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문가들이 꼽은 올해의 사진영상기기는 무엇일까?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매년 8월~9월 경 사이, 유럽영상음향협회에서는 영상음향 관련 기기들을 부문별로 선정해 'EISA 어워드(European Imaging and Sound Association Award)'를 수상한다. 1982년부터 시작된 이 어워드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관련 업계에서는 전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수상으로 손꼽힌다. 이와 비슷한 성격으로는 유럽 이미지 출판 협회(TIPA) 어워드가 있다.

EISA 어워드는 유럽 내 22개 국가, 50여 개의 전문지의 편집장이 주를 이뤄 올해를 빛낸 영상음향 제품을 선정한다. 올해는 카메라 11개 렌즈 7개로 총 18개 제품이 여러 부문별로 이름을 올렸다. 무엇인지 한 번 훑어봤다.

캐논 EOS 5DS / 5DS R (전문가 DSLR 부문)

지난 6월에 출시한 DSLR 카메라로 5,060만 화소의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가 특징이다. 이는 35mm 필름 규격의 DSLR 카메라 중 가장 높은 것이다. 고해상도의 이미지는 두 개의 디직(DIGIC)6 영상처리엔진을 거친다. 5D의 탈을 쓰고 있지만 중형 카메라에 필적하는 실력을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캐논 EOS 5DS/5DS R
캐논 EOS 5DS/5DS R

원래 EOS 5D는 출시 초기에 보급형 풀프레임 DSLR 카메라를 자처하며 새 지평을 열었다. 이후 EOS 5D 마크2부터는 동영상 촬영 기능으로 주목 받으면서 인기를 얻었고, 5D 마크3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

5DS 시리즈는 기존 5D와 다른 상위 기종의 개념으로 EOS 5D 마크 계열과 EOS 1D 계열 사이에 놓여 있다. 고화소에 특화된 라인업으로 전문가와 하이-아마추어의 취향을 저격한 전략형 모델인 셈. 카메라 사양이나 구성, 기능들도 이에 맞춰져 있다.

EISA 측은 "EOS 5DS와 5DS R은 업계 최고 해상도의 DSLR 카메라로, 화질을 중요시 하는 전문 사진작가를 위한 완벽한 선택이 될 것"이라 평가했다.

캐논 EOS 7D 마크2 (프로슈머 DSLR 부문)

캐논 EOS 7D 마크2
캐논 EOS 7D 마크2

EOS 7D 마크2는 지난 2014년 하반기에 출시됐다. 캐논의 APS-C 규격(35mm 필름대비 초점거리 1.6배) DSLR 카메라로 2,020만 화소 이미지 센서와 두 개의 디직6 영상처리엔진을 탑재하며 처리성능을 높였다. 초당 10매 연사를 지원하고 모든 측거점이 교차방식(크로스)으로 피사체 대응능력이 뛰어나다.

EOS 5D 마크2 이후 시절부터 돋보이던 동영상 촬영 기능도 여전하다. 풀HD 해상도 영상을 초당 60 프레임으로 기록하고, 최대 감도 ISO 1만 6,000을 지원해 고감도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EISA 평가단도 EOS 7D 마크2의 빠르고 정확한 자동초점 성능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평가에는 "순간포착이 중요한 스포츠나 액션, 야생동물 사진작가들에게 적합하다"고 되어 있다.

니콘 D5500 (컨슈머 DSLR 부문)

지난 2월 출시된 니콘 D5500은 '아빠 카메라'로 이름 날리던 D5300의 후속 카메라다. APS-C 규격의 니콘 DX 포맷(35mm 필름대비 초점거리 1.5배)을 쓰고 있으며, 니콘 DSLR 카메라 중 처음으로 디스플레이에 터치 기능을 담기도 했다. 2,416만 화소의 이미지 센서는 최대 ISO 2만 5,600의 고감도를 지원해 어떤 환경에서든 자연스러운 사진을 기록한다.

니콘 D5500
니콘 D5500

D5500은 경량화를 위해 본체에 '세리보(Sereebo)'라는 복합 소재를 채용했다. 프레임과 몸체가 하나로 구성된 모노코크 구조를 통해 내구성은 높이고, 고탄성 탄소섬유 소재를 통해 경량화를 이뤄냈다.

사진을 잘 모르는 초보자나 가족 단위의 사용자들이 쉽게 사진을 찍고 공유할 수 있도록 와이파이 기능이나 간편한 촬영 후보정 기능들이 탑재된 점도 특징이다. 풀HD 해상도 영상 기록도 지원한다.

"열광적인 사진작가가 최상의 이미지를 만들고 공유하기 위한 모든 것이 D5500에 탑재되어 있다"는게 EISA 평가단의 소감이니 그 목적만큼은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올림푸스 OM-D E-M5 II (프로슈머 컴팩트 시스템 카메라 부문)

올림푸스 OM-D E-M5 II
올림푸스 OM-D E-M5 II

클래식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의 아이콘 같은 올림푸스 OM-D의 중급기 라인업인 E-M5. 특유의 성능과 합리적인 가격을 양립시켜 어느 정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E-M5 II는 그 후속 제품으로 기존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5축 손떨림 방지 기구를 탑재해 가치를 높였다.

E-M5 II는 1,600만 화소의 마이크로포서드(35mm 필름대비 초점거리 2배) 규격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손떨림 기구를 활용한 4,000만 화소 촬영 기능으로 스튜디오 같은 정적인 환경에서 고해상도 사진 기록이 가능하다.

