 등이 주력이다. 데스크탑의 매력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장르의 컴퓨터가 따라오지 못하는 데스크탑만의 장점은 역시 '성능'이다. 노트북이나 태블릿과 같은 소형 기기는 공간 및 배터리의 제약으로 인해 일정수준 이상의 성능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고성능을 추구할수록 본체는 커지고 투박해진다. 이것이 바로 현재의 데스크탑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물론 슬림함을 추구하는 소형 데스크탑도 있긴 하지만 이런 제품들은 대부분 노트북 수준의 낮은 성능을 내기 때문에 해답이 될 수 없다.
반면, 이번에 소개할 에이수스(ASUS)의 게이밍 데스크탑인 ROG G20CB(이하 G20CB)는 기존의 데스크탑과 확실히 차별화를 하고 있다. 에이수스 G20GC는 사양이 다른 몇 가지 세부 모델로 나뉘는데, 이번 리뷰에 이용한 G20GC 1A I76700 모델은 코어 i7-6700 CPU(스카이레이크)에 지포스 GTX 980 그래픽카드를 탑재했다. 현재 팔리는 전체 PC 중에서 거의 최상급 수준이다. 게다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상당히 슬림하고 화려한 외형까지 겸비한 것이 눈에 띈다. 고성능 게이밍 데스크탑에 대한 편견을 바꿀만한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SF 영화 소품 연상시키는 슬림하고 화려한 외형
에이수스 G20CB의 외형은 확실히 눈에 띈다. 네모반듯한 일반적인 데스크탑과 달리, 마치 SF 영화의 소품을 연상시키는 독특함을 갖췄다. 특히 양 측면을 곡면으로 처리했으며, 전면 패널 및 후방 바닥 부분 사이사이에 LED 장식을 넣어 화려하게 꾸민 것이 인상적이다. 참고로 이 LED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발광 패턴이나 컬러를 바꿀 수도 있으니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설정해 개성 표현을 해보자.
전면 중앙을 수직으로 가로지르는 붉은색 틈새에 오디오 입출력 및 USB 3.0 포트, 그리고 슬림형 블루레이 드라이브 등을 배치해 기능미를 살렸으며, 어지간한 데스크탑에서는 꾸밈없이 노출시키곤 하는 본체 후면 역시 붉은색 패널로 마감해 깔끔함을 더했다.
에이수스 G20CB의 본체 두께는 10cm 정도로, 이른바 LP 규격이라고 하는 슬림형 데스크탑과 비슷하다. 하지만 스카이레이크 코어 i7및 지포스 GTX 980을 비롯한 내부 사양을 고려한다면 흔히 볼 수 있는 슬림형 데스크탑과는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 그래서 그런지 보기보다 무게(6.38kg)는 상당하다.
USB 3.1, DP, 기가와이파이 등 신형 인터페이스 다수 갖춰
후면 인터페이스의 구성도 충실하다. 총 6개의 USB 포트는 USB 2.0 및 USB 3.0, 그리고 USB 3.1 규격 2개씩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USB 3.1은 최대 10Gbps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지원하는 최신 규격으로, 기존의 USB 3.0(5Gbps)의 2배, USB 2.0(480Mbps)의 20배에 달하는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아직 USB 3.1 규격의 주변기기가 많지 않지만 언젠가는 활용할 날이 올 것이다.
그 외에 눈에 띄는 후면 인터페이스는 영상 출력 관련 포트다. 위쪽에 HDMI 1개, 그리고 아래쪽에 DP(디스플레이 포트) 3개 및 DVI와 HDMI 포트가 1개씩 달려있어 총 6개의 영상 출력 포트가 달려있다. 다만, 위쪽의 HDMI 1개는 그래픽카드가 아닌 메인보드에 연결된 것이다. 여기에 연결된 모니터는 그래픽카드가 아닌 CPU 내장 그래픽의 성능으로 화면을 출력하므로 에이수스 G20CB의 온전한 성능을 활용할 수 없다. 게임을 하려면 아래쪽(그래픽카드 부분)의 HDMI나 DP, 혹은 DVI에 모니터를 연결하도록 하자.
그 외의 네트워크 관련 인터페이스는 기가비트(1Gbps) 지원 유선랜 포트 1개 및 블루투스 4.0, 그리고 무선랜 기능을 탑재했다. 특히 에이수스 G20CB에 내장된 무선랜 기능은 이른바 기가와이파이라고 불리는 최신 와이파이 규격인 802.11ac 규격을 지원한다. 그리고 안테나가 노출되어있지 않아 보기에도 깔끔하다.
