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CPU도 '짝퉁'이 있나요?
[IT동아 이상우 기자]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 주에는 비정품 CPU의 존재 여부에 관한 지인의 질문을 재구성해봤습니다. 질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번에 조립PC를 만들어보려고 이런 저런 정보를 검색하는 중이었는데요, '짝퉁 CPU'와 관련한 기사를 접하게 됐어요. 짝퉁 CPU라는게 실제로 있나요? 그리고 정품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CPU는 매우 정교한 컴퓨터 부품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짝퉁이라고 인식하는 '외관은 비슷하지만 내부가 전혀 다른 형태의 제품'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른바 '대륙의 연금술'로 외형을 흉내 내서 비슷하게 생긴 짝퉁 CPU를 만들 수야 있겠지만, 절대 올바르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단지 CPU 모양의 쇳덩어리에 불과하죠.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짝퉁 CPU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짝퉁 CPU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비정품 CPU'를 의미합니다. 비정품 CPU의 종류는 크게 병행수입, 리마킹, 리패킹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병행수입부터 이야기해보죠. 병행수입이란 정식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다른 유통경로를 통해 수입된 제품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해외서 유통 중인 제품을 누군가가 가져와 국내 시장에 판매하는 거죠. 엄밀히 말해 짝퉁은 아닙니다. 인텔이 직접 제조한 CPU가 맞습니다. 다만 정품 CPU와 달리 국내에서 A/S를 받을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는 인텍앤컴퍼니, 코잇, 피씨디렉트 등 세 곳의 인텔 정품 CPU 공인 대리점을 통해 수입, 유통된 제품만을 정품으로 보고 있으며, 이 경우 구매시점으로부터 3년간(트레이 제품의 경우 1년) A/S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조립PC를 만들 때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병행수입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요즘은 병행수입 제품과 정식유통 제품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1~2만 원 아끼려다가 CPU가 고장나면 새로 사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죠. 따라서 정품 CPU를 사는 것이 여러모로 안전합니다.
'리마킹'이란 말 그대로 제품 이름을 다시 쓰는 방법입니다. CPU 표면에 새겨진 이름을 지워버리고, 소켓이 같은 다른 CPU의 이름을 써넣는 거죠. 만약 코어 i3 프로세서를 코어 i7으로 바꾸고 포장지를 바꾼다면 판매자는 이것만으로 엄청 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정품 CPU가 박스에 포장된 형태로 유통된 이후부터 이런 박스 제품이 아닌, *트레이 유통 제품에서는 이런 사례가 종종 보이기도 합니다.
*박스와 쿨러가 포함된 정품과 달리, 트레이 유통 제품은 오직 CPU만 포장해 판매한다. 이는 PC 제조사에 납품될 물량 중 일부를 가져와 판매하는 것으로, 정품과 비교해 A/S 기간이 짧다.
'리패킹'은 재포장 제품을 의미합니다. 즉 트레이 유통 제품에 쿨러와 박스를 포함해 정품으로 둔갑시키는 방법이죠. 판매자가 '정품'과 '트레이(벌크) + 쿨러'를 구분해 명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 악덕 판매자는 트레이 + 쿨러 제품을 마치 정품인 것처럼 판매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정품 CPU 구분 방법은 무엇일까요? 박스를 확인해보면 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인텔의 국내 공인 대리점 세 곳을 통해 유통되는 제품은 모두 정품이며, 이러한 제품은 박스 옆에 정품 인증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만약 박스 형태의 유통 제품이 아닌, 조립PC를 구매했다면 본체에 스티커가 붙어있는지(혹은 스티커를 함께 주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만약 스티커를 찾을 수 없다면 박스나 CPU 표면에 있는 시리얼 넘버를 공인 A/S 센터(1577-7855)를 통해 확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런 정품 CPU를 탑재한 PC에 대해서는 '셀프PC 케어 서비스'라는 통합 PC A/S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CPU를 직접 구매하는 사람 대부분은 직접 PC를 조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나 봅니다. 여기서는 전문 상담원이 전화를 통해 PC 고장에 관한 상담을 해줍니다. CPU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PC 고장이나 느려진PC 관리에 관한 상담도 지원하고, 필요에 따라 원격 지원도 가능합니다. 단 이러한 서비스는 인텔 정품 박스 CPU가 탑재된 조립PC에 한해서만 제공합니다.
답변이 됐나요? 정리하자면 "비정품 CPU는 존재하며, 국내에서는 A/S를 받을 수 없다. 정품 CPU를 사용하면 조립PC도 브랜드PC처럼 A/S를 받을 수 있다"가 되겠네요.
*내용 추가(24일 18시 56분)
병행수입의 A/S 정책에 관해 궁금해하는 사용자가 많아 이에 관한 인텔의 정확한 A/S 정책을 알려드립니다. 인텔 CPU는 국제 보증(World Warranty)을 지원하기 때문에 해당 제품을 구매한 국가에서 A/S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직접 구매했거나 병행수입된 제품을 구매한 경우 인텔 말레이시아 글로벌 A/S센터에서 A/S를 받으시면 됩니다. 개인이 직접 글로벌 A/S센터에 고장난 CPU를 보내거나, CPU 병행수입 업체를 통해 보내면 됩니다. 다만, 국내에서 직접 A/S를 처리하지 않는 만큼 정품 CPU와 비교해 A/S 처리 기간이 오래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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