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볍고 날렵한 노트북의 매력, LG 그램 14Z940
[IT동아 김영우 기자] 작년 초 시장에 첫 선을 보인 LG전자의 그램 시리즈는 여러모로 눈에 띄는 제품이었다. 무엇보다 주목 받은 점은 역시 그램이라는 이름에 걸 맞는 가벼운 무게(980g)와 얇은 두께, 그리고 휴대성이었다. 덕분에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다만, 그런 그램에게도 약간 아쉬운 점은 있었다. 우선 화면이 13.3인치로 좀 작은 편이었고, 배터리 사용 시간도 짧은 편이었다. 이번에 소개할 2세대 제품인 그램 14(14Z940 시리즈)는 전작을 한층 개선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그램은 인텔 5세대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브로드웰) 및 신형 인텔 SSD를 탑재하는 등, 인텔의 신기술을 전면적으로 도입한 것이 눈에 띈다.
화면은 키우고 무게는 그대로
그램 시리즈의 정체성과도 같은 가벼운 무게와 얇은 두께는 그대로다. 화면이 13.3인치에서 14인치로 커졌지만 두께는 13.6mm에서 13.4mm로 좀 더 얇아졌으며 무게는 980g으로 전작과 같이 가볍다. 화면이 커진 것에 비해 좌우 너비는 303mm에서 324mm로 21mm 정도만 커졌다. 이는 화면을 둘러싼 베젤의 너비를 최소화한 덕분이다.
슬림형 노트북이다 보니 측면 포트의 수가 많지는 않지만 필수적인 건 다 갖췄다. 일반 USB 포트가 2개, 마이크로 USB 포트가 1개 있으며, 음성 입출력 포트 1개와 함께 외부의 TV나 모니터와 연결할 때 주로 쓰는 HDMI도 탑재했다. 유선랜 포트는 없지만 마이크로 USB 포트를 유선랜 포트로 전환하는 젠더를 1개 기본 제공하며, 2개의 일반 USB 포트는 모두 3.0 규격이라 고속 외장하드를 지원한다.
또한, 다른 슬림형 노트북과 달리 표준 크기의 HDMI 포트를 갖추고 있어서 별도의 변환 케이블 없이 일반 HDMI 케이블 연결이 가능한 것도 나름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그 외에 메모리카드 슬롯의 경우, 일반 SD카드가 아닌 마이크로SD규격이다. 디지털카메라 사용자들은 다소 아쉬울 수 있으나 최근 스마트폰에서 마이크로SD카드를 주로 쓰기 때문에 이를 딱히 단점이라고 만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무난한 키보드, 보기 편한 화면
키보드 부분을 살펴보면 소형 노트북 치고는 각 키의 면적이 넓은 편이고 눌리는 깊이나 반발력도 적절한 편이다. 이른바 '전자계산기스러운' 타이핑 감각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상단의 F1~F12에는 기능(FN)키와 함께 눌러 이용하는 단축 기능이 나열되어 있다.
음량이나 화면 밝기 조정 기능키 정도야 다른 노트북에도 다 있는 것이지만 그램 14의 경우, 그 외에도 시스템의 각종 설정(하드웨어, 전원관리, 보안, 덮개 오픈 시 자동 부팅 등)을 할 수 있는 LG 컨트롤센터(F1키), 저음을 강화하거나 가상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는 DTS 사운드 기능(F8키), 그리고 화면의 청색광을 최소화하여 눈의 피로를 줄이는 리더 모드(F9키) 등을 원터치로 실행할 수 있는 기능키도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리더 모드의 경우, 장시간 동안 문서 작성을 하거나 전자책을 읽고자 할 때 유용할 것이다.
화면의 경우, LG전자 노트북 답게 IPS 패널을 탑재했다. 시야각이 넓어 측면이나 위쪽, 혹은 아래쪽에서 보더라도 이미지의 왜곡이 거의 없으며, 색감이나 선명도도 우수한 편이다. 화면 해상도는 풀HD(1,920 x 1,080)급이다. 최근 풀HD급 이상의 해상도를 갖춘 WQHD급(2,560 x 1,440) 화면의 노트북도 나오는 추세이긴 하지만, 14인치급의 크기에서 풀HD급을 넘는 해상도라면 아이콘이나 글씨가 너무 작아 보일 수도 있고 최근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들이 대부분 풀HD급 수준이니 이 정도면 무난하다.