전원 2개를 연결해야 하는 이유
구성 면에서 에이수스 G20CB의 가장 특이한 점이라면 외부 전원을 2개 꽂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PC는 본체 내부에 파워서플라이(전원공급장치)를 갖추고 있어 단지 1개의 전원 케이블만 연결하면 되지만, 에이수스 G20CB의 경우, 본체 내에 파워서플라이가 없는 대신 외부의 전원 어댑터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다. 본체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서다.
그런데 워낙 내부 사양이 높다 보니 일반적인 전원 어댑터 1개로는 충분한 전력을 공급하지 못해 2개의 어댑터를 각각 연결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각 어댑터의 용량은 230W와 180W이며 이 2개를 브래킷으로 붙여 하나의 어댑터처럼 운반할 수 있게 구성했다. 다만, 그래도 전원 케이블은 각각 따로 꽂아야 한다. 그리고 2개의 어댑터를 붙여둔 브래킷의 크기가 어지간한 일반 PC용 파워서플라이만큼 크다. 다소 아쉽긴 하지만, 본체의 크기를 줄이면서 사양에 걸 맞는 전력을 공급받기 위해선 이런 방법 밖에 없었을 것이다.
참고로 2개 중 1개(본체 위쪽)의 전원 포트만 연결해도 PC의 부팅은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엔 지포스 그래픽카드가 작동하지 않고 CPU 내장 그래픽으로만 화면을 출력한다. 이 경우에는 그래픽 구동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대신 시스템 전체의 소비전력은 줄어든다. 게임을 하지 않을 때는 전기 요금을 아끼기 위해 전원을 1개만 꽂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본래 이런 크기의 PC 케이스에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지포스 GTX 980과 같은 고사양 그래픽카드를 탑재할 수 없다. 에이수스 G20CB의 경우엔 전원부를 본체 바깥으로 빼고 그래픽카드를 메인보드의 수직 방향이 아닌 수평 방향으로 배치시켜 작은 본체를 실현했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무난하고 평범
본체 및 전원 어댑터 외의 구성품은 키보드 및 마우스를 1개씩 제공한다. 무선이 아닌 유선 규격인데, 이는 빠른 반응 속도를 중시하는 게이머들의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키보드는 기계식이 아닌 일반적인 멤브레인 방식이라 키를 누르는 느낌은 평범하다. 그래도 키보드 양쪽에 LED를 넣어 외관을 꾸몄으며 음량을 조절할 수 있는 노브를 우측 상단에 달아 나름의 개성을 추구했다. 다만, 마우스는 디자인이나 기능 면에서 너무 평범한 것 같다.
최신, 최상 하드웨어로 꾸며진 내부 사양
에이수스 G20CB는 외형도 볼 만 하지만 내부 사양은 더욱 흥미롭다. 리뷰용 G20GC 1A I76700 모델의 경우, 인텔 최신 6세대 코어 프로세서 시리즈인 코어 i7-6700(쿼드코어 3.4GHz, 코드명 스카이레이크)를 위시하여 기존의 DDR3 보다 성능이 향상된 DDR4 메모리를 16GB 탑재했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고급형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GTX 980(4GB)를 더했다. 여기에 256GB의 SSD와 1TB HDD까지 동시에 탑재하고 있어 저장장치 구성 면에서도 속도와 용량 사이의 균형이 잘 맞는다. 이 정도면 그야말로 상위 1% 수준의 높은 사양이다. 운영체제는 윈도우10 홈 64비트 버전이 설치되어 있다.
다만, 사용자가 개인적으로 내부 사양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느 수준까지 되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본체 여기저기를 살펴봐도 나사 구멍이 거의 눈에 띄지 않고, 본체 분해를 주저하게 만드는 보증 관련 봉인 스티커가 붙어있기 때문이다. CPU-Z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 시스템에 인텔 H170 칩셋 기반 메인보드가 탑재되어 있으며, 램 슬롯은 2개를 가지고 있는 건 확인했다. 출고 시에 이미 8GB(DDR4) 메모리 2개가 달려있으므로 추가적인 메모리 확장(최대 32GB)을 하고자 한다면 기존의 메모리를 제거해야 하는 건 확실하다.
실제로 구동해 본 성능은?
