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안의 방대한 우주, 스텔라리움 가상 천문대
[IT동아 김영우 기자] 현대인, 특히 도시에 사는 현대인이라면 하늘에서 별을 보기가 쉽지 않다. 대기 오염이 너무 심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워낙 바쁘게 살다 보니 하늘 한 번 올려다 볼만한 여유가 없는 탓이 더 크다. 물론 어느 정도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천문대를 방문하거나 천체 망원경을 장만해서 별 관찰을 할 만도 하지만, 그럴만한 사정이 되지 않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이런 현대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소프트웨어 중 하나가 바로 스텔라리움(Stellarium)이다. 이는 방대한 천체 관련 정보를 3D 그래픽 기술을 이용해 재현한 프로그램으로, 말 그대로 당신의 PC 안에 그럴듯한 천문대를 만들어준다. 관측위치도 자유롭게 설정 가능하므로 월면 상공에 떠있는 지구를 볼 수도 있다. 게다가 단순히 천체를 관측하는 것 외에도 별자리 관련 설명과 같은 이야기 거리도 충실히 담고 있어 교육용으로 쓰기에도 적절하다.
< 스텔라리움을 이용하면 월면의 하늘에 떠 있는 지구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스텔라리움은 무료 프로그램이라 네이버 소프트웨어와 같은 공개 자료실에서 부담 없이 다운로드 가능하다. 설치파일의 용량이 140MB 정도로 큰 편이지만 이 소프트웨어에 담겨있는 방대한 세계를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설치 시에 나오는 언어 선택에서 한국어는 없지만, 영어를 선택해서 설치하더라도 상당수의 메시지(메뉴 설명, 일부 천체 이름 표기 등)는 한글로 표기되므로 크게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마우스를 움직이고 휠을 돌리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워
소프트웨어를 처음 실행하면 지면, 그리고 하늘이 화면에 표시된다. 마우스 왼쪽버튼으로 누른 상태로 마우스를 움직여보면 자유롭게 화면이 가능하며, 스크롤 휠을 돌리면 화면의 확대 및 축소도 가능하다. 이 상태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게 천체 관측이 가능하다.
< 마우스로 하늘을 잡아 움직이고 휠을 돌리는 것 만으로도 재미있게 천체 관측이 가능하다>
게다가 스텔라리움의 하늘에 표시되는 모든 점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이를 클릭해보면 화면 좌측 상단에 해당 천체에 관한 자세한 정보(분류, 등급, 거리, 공전주기, 위치 등)가 표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무심코 클릭한 곳에도 사실은 수많은 별들도 가득 차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텔라리움에 표시되는 하늘 그 어떤 곳을 클릭해보더라도 아무런 정보도 표시되지 않는 완전히 빈 공간은 거의 없다. 우주의 방대함, 그리고 경이로움을 체감할 수 있는 순간이다.
< 달이나 화성과 같이 잘 알려진 천체의 경우, 확대하면 상당히 구체적인 형태까지 표시된다>
아무 천체나 선택한 후 마우스 휠을 돌려 확대를 해보면 마치 우주선을 타고 해당 천체에 다가가는 듯 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달이나 토성, 화성과 같이 비교적 관련 정보가 풍부한 천체라면 지형과 같이 상당히 구체적인 모습까지 또렷하게 확인이 가능하다. 물론 이렇게 구체적인 확대 형태가 표시되는 천체는 아주 일부에 불과하며, 대부분은 단순히 반짝이는 구체로만 표현된다.
토성에서 올려다 본 하늘 풍경은 어떤 느낌?
이렇게 단순히 하늘을 빙글빙글 돌리고 확대 축소를 하면서 관측을 하는 것도 충분히 즐겁긴 하지만, 좀 더 활용도를 높이고 싶다면 화면 좌측 하단으로 마우스 커서를 가져가보자. 그러면 6개의 추가 메뉴가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서는 위치, 날짜/시간, 하늘과 보기(화면 표시) 설정, 천체 검색, 그리고 나머지 설정 및 도움말을 이용할 수 있다.
< 현재 위치를 '토성'으로 설정하면 지평선에 고대한 고리가 걸려있는 것을 광경을 볼 수 있다>
특히 ‘위치’는 제법 흥미로운 기능이다. 스텔라리움을 처음 실행하면 현재 사용자가 있는 장소, 즉 대한민국 위치 기준에서 본 하늘을 화면에 표시하게 되는데, 위치 기능을 이용해 해당 장소를 바꿀 수 있다. 현재 시간에서 미국이나 중국, 일본 등의 다른 나라에서 본 하늘을 화면에 불러올 수 있다는 뜻이다. 심지어 지구를 벗어나 달, 태양, 화성 등 다른 별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만약 위치를 달로 설정한다면 당연히 하늘에 지구가 떠있는 광경도 볼 수 있으며, 토성으로 이동했다면 하늘에 거대한 고리가 떠 있는 것도 확인 가능하다.
별자리 보기도 편하게 원 클릭으로
'하늘과 보기' 설정도 제법 재미있는데, 이를 이용해 각 별의 깜박임, 대기의 표현, 좌표계 표시, 별자리 선 등의 표시 여부를 지정할 수 있으며, 지평선에 표시되는 풍경을 취향대로 바꿀 수도 있다. 그리고 이 메뉴에선 읽을 거리를 통해 각 별자리에 얽힌 세계 각국의 문화도 알 수 있다. 다만, 영어로 표시되기 때문에 어학 능력이 부족한 사용자에겐 그다지 쓸모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 별자리나 격자의 표시 여부를 설정하거나 각 천체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도 열람할 수 있다>
그리고 아래쪽의 팝업 메뉴에 마우스 커서를 가져가보면 별도의 설정 창을 열지 않고 자주 쓰는 표시 관련 기능을 빠르게 원 클릭으로 바꿀 수 있는 몇 개의 단축 아이콘이 나타난다. 여기서 별자리의 선과 이름 및 그림, 천체 격자 및 지면, 대기 등의 표시 여부를 빠르게 설정할 수 있다. 그리고 천체의 운동 속도를 조절하거나 대기 표시를 없애 좀 더 편하게 관찰할 수도 있다.
천체 망원경을 직접 보는 느낌? '접안렌즈' 모드
평소부터 천체 관측에 익숙한 사람을 위한 특별한 모드인 '접안렌즈' 모드도 제공한다. 이는 화면 우측 상단에 있는 단축 아이콘을 이용해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쉽게 말해 직접 천체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찰하는 듯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직접 화면을 클릭하거나 검색해서 원하는 천체의 위치를 찾은 후 접안렌즈 모드를 실행하면 마치 실제 천체 망원경을 사용하는 것 같이 해당 천체를 집중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 접안렌즈 모드에선 직접 망원경을 이용하는 듯한 느낌으로 천체 관측이 가능하다>
접안렌즈 모드에선 렌즈의 초점거리, 배율, 이미지 센서 등의 각종 설정을 바꾸어가며 이용할 수도 있다. 셀레스트론, 80EDF, EOS 450D 등 실존하는 각종 광학장비의 성능에 기초한 설정 값도 지정할 수 있다. 이런 점 역시 관찰의 재미를 더해주는 부분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본 기사는 네이버 소프트웨어(http://software.naver.com)의 스페셜리뷰 코너에도 함께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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