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 비즈니스센터, "서울 동북권 창업 생태계를 만듭니다"
[IT동아 안수영 기자] 청년 창업과 일자리 창출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며, 그 중요성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각종 정부기관 및 지역 사회에서는 창업을 지원하는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다.
서울 동북권의 경우, 취약한 고용 기반을 개선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노력을 집중적으로 펼치는 곳이 바로 성북구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성북 스마트 앱 창작터, 이하 성북 비즈니스센터)다. 이 기관은 명칭 그대로 성북구(구청장 김영배)에서 1인 창조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며, 성북구청에서 주관 및 운영하고 서울상공회의소 성북구상공회(회장 이주영)가 참여하고 있다.
성북 비즈니스센터는 과연 스타트업 및 창업 생태계를 위해 어떤 지원을 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알아보고자 직접 센터를 방문했다.
성북 비즈니스센터는 서울 성북구 동소문로 63에 위치해 있다.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역 4번 출구에서 나와 5~10분 가량 직진하면 된다.
센터의 모습은 일반 사무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칸막이로 구성됐으며, 입주기업들이 제 자리에서 열심히 뭔가 작업을 하고 있었다. 분위기는 조용했지만, 두런두런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도 있었다. 이용자들의 말에 따르면 각종 창업 정보를 교류하는 것은 기본, 서로 필요한 업무에 대해 도움을 주고받기도 한다고.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 이용을 희망하는 사람은 창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창업넷의 종합관리시스템에 회원가입하고, 해당 절차에 따라 회원카드 발급을 신청해야 한다. ‘1인 창조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라 업종 및 자격 요건상의 증빙 서류에 결격 사유가 없는 경우, 승인을 받은 후 신분증을 확인해 본인임을 확인하고 비즈니스센터 회원 카드를 발급받는다.
사무실 자리는 지정석과 자유석으로 나뉜다. 지정석은 비즈니스센터 입주기업 심의위원회의 입주기업 심사평가에서 사업의지, 사업화 가능성 등에 대한 면접을 통해 선정된 후에 지정 좌석을 배정받은 입주자들이 이용하는 좌석이다. 자유석은 비즈니스센터 회원카드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전국 어느 곳이든지 이용할 수 있다. 시설을 이용하려면 '창업넷 예약하기'에서 센터별 사무실 입주현황을 미리 확인하거나, 시설 이용을 희망하는 센터에 전화로 확인한 후 신청해야 한다.
사무실을 지나 좀 더 내부로 들어가면 회의실, 전망이 탁 트인 베란다도 마련되어 있다. 작은 방 모양의 사무공간도 3개 있는데, 이곳은 입주기간은 종료됐지만 매출 실적이 우수한 기업들이 심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입주할 수 있다.
사무공간 외 성북 비즈니스센터가 창업자에게 제공하는 지원 및 프로그램은 무엇이고, 여느 창업지원센터와는 어떤 점이 다를까. 성북 비즈니스센터의 최승철 센터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성북 비즈니스센터는 어떤 곳인가?
성북 비즈니스센터는 서울 동북권(성북구, 노원구, 강북구, 도봉구 등)의 취약한 고용 기반을 개선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2011년 출범했다. 성북 비즈니스센터는 성북구청에서 운영하며, 창업자에게 입주 공간 및 각종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성북 비즈니스센터는 주로 IT 분야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으며, 앱이나 게임, 콘텐츠 분야에 특화된 기업을 경력자 위주로 선발한다. 관련 분야에서 직장 생활이나 창업을 한 경험이 있는 기업들이 주로 입주하는 셈이다. 물론 대학생과 같은 예비창업자들도 받는다. 예를 들면 성신여대나 한성대의 스마트 창작터에서 추천을 받고, 국민대 게임교육원에서도 인재를 영입한다.
Q. 성북 비즈니스센터가 창업자들을 위해 지원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창업에 필요한 사무 공간과 물품을 제공한다. 창업자를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발표회, 간담회, 세미나를 지원하며, 봄과 가을에는 야외 네트워킹을 한다. 올해의 경우 세미나보다는 실질적인 지원 및 교육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다.
창업자를 위한 교육으로는 프레젠테이션 스킬, 사업계획서 고도화와 R&D 자금확보 전략 등을 제공하고 있다. 기술 개발에 대한 교육은 많지 않다. 입주기업들의 업종이 다양하고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주기업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수시로 요청을 받아 전문가를 불러서 돕고 있다. 예를 들면 특허 자문과 법률, 세무 자문을 수시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성북 비즈니스센터는 입주기업이 홈페이지를 만들거나 홍보 활동을 할 수 있는 지원사업 예산을 많이 책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실제 기업 운영에 도움이 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성북 비즈니스센터는 센터 자체만이 아닌 관내 유수의 기관들과 연계해 창업과 사업화를 돕고 있다. 이를 통해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까지 지속적으로 네트워킹하고 멘토링하는 사후 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창업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성북구청은 서울지방중소기업청과 SH공사가 협약을 체결하여 창업자들에게 원룸형 임대 주택을 제공하는 '도전숙'을 운영하고 있다.