평가단도 이 카메라의 기능과 성능적인 부분에 높은 점수를 줬다. 평가 내용을 보면 "4,000만 화소 복합촬영 모드는 풀프레임 DSLR에 버금가는 화질이다. 빠른 초점 성능과 크게 개선된 동영상 촬영 모드는 흥미로운 기능"이라고 되어 있다. "E-M5 II는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컴팩트 시스템 카메라 중 하나"라는 주옥 같은 멘트도 잊지 않았다.

소니 DSC-HX90V (여행용 컴팩트 카메라 부문)

소니 사이버샷 DSC-HX90V
소니 사이버샷 DSC-HX90V

소니 HX 시리즈는 작은 크기에 고배율 줌렌즈를 탑재한 제품들이 포진해 있다. 때문에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는 카메라 중 하나다. HX90V는 그 특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출시되어 주목 받았다.

기존 소니 렌즈를 탑재했던 전 제품들과 달리 HX90V에는 칼자이즈 렌즈를 탑재했다. 4.2-123mm(35mm 환산 24-720mm)의 30배 줌 렌즈를 통해 멀리 떨어진 피사체도 확실하게 잡아낸다. 조리개는 3.5-6.4로 약간 아쉽지만 고배율 줌으로 이를 상쇄한다. XAVC S 포맷의 고화질 영상 기록이나 와이파이, NFC 등을 지원하는 등 부가기능도 화려하다.

평가단 역시 새롭게 탑재된 칼자이즈 렌즈에 높은 점수를 준 눈치다. NFC와 GPS 내장도 평가에 반영된 듯 하다. 이들 덕분에 "어디서나 함께 하는 뛰어난 소형 크기의 여행 카메라"라고 평가했다.

소니 알파7 II (전문가 컴팩트 시스템 카메라 부문)

소니 알파7 II
소니 알파7 II

미러리스 카메라에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파격을 행한 알파7. 그 후속으로 출시된 알파7 II는 하이브리드 자동초점 시스템과 5축 손떨림 억제 기구를 더해 완성도를 높였다. 2,400만 화소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는 고해상도 이미지를 기록한다. 전작 알파7에 손떨림 억제 기구가 없었기 때문에 알파7 II에 주목한 소비자도 제법 있었을 듯 하다.

평가단도 알파7의 대안으로 알파7 II의 가치를 인정했다. 기존에는 초점도 느리고 손떨림 억제 기구도 없었던 터라 하이브리드 AF 시스템과 5축 손떨림 억제 기구가 반가웠던 모양이다.

LG G4 (스마트폰 카메라 부문)

최근 몇 년 사이에 스마트폰이 크게 성장했다. 때문에 EISA에도 그 때문인지 스마트폰 부문을 신설해 해마다 한 제품씩 선정하고 있다. 올해에는 LG의 G4가 스마트폰 카메라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카메라 기능이 강조된 G4에는 수동 촬영과 비압축(RAW) 사진 기록, f/1.8 조리개 값의 렌즈 등이 탑재됐다. 화소는 1,600만으로 순간을 기록하기에 부족함 없다.

LG G4
LG G4

EISA 평가단도 G4의 카메라 기능이 뛰어나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3축 손떨림 억제 기능과 레이저 초점 기능으로 저조도 환경에서도 피사체를 잡아내는 점, 정확한 화이트밸런스를 위한 컬러스펙트럼 기술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주머니에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를 원하지 않는 일상 사진작가를 위한 제품이라는 내용도 볼 수 있었다.

DxO 원 (사진 혁신 부문)

제법 눈에 띄는 카메라도 있다. 바로 DxO 원(One)인데, 얼핏 보면 액션캠 같이 생긴 이 녀석이 카메라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아무튼 이 제품이 사진 혁신(Photo Innovation) 부문을 거머쥐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DxO 원
DxO 원

이 카메라는 자체만으로도 카메라의 역할을 하지만 아이폰과 함께하면 그 효과가 배가된다. 측면에 있는 라이트닝 단자로 아이폰과 연결하면 그 자체가 뷰파인더가 되기 때문이다. 라이트닝 단자만 있기 때문에 타 제품과는 호환되지 않는다.

DxO 원은 카메라 자체의 사양도 인상적이다. 1인치 판형의 2,020만 화소 이미지 센서를 올렸다. 소니 RX100 시리즈와 같은 크기의 센서다. 11.9mm(35mm 환산 초점거리 32mm)의 렌즈는 f/1.8의 밝은 조리개 값을 지녀 저조도 환경에서의 촬영 능력과 배경날림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비압축 RAW 촬영 및 풀HD 해상도 30프레임 영상 기록 등도 지원한다.

평가단도 참신함에 높은 점수를 줬다. "최고 품질의 이미지로 사진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공한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EISA 어워드 2015-2016 사진 부문에는 총 11개의 카메라(스마트폰)가 선정됐다. 이 기사에는 총 8개의 제품을 소개했다. 아직 3개가 더 있는데, 궁금하면 홈페이지(www.eisa.eu)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면 된다. 여기에는 후지필름이나 파나소닉, 라이카 등 제품도 포함되어 있다. 렌즈도 부문별로 7종이 선정되어 있으므로 관심이 있으면 한 번 확인해 보자.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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