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당신의 눈을 지켜 드립니다' 벤큐 GW2760HM 아이케어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우리의 눈은 늘 피로하다. 하루 동안 인공 조명과 화면에 많은 시간 노출되기 때문이다. 실내에서 PC나 노트북의 화면을 보고, 이동 중에는 스마트폰이나 내비게이션 화면을 본다. 집에 와서는 TV를 켜고 시간을 보내며, 자기 전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만지작거리면 눈이 피로하지 않은게 이상할 정도. 이 때문에 눈 관련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부쩍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이런 점들이 대두되면서 업계에서는 이를 억제하기 위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이 중에서 PC 모니터 시장이 제법 활발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눈에 피로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깜빡임(플리커) 현상을 억제하거나, 수면 장애 또는 망막 손상을 일으킨다는 의혹을 가진 청색광(블루라이트)를 줄이는 등의 기능으로 사용자 눈 보호에 앞장서 나가고 있다.

벤큐(BenQ)는 이런 부분에서 비교적 앞서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제법 빨리 시력 보호를 위한 기술을 추가했다. '아이케어(Eye- Care)'가 대표적인 기술인데, 깜빡임 현상을 억제한 플리커프리(Flicker-free) 기술이나 청색광 억제(Low Blue Light) 기술을 앞세운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사용자들이 비교적 유용하게 쓸 기능들도 최근 꾸준히 추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벤큐 GW2760HM도 그런 모니터 중 하나다.

27인치 풀HD VA-LED 모니터

벤큐 GW2760HM 아이케어의 디자인은 무난하다. 화려한 치장도 없고, 기교 또한 부리지 않았다. 20만 원 초반대 가격의 모니터라는 점을 뇌 속에 상기하고 바라보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느낌을 전달한다고 볼 수 있다. 모니터를 감싸는 프레임인 베젤이나 지지대는 모두 검은색으로 유광 마감되어 고급스러움을 준다.

사실, 이 제품과 동일한 구형 모델이 존재한다. 제품명도 GW2760HM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이는 2012년에 출시된 제품으로 아이케어 기술이 빠져 있다. 혹시나 혼동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이케어 대응 제품은 박스에 플리커 프리 로고나 기타 관련 아이콘이 인쇄되어 있어 확인 가능하다.

벤큐 GW2760HM
아이케어.
벤큐 GW2760HM 아이케어.

디스플레이 부분을 보면 제법 큼직하다. 모니터가 27인치(68.5cm)이기에 시원하고 넓은 화면 감상이 가능하리라 전망된다. 가로 589mm, 세로 336mm의 디스플레이 영역을 제공한다. 제조사가 밝힌 패널 사양은 VA 계열로 A-MVA 패널을 탑재했다. 4ms의 회색전환 속도(GTG)를 가지고 있으며, 고정 명암비 3,000:1 등의 사양을 가졌다.

주요 기능을 조작하기 위한
버튼.
주요 기능을 조작하기 위한 버튼.

모니터 조작을 위한 버튼은 후면에 모두 모았다. 총 6개로 전원버튼을 시작으로 아이센스(Eye-Sense), 청색광 억제 버튼 등으로 구성됐다. 음량 조절이나 밝기 등도 이 측면 버튼에서 조작한다. 버튼이 측면에 있었으면 조작이 편했을 듯 하지만 자칫 지저분하게 보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후면에 버튼을 배치한 것은 어느 정도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버튼의 위치도 혼동이 없도록 만들었다.

대신 전면에는 전원과 청색광 조절을 위한 버튼 외에는 모두 점 표시가 되어 있어 사용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 - 표시나 아이콘 등으로 쉽게 인지하게 만들었으면 만족감이 더 좋았을 듯 하다.

벤큐 GW2760HM 아이케어의
후면.
벤큐 GW2760HM 아이케어의 후면.

후면 구성도 깔끔하다. 마치 탄소섬유를 연상케 하는 후면 패널은 자칫 심심할 수 있을 제품에 포인트를 준다. 비록 후면이라 자주 볼 일은 없겠지만 나름대로 차별화가 이뤄지는 부분이다. 중앙에는 100 x 100mm 규격의 베사(VESA) 규격 마운트 홀이 있다. 이에 대응하는 스탠드나 벽에 걸어 쓰면 된다.

연결 단자가 보이지 않는 구성이기 때문에 지저분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후면에 1W 출력의 내장 스피커를 2개 달아 스피커 없이 간단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더 제대로 된 사운드를 경험하고 싶다면 별도의 스피커를 연결하는 것이 좋겠다.

벤큐 GW2760HM 아이케어의
입력단자.
벤큐 GW2760HM 아이케어의 입력단자.

연결 단자 구성은 간단하다. DVI, HDMI, D-SUB 등의 영상 입력 단자가 있으며, 이들 옆에 스테레오 입출력 단자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비록 디스플레이 포트(DP)는 없어도 HDMI 정도로 충분한 호환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은 아니다.

플리커 프리, 로우 블루라이트로 내 눈을 지켜라!

이 모니터의 가장 큰 특징은 벤큐의 '아이케어' 기술이다. 말 그대로 눈을 관리하는 기술이 있다는 것. 그 중에는 플리커 프리와 로우 블루라이트가 있다. 사실 이 두 기능이 아이케이의 핵심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비슷한 기능을 품은 모니터를 여러 제조사에서 내놓을 정도로 선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벤큐 GW2760HM 아이케어의 청색광 조절
기능.
벤큐 GW2760HM 아이케어의 청색광 조절 기능.