내부 사양 살펴보니 SSD까지 '인텔 인사이드'
14Z940 시리즈는 세부 모델에 따라 사양이 조금씩 다른데, IT 동아 리뷰에서 이용한 모델은 5세대 인텔 코어 i5-5200U 프로세서(브로드웰)에 8GB DDR3 메모리, 그리고 180GB의 인텔 535 시리즈 SSD를 탑재하고 있다. 이중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프로세서와 SSD다. 브로드웰 프로세서는 이전 모델에서 쓰던 4세대 코어(하스웰) 대비 전력효율과 그래픽 성능이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인텔 535 시리즈의 경우, 기존의 530 시리즈를 개량한 인텔의 신형 SSD다. 제조사 발표 기준 540MB/s의 읽기 속도 및 490MB/s의 쓰기 속도의 양호한 성능을 발휘한다. 인텔은 특히 SSD의 핵심 부품이라고 할 수 있는 낸드플래시와 컨트롤러까지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몇 안되는 업체이기도 하다. 그리고 최근 출시되는 상당수의 SSD는 단가가 낮은 대신 성능과 수명 면에서 논란이 많은 TLC 방식 낸드플래시를 쓰곤 하는데, MLC 방식인 인텔 SSD는 그런 불안에서 한층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SSD의 성능을 좀더 최적화하기 위해선 인텔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SSD 관리 소프트웨어인 인텔 SSD 툴박스(Intel SSD ToolBox)를 설치하는 것을 권한다.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SSD의 상태 진단 및 성능 최적화 등을 할 수 있으며 예상 잔여 수명까지 보여주므로 여러모로 유용하다.
신형 프로세서와 SSD를 탑재한 덕분인지 전반적인 사용 감각은 상당히 쾌적하다. 특히 부팅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인데, 전원 버튼을 누른 후, 윈도8.1 운영체제 부팅을 완료하기까지 6~7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정도 부팅 속도라면 굳이 대기모드나 절전모드를 쓸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쾌적한 사용 감각, 게임 성능도 그럭저럭
그 외에 인터넷 서핑이나 문서작성, 동영상 감상과 같은 일상적인 PC 이용 면에서는 어지간한 데스크톱 못지 않은 사용 감각을 기대할 수 있었다. 특히 동영상 구동 능력의 경우, 4K UHD(3,840 x 2,160 해상도)급 의 MP4 파일도 끊김 없이 구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게이밍 노트북을 지향하는 제품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게임을 구동할 수 있는지도 진단해 볼 필요는 있다. 국민게임이라 불리는 리그오브레전드(LOL)을 플레이하며 평군 초당 프레임을 측정해봤다. 약 30프레임 내외라면 불편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수준, 60프레임 이상이면 더할 나위가 없는 수준이다.
화면 해상도 1,920 x 1,080에 그래픽 품질을 '중간'에 두고 3:3 대전을 20여분 정도 진행해보니 유닛의 수가 적을 때는 50~60 프레임, 유닛이 많이 나오는 장면에선 30~40프레임 정도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정도면 제법 원활한 진행이 가능하다. 만 약 좀 더 높은 프레임을 원한다면 화면 해상도를 HD급(1,280 x 720) 정도로 낮추는 것도 좋겠다. 물론 GTA5나 위쳐3 같은 본격적인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성능은 아니지만, 시중에 서비스 하고 있는 캐주얼한 인터넷 게임 정도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배터리 효율, 전작보다는 개선되었는데...
배터리 이용 시간도 특정해봤다. 전원 설정을 윈도8.1 초기값인 '균형 조정'에 두고 배터리 100% 상태에서 HD급 동영상을 연속으로 구동하며 배터리를 소진시켰다. 테스트 결과 약 5시간 정도를 구동한 후에 배터리 경고 메시지가 뜨는 것을 확인했다. 4시간 정도도 힘겨워하는 경우가 많던 전작에 비하면 제법 전력 효율이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타사의 동급(브로드웰) 사양 제품 중에는 6시간 이상 배터리를 유지하는 제품도 있었다. 전작보다 개선된 건 확실하지만, 아직도 배터리 유지시간이 아주 길다고 말하긴 힘들다. 두께가 얇다 보니 일정 수준 이상의 배터리를 탑재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물론 그만큼 타사의 제품은 그램에 비해 좀 더 두껍고 무겁긴 하다.
2세대로 진화한 LG전자의 간판 노트북
그램 시리즈는 LG전자의 간판 노트북으로 자리 잡은 제품이다. 2세대 제품인 그램 14(14Z940 시리즈) 역시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를 갖췄으며, 특히 인텔 브로드웰 프로세서 및 신형 SSD의 특성을 살려 기대 이상의 성능 및 쾌적한 사용 감각도 제공한다. 굳이 흠을 잡자면 (좀 더 두껍고 무거운) 타사의 동급 사양제품에 비해 배터리 유지 시간이 약간 짧다는 것이다.
참고로 그램 14 시리즈는 세부 사양에 따라 제법 다양한 세부 모델이 존재한다. 2015년 7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펜티엄급 프로세서를 갖춘 80만원 대 제품부터 코어 i7급 프로세서를 갖춘 160만원 대 제품까지 있다. 성능과 가격의 균형을 생각한다면 100만원 대 초반에 팔리는 코어 i5급 제품이 적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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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