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마트폰 테더링을 자주 쓴다면, SKT LTE 와이파이 'T포켓파이'
[IT동아 이문규 기자] 테더링(tethering)의 테더(tether)은 동물이 도망가지 못하게 말뚝에 '묶는다'는 뜻이다. 스마트폰 도입과 함께 등장한 용어, 테더링은 스마트폰의 데이터 이동통신을 다른 기기도 사용할 수 있도록 두 기기를 '묶어' 주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의 테더링(혹은 핫스팟-hotstop) 기능을 켜고, 자체 통신 기능이 없는 태블릿PC나 노트북을 스마트폰에 연결하면, 스마트폰 이동통신을 통해 태블릿PC/노트북이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다. 물론 연결 이후 스마트폰의 데이터 사용량은 급격히 증가한다.
이 테더링 기능은 주로 외근이 잦은 직장인들에게 대단히 유용하다. 하루 종일 외부에서 근무하는 영업사원이나 본 리뷰어와 같은 기자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기능이다. 하지만 이 스마트폰 테더링에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제한, 제약이 있다. 스마트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돼 있지 않다면 데이터 사용량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고, 결정적으로 테더링 사용하는 동안 스마트폰 배터리가 급속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인터넷 속도 역시 그리 만족스러운 정도는 아니다(웹 서핑에는 별 무리 없지만).
모든 이에게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지만, 노트북/태블릿PC 등의 외부 인터넷 연결이 필요한 이들에게 유용한 테더링 전용 기기가 출시됐다. SK텔레콤의 초소형 테더링 동글 'T포켓파이'다.
T포켓파이는 '주머니(포켓, pocket) 속에 들어가는 와이파이'라는 의미다. 그런 만큼 크기는 대단히 작고 무게(72g)도 가볍다. 그러니 가방은 물론 자켓이나 바지 주머니에 넣어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을 수준이다. 구조도 간단하다. 앞쪽에 전원 버튼, 뒤쪽에 충전을 위한 마이크로USB 단자 뿐이다. 바닥 커버를 열어 배터리를 교체할 수도 있다(제품 포장에 여분 배터리가 하나 더 들어있다). 디자인도 간결하고 세련됐다. 휴대 하면서 흠집 나지 말라고 전용 파우치도 제공된다. 개인적으로, 기기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파우치를 씌우지 않는 게 좋은 듯하다.
T포켓파이 전원을 켜면 상단에 세 개의 녹색 LED(이동통신 감도, 전원 상태, 와이파이 상태)가 들어온다. 이후 일반적인 와이파이 연결 방법과 동일하게,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의 와이파이를 켜고 T포켓파이 신호(T Pocket-Fi + 숫자열, 내부 배터리 슬롯에 적혀있음)를 선택해 연결하면 된다.
제품설명서를 참고해 와이파이 초기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물론 최초 연결 후에는 와이파이 비밀번호와 설정 페이지 로그인 계정 비밀번호를 반드시 변경해야 한다. T포켓파이 설정 페이지(웹 브라우저에 IP주소 입력: 192.168.1.1)에서는 T포켓파이에 연결된 기기, 배터리 용량, LTE 데이터 사용량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T포켓파이는 LTE 이동통신을 802.11 a/b/g/n 규격의 와이파이로 연결하니, 일반적인 스마트폰 테더링 연결보다는 유연하고 빠르며, 특히 다른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기타 와이파이 지원 기기 등 최대 10대 기기를 연결할 수 있으니 외부 회의/미팅 시에 대단히 유용하다. 상대방에게 선심 쓰듯 와이파이 연결을 열어주는 넓은 아량을 베풀 수 있다. 다만 사용자 자신 기준 반경 5미터 이내의 와이파이 연결을 위한 소형 기기라 출력 반경이 그리 넓진 않다. 이건 개인용 기기니 와이파이 반경이 오히려 좁은 게 낫다. 특히 차량 이동 중 차 안을 와이파이 공간으로 만들어 여러 명이 간단한 업무를 처리하기에 요긴하다.
통신 속도도 생각보다 썩 괜찮다(공식적인 최대 지원속도는 10Mbps). 물론 집이나 사무실 내 와이파이 수준은 못 되지만, 웹 서핑에도 스마트폰 테더링보다는 안정적인 속도를 보여주고, 이메일 첨부 파일을 내려받을 때도 비교적 원활하다. T포켓파이로 온라인 게임을 즐기거나 고화질 동영상을 시청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이걸 그 용도로 사용하는 것 자체가 애당초 무리다. 추가로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면 통신 속도가 200kbps로 제한될 뿐 연결 자체가 차단되지는 않는다(이메일 정도 확인하는 수준).
앞서 잠깐 언급한 대로, 배터리는 2개가 들어 있고 개당 1,800mAh 용량으로, 설명서에 따르면 5시간 정도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배터리 사용시간은 데이터 이용량에 따라 다를 수 있다). 2개 배터리를 번갈아 사용하거나, 이마저 부족하면 외장 배터리 등으로 충전할 수도 있으니(마이크로USB 단자) 배터리 부족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리라 본다(적어도 본 리뷰어는 그랬다).
자, 이제 남은 건 요금제와 약정이다.
T포켓파의 기본 요금은 10GB - 15,000원(부가세 별도), 20GB - 22,500원(부가세 별도)이다. 데이터 용량 대비 요금을
따지면 20GB 상품이 경제적으로 보인다. 여기에 T포켓파이 단말기 가격도 배제할 수 없다. 단말기는 정가가 12만 7,600원(부가세
별도)인데, 2년(24개월) 약정으로 사용해야 단말기 비용이 면제된다(단말기가 작고 예뻐서 그런지 가격이 상대적으로 좀 비싸다).
T포켓파이의 대상 사용자가 직장인이나 비즈니스맨 임을 감안하면 데이터양과 약정 기간에서 크게 불리할 건 없지만, 과연 스마트폰 요금제와
별도로 가입해 사용할 만하겠느냐가 관건이다.
사실 이는 본 리뷰어가 판결을 내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사용자의 데이터 사용 패턴 및 형태와 사용량, 스마트폰 요금제 등에 따라 필요/불필요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본 리뷰어가 경험한 바로는, 스마트폰 테더링 접속이 하루에 한번 이상, 한 시간 이상 유지한다면, 자신의 스마트폰 요금제를 조정하며 T포켓파이를 충분히 사용할 만하다.
본 리뷰어는 업무 특성 상 외부 미팅/회의가 잦고, 노트북을 통해 주로 문서 파일과 이미지 파일을 이메일 등으로 주고 받으니 스마트폰 테더링보다는 한결 수월하고 유용했다. 앞서 말한 대로, 동료 혹은 회의 당사자와 와이파이 연결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적지 않은 이점이다. 또한 T포켓파이는 현 스마트폰 가입 통신사를 가리지 않으니 누구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결론은, 스마트폰 테더링 경우보다 비용이 저렴하진 않지만, 그보다는 폭 넓고 유연한 와이파이 연결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T포켓파이는 통신 비용 절감을 위한 기기는 아니다.
끝으로, SKT는 T포켓파이 출시 기념해, 올해 12월 31일까지 가입자에 한해 3GB의 추가 데이터를 제공한다(단, 가입 후 3개월만 제공). T포켓파이는 국내 전용이라 해외 로밍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