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프리미엄급 미디어 플레이어의 계보, 파워DVD15
[IT동아 김영우 기자] 무료 소프트웨어가 너무 흔한 세상이다. 압축 소프트웨어나 이미지 뷰어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오피스 소프트웨어도 무료 제품을 흔히 찾을 수 있다. 동영상이나 음악을 재생하는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도 꾸준히 매년 새로운 버전이 등장하는 유료 멀티미디어 재생 소프트웨어도 있다. 사이버링크(CyberLink)의 파워DVD(PowerDVD)가 대표적이다. 이번 2015년에도 사이버링크는 신제품인 파워DVD15를 발표,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파워DVD는 PC로 DVD 영화를 감상하던 일이 흔하던 10여년 전에는 거의 PC의 필수품 취급을 받던 인기 소프트웨어였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예전만큼의 명성은 아니다. 하지만 사실 요즘의 파워DVD는 단순한 DVD 영화 재생기를 넘은 종합 멀티미디어 관리 소프트웨어로 탈바꿈했다. DVD, 블루레이와 같은 디스크 기반의 콘텐츠 뿐 아니라 다양한 파일의 재생, 고음질 입체음향도 지원하며, 유튜브와 같은 인터넷 콘텐츠를 좀 더 좋은 품질로 보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클라우드 기능도 지원하고 파워DVD 모바일 앱(iOS, 안드로이드)과의 연동 등, 2015년의 IT환경에 걸 맞는 다양한 면모를 갖췄다.
소프트웨어 가격은 6만 ~ 12만원대, 부담된다면 일단 30일 시험판부터
파워DVD15는 앞서 말한 것처럼 유료 소프트웨어다. 기능과 가격이 다른 3가지의 버전이 나와있다. 울트라(Ultra) 버전은 파워DVD15의 기능을 모두 갖춘 버전으로 가격은 12만 9,000원이다. 블루레이 3D를 비롯한 모든 디스크 콘텐츠, 그리고 디스크에서 추출한 ISO 파일의 재생도 가능하며, 그 외에도 시중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멀티미디어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비디오를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고 20GB(1년)의 클라우드 공간도 주어진다.
울트라 버전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9만 9,000원에 팔리는 프로(Pro) 버전도 고려해 볼만하다. 핵심기능은 울트라버전과 같지만 3D 블루레이가 아닌 일반 블루레이의 재생만 가능하며, ISO 파일을 재생할 수 없다. 그 외에 H.265 동영상 포맷이나 7.1채널 입체 음향을 지원하지 않고 20GB의 클라우드 공간도 제공하지 않는다.
가장 저렴한 버전은 6만 6,000원에 살 수 있는 스탠다드(Standard) 버전이다. 다만, 이는 활용도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블루레이 지원이 되지 않고 DVD 재생만 가능하며, 소셜 미디어도 지원하지 않는 등, 제법 아쉬운 점이 있다. 각 버전의 차이점을 자세히 알고 싶다면 사이버링크의 소개 페이지(http://kr.cyberlink.com/products/powerdvd-pro/compare- versions_ko_KR.html)를 참고하거나 30일간 무료 이용이 가능한 시험판을 내려 받아 설치해보도록 하자. 이번 리뷰의 내용은 파워DVD15 울트라 버전 기준이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디스크 / 파일 형식 멀티미디어 재생 가능