Q. '도전숙'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우리 경제 환경에 창의성 및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창조산업 경제로 변화하면서, 성북구에서도 창조기업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했다. 그래서 1인 창조기업 활성화를 위해 2011년에 성북구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를 설치했다. 또한 2013년에는 서울지방중소기업청 및 SH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1인 창조기업인을 위한 직주 혼합형 원룸형 공공임대주택 '도전숙'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도전숙(도전宿: 도전하는 사람들의 숙소)이란 저소득 1인 창조기업인 및 창업준비생에게 숙식할 수 있는 공간, 스스로 창조하고 함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주택을 말한다. 도전숙은 2014년부터 전국 최초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도전숙 제1호에는 21호실 21개 기업이 입주를 완료했고, 2015년에는 제2호까지 확대돼 15호실 15개 기업이 입주를 완료했다. 각 세대마다 주차장, 싱크대, 화장실 등이 마련되어 있으며, 독립적인 원룸에서 지낼 수 있다. 회의실에 빔 프로젝터 등이 설치되어 있어 이 역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입주 기업에게는 멘토링, 법률, 세무 자문 등을 지원한다. 입주 기간은 2년이며, 기간 연장을 통해 최대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사실, 도전숙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도전이었다. SH공사에서 추진하는 공공임대주택은 입주 대상자가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에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저소득 1인 창조기업인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려면 국토해양부의 지침을 개정해야 했다. 지속적인 요청과 노력 끝에 2014년 1월에 지침 개정이 이루어졌고, 도전숙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2015년에는 제2호점까지 추가 공급했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대해 1인 창조 기업인들이 생활에 대한 걱정 없이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2016 서울시 참여예산사업으로 5,000만 원을 확보한 만큼 아낌 없이 지원하고자 한다.
Q. 성북구 내에 많은 대학들이 있는데, 이들 대학과 협력해 창업을 지원하거나 일자리를 창출하는 프로그램도 있나?
물론 있다. 성북구에 위치한 대학들이 상당히 많은데(고려대, 국민대, 성신여대, 한성대, 동덕여대 등), 이들 대학과 협력해 인재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성신여대, 한성대에 '스마트 창작터'가 있는데, 이 스마트 창작터는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하는 기관 중 하나로, 사업성이 있는 기획서를 낸 인재를 지원하는 곳이다. 성북구 비즈니스센터는 관내 스마트 창작터와 연계해 멘토링, 자금 지원 등 창조기업가들이 실질적으로 창업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
이러한 사업 육성을 바탕으로 외부기관과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해 멘토링과 투자 등을 도울 예정이다. 이전에는 일자리가 많지 않고 지리상 외곽에 있다 보니 눈에 잘 띄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벤처캐피탈 및 통신사들이 성북구에 입주한 기업들을 찾아오고 있다.
즉, 성북 비즈니스센터는 센터 자체에서 창업자를 육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전숙과 성북구벤처창업지원센터, 성북구 내 대학들과 연계해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성북 비즈니스센터에 입주한 창업자들은 실제 어떤 지원을 받고 있고,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이에 대한 창업자들의 생각을 물었다. 주식회사 디오인사이트의 유승환 대표, 잇스트라드의 전형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먼저 회사 소개를 해 달라
유승환 대표(이하 유): 디오인사이트는 CMS 기반 웹 제작 및 템플릿 온라인 마켓 서비스를 서비스하는 기업이며, 여행 패키지 상품을 분석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도 하고 있다.
전형일 대표(이하 전): 잇스트라드는 스마트 미디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원격 레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각종 예술, 공연 분야의 레슨을 아우르고 있다.
Q. 성북 비즈니스센터에는 어떻게, 왜 입주하게 되었나?
유: 작년 10월 성북 비즈니스센터에 입주했다. 처음에는 개인 사업자로 왔고, 지난 4월 법인을 설립했다. 창업을 하면서 여러 센터를 알아봤는데, 성북구의 멘토링 서비스와 사후 관리가 체계적이라 생각해서 선택하게 됐다. 현재 1인 기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개발자다. 혼자서 창업을 하다 보니, 개발 외에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현재 성북 비즈니스센터에서 세무, 법무를 비롯해 기획서 작성 등 다양한 교육을 받고 있다. 그때 그때 필요한 것을 요청하면 유관 기관 분들을 매칭 받아서 궁금증을 해소할 수도 있었다.
창업을 하면 가장 어려운 것이 자금 조달이다. 스타트업이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하나는 정부 지원을 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벤처캐피탈 투자를 받는 것이다. 디오인사이트의 경우, 아직 서비스를 개발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벤처캐피탈을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초기 창업자들은 정부 정책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러한 점에서 현재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성북구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가 일종의 인큐베이터인 셈이다.
전: 성북구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에는 올해 1월에 입주했다. 입주 당시에는 예비창업자였고, 지난 4월에 창업을 했다. 입주하면서 실질적인 지원을 받았다. 예를 들면 초기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자금지원이 필요한데, 이번에 센터에서 홈페이지 제작 비용을 지원받아 사이트를 만들 수 있었다.
여러 창업자가 모여 있다 보니 커뮤니티가 형성된다는 것도 좋다. 나는 음악과 예술만 했기 때문에 관련 분야 사람들밖에 모르는데, 이 곳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얻을 수 있었다. 다들 창업하는 입장에서 대화를 하다보면 사업에 응용할 만한 아이디어나 접목 기회를 얻기도 하고, 정보도 교류할 수 있다. 입주한 창업자들끼리 경쟁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협업을 하면서 도움을 주고받기도 한다.
Q. 센터에 입주해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유: 센터에 입주한 기간 동안 서비스를 만들어서 사업화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초창기다 보니 아이디어 보강 단계에 있지만, 팀을 구성하고 아이템이 좀 더 보강이 되면 사무실을 나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것이다.
전: 스타트업의 목표는 생존이라고 생각한다. 생존을 위해 최대한 센터를 활용해볼 계획이다. 입주 기간 동안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고, 가능하다면 우수 기업들이 모여 있는 방으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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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