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업무용 노트북으로 딱! 에이서 아스파이어 E5-573G
[IT동아 이문규 기자] 전세계 노트북 판매량이 데스크탑을 넘어섰음에도, 가정이든 회사든 데스크탑을 고수하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성능이다. 예전에는 데스크탑과 노트북의 성능 차이가 확연했다. 때문에 성능 집약적 작업을 처리하는 데는 아무래도 노트북보다 데스크탑이 유리했다(물론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특히 게임 분야나 미디어(영상, 사진 등) 편집 분야가 데스크탑을 선호한다.
둘째, 가격이다. 전통적으로 노트북 가격은 유사 사양의 데스크탑보다 비쌀 수 밖에 없다(IT제품은 작아질수록 비싸다). 이후 PC부품 가격 인하와 제조력 강화 등으로 노트북 가격도 예전보다는 대폭 저렴해졌다. 예전에는 '노트북'하면 흔히 100만 원 내외를 예상했는데, 지금은 20~30만 원대 쓸 만한 노트북도 많이 출시돼 있다.
이 두 가지 조건을 적절히 충족할 수 있다면 데스크탑 대신 노트북을 사용하길 권할 만하다. 에이서(acer)의 아스파이어(Aspire) 시리즈 노트북이라면 더욱 그렇다. 데스크탑에 견주어 만만치 않은 성능을 갖췄으면서도 가격은 예전 노트북보다 한결 저렴하다(참고로, 데스크탑의 경우 모니터까지 포함한다면, 유사 사양의 노트북과 가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
리뷰에 앞서, '에이서'라는 브랜드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이가 있을 테니 잠깐 설명한다. 에이서는 에이수스(Asus)와 MSI 등과 함께 대만을 대표하는 글로벌 PC제조사다. '대만'이라 하니 왠지 씁쓸하다고? 에이서는 올해 1분기에도 전세계 노트북 시장 점유율 순위 다섯손가락 안에 든 기업이다(1위는 레노버, 2위 HP, 3위 델, 4위 에이수스 순). 애플이 6위, 삼성전자는 8위다. 국내에서는 아무래도 삼성, LG에 비해 판매처나 AS센터 시설은 부족하지만(대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품질과 완성도 면에서는 그들과 차이 없다. 결론을 말하면, 브랜드 인지도나 성능, 품질에 있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제품이다.
이 리뷰에 등장하는 에이서 아스파이어 'E5-573G-7692' 모델은 원래 '게이밍 노트북'으로 소개된 제품이라 기본 사양이 데스크탑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 간단히 훑어 보면, CPU는 인텔 코어 i7-5500U 2.4GHz 프로세서, 메모리는 4GB, 그래픽은 엔비디아 지포스 940M(비디오 메모리 4GB), 128GB SSD 등을 장착한 15.6인치 화면의 노트북이다. 데스크탑보다 월등한 성능이라고는 못할지언정, 가정이든 직장이든 대부분의 PC 업무를 능란하게 처리할 수 있는 사양임에는 분명하다. 게이밍 노트북답게 메모리 슬롯도 2개라 8GB 메모리 두 개를 끼우면 최대 16GB까지 확장할 수 있다. 사양으로만 보면 업무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상당히 과분하다. 물론 게이밍 성능이 필요한 업무도 많으니 그런 작업 환경에 어울린다.
우선, 15인치급 노트북이라 무게는 2.4kg 정도 나간다(전원어댑터 제외). 휴대하긴 곤란해도 이동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방 저방 혹은 이 사무실 저 사무실을 옮겨가며 사용하기에는 무리 없다. 건장한 체격이라면 백팩에 넣어 휴대해도 좋다. 15인치 화면이니 문서 작업 등에도 크게 모자라지 않고, PC용 모니터를 본체 좌측에 있는 D-Sub 단자나 HDMI 단자에 연결해 '디스플레이 확장' 모드로 사용하면 노트북 화면의 제약에서도 나름대로 벗어날 수 있다.
15인치 노트북이니 키보드 배열 역시 넓고 여유롭다. 크기 작은 데스크탑용 키보드 배치/배열과 거의 비슷하며, 우측에 숫자 패드도 있으니 액셀 등의 수치 입력 작업에도 그리 불편하지 않다. 물론 데스크탑용 키보드만큼 리드미컬한 타이핑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노트북 키보드(팬타그래프 방식)도 익숙해지면 나름대로 칠 만하다. 실제로 아스파이어의 키감은 노트북 키보드치고는 그리 나쁘지 않다. 지금 이 리뷰 원고 역시 아스파이어로 작성하고 있는데, 데스크탑에서 타이핑하던 그 속도, 그 리듬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다만 키보드 아래 터치패드 크기가 좀 커서 타이핑하며 양손 손목 부분이 터치패드에 닿아 타이핑 오류가 가끔 발생한다. 따라서 USB 마우스를 따로 사용한다면 Fn 키 + F7 키를 동시에 눌러 터치패드 사용을 잠가 두는 게 좋다. 터치패드는 널찍해 좋긴 한데, 왼/오른쪽 버튼을 누를 때 약간 덜렁거리는 듯한 느낌이 있다.