제품의 기본적인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그래픽 성능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3DMark를 구동, 초기값 상태(1,920 x 1,080 풀HD 해상도)에서 테스트를 해보니 11135점으로 측정되었다. 이 정도면 현재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대부분의 게임을 풀HD 해상도의 최상위 옵션에서 원활하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이 정도 크기의 데스크탑에서 이런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실제로 게임도 구동해봤다. 모든 게임의 그래픽 품질은 최상으로 높였으며 화면 해상도는 풀HD급(1920 x 1080)과 4K UHD급(3840 x 2160)을 바꿔가며 테스트를 진행했다. 다만, 수직동기화와 같이 시스템의 성능을 일정 수준에서 제한하는 옵션은 해제했다.
가장 먼저 구동해 본 게임은 MMORPG인 '파이널판타지14'다. 초반 20여분 정도를 플레이하며 퀘스트 및 사냥 진행을 해보니 풀HD 해상도에선 평균 90~100 초당 프레임을 유지하며 대단히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했으며, 4K UHD 해상도에서도 평균 50 프레임 수준으로 역시 원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인기가 높은 잠입 액션 게임인 '메탈기어솔리드V 팬텀페인'도 플레이 해봤다. 아프가니스탄 맵에서 30여분 정도 각종 임무를 수행하며 초당 프레임을 측정했다. 풀HD 해상도에서 평균 60프레임으로 측정이 되었는데, 이는 메탈기어솔리드V라는 게임 자체가 최대 초당 프레임을 60프레임으로 고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직동기화 옵션을 해제해도 변화는 없었다. 만약 프레임 제한이 없었다면 이보다 높은 수치도 가능했을 것 같다. 4K UHD 모드에선 평균 34 프레임을 기록했다. 풀HD 모드에 비하면 낮은 수치지만, 게임을 불편 없이 진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해 본 게임은 높은 시스템 사양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더 위쳐3’다. 초반 20여분을 플레이 해보니 풀HD 모드에선 평균 50프레임, 4K UHD 모드에선 23 프레임 전후로 측정되었다. 사실 이 게임을 이렇게 모든 그래픽 품질을 최상으로 두고 즐기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이 점을 고려해보면 에이수스 G20CB는 더 위쳐3를 원활하게 플레이 하는데 충분한 성능을 갖췄음을 알 수 있다.
열 배출 구조 양호, 전용 소프트웨어도 다수 탑재
참고로 이런 작은 본체에 고사양을 구현한 시스템은 발열에 의한 안정성 저하가 걱정되기 마련이다. 특히 에이수스 G20CB는 본체 상단 및 후면을 제외하면 별다른 통풍구도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런데 게임을 오랫동안 플레이 했는데도 의외로 발열 수준은 양호했다. 본체 상단에 약간의 열기가 느껴지긴 했지만 온도계로 측정해보니 섭씨 40도 전후로 약간 따뜻한 정도다. 그렇다고 냉각팬의 소음이 시끄러운 것도 아니다. 제법 괜찮은 냉각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품의 활용성을 높이는 전용 소프트웨어의 제공도 눈에 띄는 점이다. USB 포트의 충전 속도를 높이는 Ai Charger II, 성능과 소비전력 사이의 균형을 조절하는 파워 매니저(Power Maneger), 게임이나 스트리밍 시의 인터넷 속도를 최적화하는 게임 퍼스트 III(GameFirst III) 등이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사운드의 성향을 바꾸는 오디오 위저드(AudioWizard) 등의 부가 기능도 제공한다.
조립PC에 없는 완성품PC만의 장점 극대화
에이수스의 게이밍 데스크탑인 ROG G20CB는 게이머 입장에서 제법 탐나는 제품이다. 단순히 하드웨어 사양이 높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런 PC는 돈만 있다면 누구라도 부품을 조립해 당장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스카이레이크 코어 i7 + 16GB DDR4 + 지포스 GTX 980 + SSD + HDD 수준의 사양을 갖춘 PC가 이렇게 크기가 작을 뿐 아니라 디자인까지 깔끔하다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이런 성능의 슬림형 데스크탑은 따로 조립하기도 어렵고, 무리해서 조립하더라도 안정적인 작동이 보장 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검증까지 마친 제품을 제조사에서 생산해 준다면 참으로 환영할 만한데, 에이수스 G20CB이 바로 그런 제품이다. 에이수스 G20CB는 11월을 전후해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200만원대가 예상된다.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제품은 분명 아니지만, 성능 및 전반적인 구성을 생각해 본다면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