파워DVD15를 처음 설치하는 과정에서 콘텐츠가 보관된 기본 폴더를 지정하는 절차가 있다. 초기값은 윈도 시스템의 내 비디오, 내 사진 등이지만 그 외에 사용자가 별도로 콘텐츠를 보관해 두는 장소가 있다면 여기서 따로 지정해두자. 물론 소프트웨어의 설치가 끝난 후에도 설정메뉴를 통해 언제든지 다른 경로를 추가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각종 멀티미디어 파일을 파워DVD15로 연결, 다음부터는 해당 파일을 더블 클릭하면 곧장 파워DVD15로 재생하도록 지정할 수도 있다. AVI나 MKV와 같은 동영상 파일, MP3나 OGG와 같은 음악파일, JPG나 BMP와 같은 사진 파일 등 대부분의 멀티미디어 파일을 지원한다. 다만, 동영상이나 음악 파일은 무난히 연결해서 쓸 만 하지만, 사진 파일은 굳이 연결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편집이나 인쇄 기능 등의 사진 관련 기능이 다소 부족한 편이라 별도의 사진 전용 뷰어를 쓰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내려 받은 동영상도 포스터 썸네일로 꾸며주는 운치
파워DVD15를 실행하면 영화, 사진, 음악 등의 형식 별로 나뉘어 있는 라이브러리, 그리고 PC 내부의 디렉터리 및 클라우드 공간 등을 비롯한 탐색기가 나타난다. 단순한 멀티미디어 재생기가 아닌 멀티미디어 관리 소프트웨어를 지향하고 있는 요즘 파워DVD의 콘셉트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각 동영상 파일에는 썸네일 이미지가 자동으로 따라붙는데, 각 동영상을 분석, 사이버링크의 DB와 대조하여 이와 일치하는 동영상이라면 그에 적합한 영화 포스터가 썸네일로 달린다(일치하는 DB가 없다면 그냥 해당 동영상의 초반 장면이 썸네일로 들어간다). 이렇게 영화 포스터가 썸네일로 붙은 동영상은 영화의 기본정보(시놉시스, 리뷰 등)도 볼 수 있으므로 현재 보유한 동영상을 보기 좋게 정리하고자 한다면 유용하다.
다만 이 기능이 아주 완벽하지는 않은 것 같다. 각 동영상 파일의 파일명과 길이 등을 기준으로 DB와 연결하는 것 같은데, 가끔은 아주 엉뚱한 썸네일이 달리는 경우도 있었으며, 파일명이 한글이면 이 역시 썸네일이 달리지 않는 것 같다. 편리한 기능이긴 하지만 한계도 분명하니 어디까지나 재미 삼아 이용해 볼만하다.
인터페이스 편하지만 자막 자동 불러오기 옵션의 부재는 다소 아쉬워
파워DVD15를 통해 동영상을 재생해보면 전반적인 인터페이스가 여느 동영상 플레이어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키보드 좌우 방향키로 30초씩 구간 이동, + / - 키로 음량조절, 스페이스바로 재생/정지 등 대표적인 단축키의 용도도 다른 동영상 재생기와 거의 같아서 쉽게 적응이 가능하다.
다만, 국내 사용자들은 SMI 파일을 비롯한 자막 파일을 동영상과 함께 띄우며 감상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대부분의 국산 동영상 플레이어는 동영상 재생과 동시에 자막도 자동으로 함께 불러와 띄우곤 한다. 하지만 파워DVD15는 처음 보는 동영상은 따로 메뉴를 열어 자막파일을 수동으로 적용시켜야 하는 것이 다소 불편하다. 한 번 자막을 적용한 동영상은 다음 재생부터는 자동으로 자막이 표시되긴 하지만, 그래도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다.
저화질 동영상도 보정해주는 유용한 트루 씨어터 기능
유용한 기능도 제법 있다. 좌측하단의 눈동자 모양 아이콘을 클릭하면 파워DVD15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트루 씨어터(TrueTheater) 화질 보정 기능을 이용 가능하다. 저해상도 동영상을 고해상도로 업스케일링하는 트루 씨어터 HD(TrueTheater HD), 너무 어둡거나 밝은 동영상을 보기 좋게 보정하는 트루 씨어터 라이트닝(TrueTheater Lightning), 동영상 구동 프레임을 24프레임에서 60프레임으로 보정해 한층 부드럽게 움직이는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트루 씨어터 모션(TrueTheater Motion) 등이 대표적인 기능이다.
이러한 기능을 적용하면 특히 저화질 동영상도 제법 볼만한 수준으로 감상할 수 있다. 만약 각 보정 기능의 용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 파워DVD15 자체에서 적당한 수준으로 품질을 보정하는 '스마트 향상' 기능을 이용하자. 이는 단지 ‘비디오’ 항목에 체크를 한 후 어느 정도 수준으로 보정할 것 인지만 정해주면 된다.