데스크탑을 대체할 노트북답게 본체 좌우측 면으로 다양한 입/출력 단자를 배치했다. 좌측에는 D-Sub, HDMI 등 영상 출력 단자, 유선 랜 단자, USB 3.0 단자 2개, 이어폰 단자 등이 있고, 우측에는 USB 2.0단자가 하나, 앞쪽에는 SD메모리 슬롯도 있다. 이 정도면 PC 사용에 있어 필요한 대부분의 단자를 갖춘 셈이다. 두께로 봐서는 ODD가 있을 듯하지만, 요즘 노트북 시류에 맞게 ODD는 넣지 않았다(ODD를 추가 부착할 수 있는 공간은 마련해뒀다).
한편, 전반적인 디자인과 색상은 뛰어나지도, 그렇다고 딱히 뒤떨어지지도 않은 무난하고 준수한 수준이라 평가한다. 굳이 하나 꼽자면 커버의 직물 패턴 무늬가 그런대로 눈에 띄며, 한쪽에 메탈 색상의 'acer' 로고도 나름대로 괜찮아 보인다. 아울러 괜히 멋 낸다고 커버 등 표면을 투명 처리하지 않아 지문이나 오물이 쉽게 묻지 않으니 좋다.
다만, 이 노트북, 아스파이어 E5-573G-7692는 윈도가 아닌 리눅스(린퍼스) 운영체제가 들어 있다. 그러니 윈도 운영체제를 사용할거라면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린퍼스 리눅스는 삭제해도 된다). 윈도 운영체제 가격이 빠져 있어 높은 사양의 노트북임에도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80만 원대다. 따라서 이 노트북은 일반 사용자보다는 기업 내 업무용 PC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대부분의 기업은 윈도 정품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을 테니, 이를 이 노트북에 설치하면 된다. 특히 윈도 7 혹은 윈도 8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면,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윈도 10으로 무료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이런 기업이라면 윈도 라이선스 구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유리하겠다. 개인 사용자라도 자신이 윈도를 설치할 수 있다면 이와 같은 'No-OS' 노트북이 가격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어쨌든 본 리뷰어는 이 노트북에 윈도 7을 설치해 몇 주간 사용했다. 물론 외근 시 휴대하진 않았고, 사무실, 회의실 등을 이동하며 문서 작업 시, 회의 진행 시(빔프로젝터 연결, 주로 D-Sub 단자 연결) 적극 활용했다. 일단 성능 면에서는 매우 만족스럽다. 코어 i7 프로세서와 SSD의 조합에서 이미 성능에 대한 우려는 애초에 거뒀다. 엔비디아 외장 그래픽도 있으니 그래픽 작업이나 온라인 게임 등에도 한결 유리하다. 전세계 대표 온라인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도 그래픽 설정 '높음'으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준다. 이외 국민 총쏘기 게임인 '서든어택', 장수 농구 게임인 '프리스타일' 등의 온라인 게임도 데스크탑에 뒤지지 않을 수준으로 잘 돌아간다(사실 이들 게임은 내장 그래픽으로도 무리 없이 즐길 게임이긴 하다). 15인치 화면이라 윈도 해상도도 1,920 x 1,080을 지원하니 게임이든 문서 작업이든 이미지 작업이든 노트북으로서 큰 불편 없이 처리할 성능이다.
참고로 SSD라도 128GB는 하드디스크로서 용량이 부족할 수 있으니, 중요 데이터 백업을 위해서라도 USB 대용량 외장 하드를 하나 마련해 사용하길 권장한다. USB 3.0 단자도 2개가 제공되니 이를 지원하는 외장 하드라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이외에 아스파이어 E5-573G는 소음과 발열이 거의 없다는 점이 인상적이며, 노트북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USB 단자에 스마트폰 등을 연결하면 충전이 가능하니 전원구가 하나인 상황에서 더 없이 유용하다.
이 정도 사양과 성능, 사용 패턴이라면 가정, 직장 내 일반용 데스크탑을 대체하기에 큰 무리 없어 보인다. 물론 PC용 모니터보다 화면 크기는 작지만, PC용 모니터를 연결해 듀얼 디스플레이로 사용한다면 어느 정도 상쇄된다. 아울러 노트북을 사용하면 데스크탑보다 넓은 작업 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도 하다. 때문에 요즘에는 업무용 PC로 노트북을 지급하는 회사가 많다. 게다가 모니터+본체+키보드+마우스 등을 각각 관리하지 않아도 되니 전산담당자도 편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에이서를 비롯해 에이수스, MSI 등의 글로벌 브랜드 제품은, 국내에서 삼성전자나 LG전자 제품에 비해 인지도가 부족할 뿐이지, PC로서의 성능이나 기능, 완성도 등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에이서 아스파이어 E5-573G 노트북은 운영체제가 포함돼 있지 않기에, 또한 AS센터 등이 전국 방방곡곡에 위치해 있지 않기에, 일반 사용자나 기업 전산담당자가 이를 극복할 수 있다면, 가격대 성능비나 가격대 만족도 측면에서 상당히 매력 있는 노트북이라 평가할 수 있다.
끝으로, 에이서 아스파이어 E5-573G 시리즈는 7692 모델은 외부 검정+내부 짙은 회색, 7783 모델은 외부 검정+내부 흰색으로 색상만 다르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