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 코어 i7 프로세서를 낳은 인텔 네할렘 아키텍처

이문규 munch@itdonga.com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프로세서라 할 수 있는 인텔의 코어 i7 프로세서는 ‘네할렘(Nehalem) 아키텍쳐’를 기틀로 설계, 제작됐다. ‘네할렘’이라는 이름은 일종의 가명(코드명)인데, 인텔은 전통적으로 지명이나 산, 강의 이름을 제품 개발 코드명으로 삼고 있다. 네할렘 역시 미국 오레건 주 북서쪽에 있는 강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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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말, 코어 i7을 정식으로 출시할 때 인텔에서는 ‘이전 프로세서(코어 2 시리즈)보다 성능은 높이고, 소비전력은 대폭 낮추었기 때문에 기존과는 차별화된 데스크탑/노트북 컴퓨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과연 얼마나 뛰어난 성능을 지니고 있길래 그렇게 자신이 넘쳤던 것인지, 코어 i7 프로세서의 네할렘 아키텍처에 담겨있는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 간략히 알아보도록 한다.

네할렘 아키텍처의 프로세서는 기본적으로 45nm와 32nm 공정으로 제작되며, CPU와 칩셋 등의 각종 구성부품과 효율적인 데이터 통신을 위해 'QPI(QuickPath Interconnect)'라는 신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그리고 펜티엄4에서 사용했지만 코어/코어2로 넘어오면서 잠시 사라졌던 '하이퍼 쓰레딩(Hyper-threading)' 기술도 다시 도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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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 i7 프로세서의 내부 구조

코어 i7 프로세서는 또 한 가지 흥미로운 기술이 접목됐는데, 이른바 '터보 부스트 모드(Turbo Boost Mode)’라는 것이다. 터보 부스트 모드란 놀고 있는 CPU 성능을 한곳으로 몰아서 처리 성능을 최대 한계까지 끌어내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어떤 작업이 CPU의 여러 코어 중 한 개만 사용하고 있는 경우라면, 나머지 한 개(듀얼 코어인 경우) 또는 나머지 3개(쿼드 코어인 경우)의 성능을 하나의 코어에 집중하여 CPU 최대 성능을 발휘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터보 부스트 모드는 '파워 게이트(Power Gates)'라는 신기술을 통해 가능해졌는데, 이 파워 게이트 역시 이번 네할렘 아키텍처 기술에서 처음 선보이는 전력관리 기능이다. CPU, 즉 코어가 놀고 있을 때는 전원 자체를 끊어버려 전력 소비를 최소화하고, 이 전력을 실행 중인 코어에 집중한다는 원리다.

예를 들어보자. 쿼드코어 컴퓨터로 요즘 인기 있는 게임을 하고 있다. 헌데 이 게임의 실행 상황을 모니터링 해보니(윈도우 작업관리자 사용) 코어 하나만 사용하고 나머지 3개 코어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놀고 있다). 기존 아키텍처라면 이 실행하지 않는 코어 3개도 똑같이 전력을 소비하고 있을 테니 그만큼 전력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반면, 네할렘 아키텍처 기반인 코어 i7 프로세서는 '터보 부스트 모드'와 '파워 게이트'의 기술로 인해 놀고 있는 나머지 3개 코어의 소비 전력을 차단하고, 이를 실행 중인 한 개의 코어에 집중함으로써 하나의 코어로 처리성능을 향상시킨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한 개의 코어가 가지는 성능적 한계를 뛰어넘어 더 높은 성능을 발휘한는 것인데, 이는 어떻게 보면 ‘네할렘 아키텍처는 자기가 알아서 오버클럭킹을 한다’는 의미가 된다. 오버클럭킹이란 CPU의 기본 성능을 여러 가지 기술적 요소를 강제 변경하여 극단적으로 올려주는 것을 말하는데, 이 오버클럭킹의 성공 여부가 바로 전력과 발열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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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 부스트 모드 적용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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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 부스트 모드 적용 후(2개 코어에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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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 부스트 모드 적용 후(1개 코어에 적용)

여담이지만 코어 i7이 출시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개인적으로 이 'i7' 이라는 이름에 대해 가만히 생각한 적이 있다. 도대체 이전 제품 이름(코어→코어2)과 아무런 개연성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코어 i7... 여기서 'i'는 분명 'intel'을 의미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하지만 7은? 한 가지 불현듯 생각나는 것은 코어 i7에서의 '7'은 펜티엄 7세대 아키텍처임을 뜻하는 건 아닐까. 따져보면, 펜티엄4(4세대) → 코어(5세대) → 코어2(6세대)이니 그 다음으로 '7'이 얼핏 말이 되는 듯한데… 하지만 코어 i7 이후에 출시된 프로세서는 코어 i5다. 이제 이름의 개연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인텔의 배려일지도 모르겠다.

글/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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