3D, 4K 동영상 재생도 원활
파워DVD15 울트라 버전이라면 그 외에도 3D 기능도 쓸 수 있다. 하위 버전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블루레이 3D의 감상이 가능하며, 일반 2D 동영상을 3D로 전환해 볼 수도 있다. 2D -> 3D 변환 기능의 경우, 사용자가 3D 모니터를 가지고 있다면 셔터글래스나 편광방식 3D 안경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일반 모니터를 쓴다면 적청안경식 간이 3D로 변환된다. 다만, 실제 3D 영상에 비하면 확실히 입체감이 떨어지므로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자.
파워DVD15가 이전 버전에 비해 가장 큰 차이점으로 강조하는 점 중 하나가 바로 4K(UHD)급 고화질 동영상의 지원이다. 실제로 3,840 x 2,160 해상도의 4K UHD 동영상(h264)이 끊김 없이 재생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테스트 PC가 코어 i7 CPU를 탑재한 고사양 PC였다는 것도 고려하자 만약 저사양 CPU를 탑재한 PC라면 비디오 설정 메뉴에서 '가능할 때마다 하드웨어 가속 디코딩 활성화' 항목이 체크되어 있는지를 확인하자. 이를 설정을 통해 GPU(그래픽카드의 핵심 칩)가 동영상 구동 성능을 보조, CPU의 부담을 덜 수 있다.
동영상에서 동영상 오디오 추출 기능, 온라인 동영상 재생 기능 유용해
그 외에 눈길이 가는 부가기능이라면 오디오 추출 기능이다. 이는 동영상을 감상하다가 사용자가 원하는 음성 부분만 잘라내 따로 오디오 파일로 저장하는 기능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동영상 재생 중 오디어 추출을 원하는 구간에서 마우스 오른쪽 메뉴의 '오디오 추출'을 선택하면 된다. 파일 형식은 AAC, 혹은 MP3로 저장이 가능하므로 대부분의 AV 기기에서 재생이 가능하다.
그 외에 유용한 기능이라면 온라인 비디오 재생 기능이다. 평소에 유튜브(YouTube)나 비메오(Vimeo)로 동영상을 자주 재생했다면 재생한 동영상의 캐시(임시) 파일이 PC에 남아있을 것이다. 파워DVD15의 온라인 비디오 재생 기능은 이를 이용, 긴 버퍼링(데이터를 불러오는 시간) 없이 이를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기능 이용 중에는 파워DVD15 특유의 트루 씨어터 화질 보정 기능도 적용이 가능하다. 단, 온라인 비디오 캐시 파일은 시간이 지나면 자동 삭제될 수도 있는데, 이를 원하지 않는다면 파워DVD15의 온라인 비디오 라이브러리 목록에서 보관을 원하는 동영상에 비디오 고정(압정 모양 아이콘)을 클릭해 지워지지 않도록 하자.
좋은 소프트웨어지만 가격은 부담스러워
사이버링크 파워DVD15는 유료 소프트웨어답게 고급 기능을 다수 갖추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기능이나 온라인 비디오 재생 기능, 다양한 화질 보정 기능 등은 제법 유용해 보인다. 다만,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무료 소프트웨어에 익숙한 현재의 소비자들이 10만원 상당의 비용을 내고 이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기에는 제법 부담이 될 것 같다. 일정 기간마다 사용료(1년 5만 2,900원)를 지불하고 울트라 버전에 상응하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파워DVD Live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다소 부담이 줄어들긴 하지만 이 역시 아주 싸다고 하긴 힘들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파워DVD15가 돈 값을 못하는 소프트웨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 제품이 갖추고 있는 다양한 고급기능을 넣기 위해 분명 그에 상응하는 개발 비용이나 라이선스 비용이 들어갔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시대가 시대인 만큼, 그런 비용을 단순히 제품 가격에만 반영해 소비자들에게 부담시키는 방식은 이젠 어느 정도 지양할 때가 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차라리 광고를 넣거나 콘텐츠를 판매하는 방식 등의 다른 수익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도 좋겠다. 삼성이나 LG의 블루레이 플레이어 본체도 10만원대면 살 수 있는 세상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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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