플리커는 모니터의 깜빡임을 말한다. 대부분의 LCD 모니터는 패널 뒤에 있는 백라이트로 화면 밝기를 조절하는데, 이 빛은 우리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점멸한다. 비록 자신은 깜빡인다는 것을 크게 인지하지 못하지만, 눈은 영향을 계속 받는다. 깜빡이는 것을 계속 바라보고 있으면 빠른 물체를 바라볼 때처럼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 민감하면 플리커 현상으로 두통이나 시야 흐림 등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 모니터의 화면이 전혀 떨리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일반 모니터와 달리 백라이트를 켜고 끄는게 아니라, 전력을 줄여 밝기를 제어하는 식으로 눈의 피로를 최소화 했다.

로우 블루라이트를 -70%로 설정한 모습.
로우 블루라이트를 -70%로 설정한 모습.

< 로우 블루라이트 적용을 최대(-70%)로 설정한 상태, 일반 모니터보다 밝기와 발색이 조금 다르다. >

로우 블루라이트는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 파장의 빛을 줄여주는 기능이다. 이론상 파장이 짧은 청색 빛은 자외선에 가깝기 때문에 에너지가 높다. 이런 이유에서 의학계에서는 오래 노출됐을 때, 수면장애나 망막 손상을 일으킨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청색광을 억제하면 화면의 발색에 영향을 준다. 청색광을 줄일수록 화면은 자홍색을 띄기 때문이다. 이에 GW2760HM 아이케어는 멀티미디어 감상(-30%), 웹 서핑(-50%), 사무용(-60%), 독서용(-70%) 등 4가지의 모드를 제공해 사용자의 상황에 맞게 청색광을 줄일 수 있다.

자연스러운 발색 능력 돋보이는 벤큐 GW2760HM
아이케어.
자연스러운 발색 능력 돋보이는 벤큐 GW2760HM 아이케어.

기본적인 모니터 성능은 타 모니터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27인치 디스플레이는 풀HD(1,920 x 1,080) 해상도를 지원한다. 여기에 300 칸델라(cd)의 밝기, 3,000:1의 명암비를 가졌다. 이 외에 동적 명암비를 2,000만:1을 지원하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는게 좋겠다.

화면은 넓지만 풀HD이기에 모니터 픽셀 간격은 0.311mm 수준이다. 대부분 27인치 모니터가 QHD(2,560 x 1,440) 해상도를 제공하고 있어, 해상도 측면에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고해상도로 인한 화소 밀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이 해상도가 좋은 대안 중 하나다. 물론 벤큐에서는 27인치에 아이케어 기능을 갖춘 모니터 라인업이 있다. 조금 더 비싸지만 말이다.

아래에서 봐도 색 왜곡이 비교적
적다.
아래에서 봐도 색 왜곡이 비교적 적다.

어무튼 벤큐 GW2760HM 아이케어에는 A-MVA 패널을 달았고 백라이트는 LED다. 화면을 직접 보니 화사한 화면이 눈에 들어 온다. 여기에 수평/수직 시야각 178도 정도로 어디에서 바라봐도 색 왜곡이 적다. 가장 취약한 부분 중 하나인 하단에서 바라봐도 색 왜곡이 적음을 알 수 있었다.

다양한 기능을 설정하도록
지원한다.
다양한 기능을 설정하도록 지원한다.

다양한 설정 메뉴도 이 모니터의 자랑이다. 청색광 억제 기능은 기본이고, 환경에 맞는 색을 지정하면 더 즐겁게 즐기도록 도와준다. 여기에는 영화, 게임, 사진, sRGB, 절전, 사용자 설정 등이 제공된다. 화면 모드와 오버스캔 등의 기능도 별도로 갖췄다. 기능 만큼은 다른 모니터가 부럽지 않다.

각 화면 모드를 적용하니 색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 다른 모니터는 화면 모드를 적용할 때, 색이 과하게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벤큐 GW2760HM 아이케어는 자연스러운 색 표현이 이뤄졌다. 게이머나 문서 사용자 등 폭넓은 소비자를 겨냥하고자 한 흔적이다.

아... 이 가격에 QHD 해상도였더라면

허황된 꿈이라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다. 벤큐 GW2760HM 아이케어의 가격은 온라인 기준으로 20만 원을 갓 넘는 수준이다. 27인치 크기에 이런 가격이라면 손해 본다는 느낌은 아닐 것이다.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면서 눈도 보호해 준다니 말이다. 그런데 사람이란게 참 간사한 존재라 무언가 조금 더 많은 것을 바라게 된다. 이 제품 역시 이런 기능과 가격에 QHD 해상도(2,560 x 1,440)를 적용해 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벤큐에 QHD 해상도와 아이케어를 모두 제공하는 제품이 있다. 그런데 비교적 값이 나가기 때문에 드는 욕심이 아닐까 싶다. 반면, 고해상도 모니터 도입 보다 큰 화면에 풀HD 정도의 적당한 해상도를 가진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눈 건강까지 신경 써주는 벤큐 GW2760HM 아이케어가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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