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이폰의 빈자리를 채워줘요' 샌디스크 iXpand OTG 메모리
[IT동아 강형석 기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이것저것 하다 보면 용량 부족에 시달리는 일이 많다.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 기기는 마이크로SD 메모리카드로 저장공간을 추가할 수 있지만(아닌 것도 있다), 그렇지 못하는 애플 스마트 기기는 이렇다 할 대안이 없다. 처음부터 용량 큰 제품을 구입하지 않으면 말 그대로 '낙장불입'이라는 이야기.
그래서 샌디스크의 아이엑스팬드 플래시 드라이브(iXpand Flash Drive, 이하 iXpand OTG)의 존재는 반갑다. 이 제품은 애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용량 가뭄을 어느 정도 해결해 줄 단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USB 메모리라 하기에 조금 큰 당신
PC와 휴대장치를 오가며 데이터를 읽고 쓰는 OTG(On-The-Go) 방식의 이 메모리는 조금 큰 편이다. 마치 평범한 USB 메모리 두 개를 나란히 붙인 듯 하다. 최근 USB 메모리들의 덩치가 작아지는 추세에 역행하는 느낌이라면 과장일까? 부담되는 크기와 무게는 아니지만 다른 메모리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크기에 소형화를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아쉬움으로 다가올 것 같다.
메모리 외부 재질은 알루미늄으로 고급스럽고 단단한 느낌을 전달한다. 그 외 라이트닝 단자가 있는 부분과 바닥은 고무 재질로 마무리 되어 있다. 손에 쥐었을 때의 무게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덩치와 달리 실제 체감 무게는 가볍다.
자세히 보면 조금 독특한 형태다. 상단에 자리한 USB 단자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중앙에 수줍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애플 라이트닝 단자가 독특한 느낌을 준다. USB 단자는 PC에, 라이트닝 단자는 애플 휴대기기에 연결해 쓰는 방식이다. 용량은 16GB/32GB/64GB 세 가지로 출시됐다.
그런데 정작 USB 단자는 덮개를 준비해놓고, 라이트닝 단자를 노출시킨 부분이 못내 아쉽다. 둘 다 덮개를 제공하거나, 라이트닝 단자를 기기 내에 숨기는 방법 등으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라이트닝 단자는 애플 아이폰 5 또는 4세대 아이패드부터 쓰인 인터페이스다. 때문에 이 제품은 그 이전 세대의 애플 휴대기기에서 쓸 수 없다. 아직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을 아이폰 4S 이하, 3세대 아이패드 이하 제품 사용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연결은 메모리 몸체 중앙에 있는 라이트닝 단자를 들어 올린 다음, 이를 애플 휴대기기에 연결하면 끝이다. 복잡한 절차는 없으며, 연결 과정이 번거롭지도 않다. 하지만 아이폰처럼 크기가 작으면 연결이 어렵지 않으나, 아이패드 같은 크기가 큰 제품은 약간 불편함이 느껴진다.
연결이 완료된 상태에서의 체결감은 좋다. 연결부위가 흔들리거나, 단자가 쉽게 빠진다거나 하는 문제도 나타나지 않았다. 제거는 약간 힘을 주어 당겨야 되기 때문에 일상 환경에서 사용하다 문제가 발생할 일은 적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연결을 하니 측면에 점등되는 LED가 눈에 띈다. 단순히 연결되었다고 알려주는 것이 아니고, 제품 내에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상태를 알려주는 역할이다. 사용할 준비가 되었으면 녹색으로 점등되고, 충전 중이면 주황색이 점등된다. 배터리가 부족할 때에는 붉은색 LED가 점멸되어 충전할 시기를 알려준다.
데이터 복사 중일 때에는 현재 상태를 알려주기 위해 3가지 색이 차례로 점등된다. 이 때 장치를 제거하면 데이터를 제대로 읽고 쓸 수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PC와 모바일을 오가며 자유롭게 데이터를 주고 받는다
샌디스크 iXpand 메모리를 애플 아이패드 미니3에 연결해 어느 정도의 활용성을 가졌는지 알아봤다. 메모리를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서 먼저 iXpand 싱크(Sync)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한다. 연결하면 이를 설치할 것이냐는 메시지를 보내는데, 수락하면 내려 받을 수 있는 앱 스토어로 자동 전환된다. 취소했다 하더라도 검색하면 다시 내려 받을 수 있다.
PC에서는 그냥 사용해도 큰 문제 없지만 보안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USB 메모리 안에 있는 샌디스크 시큐어 액세스(Sandisk Secure Access V2)를 설치하면 안전하게 메모리를 쓸 수 있다.
먼저 iXpand Sync 앱을 실행하면 음악, 사진, 영상으로 분류된 폴더가 있다. 폴더 구분 없이 대충 넣어도 상관 없지만 각 성격에 맞는 파일을 폴더에 넣으면 쉽게 분류할 수도 있고 관리도 편하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가지고 음악이나 영상을 넣으려면 아이튠즈를 거쳐야 가능하다. 영상은 기기에맞게 한 번 변환하는 번거로운 작업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샌디스크 iXpand OTG 메모리를 활용하면 번거로움이 없어진다는 점이 좋다. MP3 파일이나 사진도 바로 앱에서 볼 수 있고, 영상 또한 MKV, AVI, WMV 등 우리가 대부분 쓰는 다양한 포맷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메모리에 담긴 MP3와 영상을 실행하니 모두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재생됐다. 고화질 영상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었다.
기기에서 USB 메모리로 사진이나 영상을 저장(백업)하는 기능도 있으며, 자동 동기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락처를 전송해 담아 둘 수도 있다. 보안 설정도 가능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비밀번호 입력 방식이기 때문에 가급적 남이 잘 인지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겠다.
간단하게 사진이나 영상을 읽고 쓰는 시간은 제법 빠른 편이다. 양이 많아지면 용량도 커지니 어쩔 수 없이 시간이 소요되지만 수십 MB 단위의 파일을 읽고 쓰는 것에는 부담 없는 수준이다. USB 2.0으로 연결되는 PC간 데이터 복사 시간도 무난한 편이지만 USB 3.0이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
배터리를 내장했다고 하지만 적당히 쓰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그 전에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먼저 방전되어 종료된다. 배터리가 없는 상황이라면 PC에 있는 USB 메모리에 장치를 꽂으면 자연스럽게 충전된다. 물론 이 때, USB 메모리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하면 그만이다.
조금 더 편하게 만들어 줬으면…
용량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파일을 담아놓고 감상하기에 샌디스크 iXpand OTG메모리는 알맞은 제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PC에서 보고 듣던 것을 메모리에 넣기만 하면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물론 앱은 설치해야 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 기기의 OTG 메모리가 부러웠다면, 이것으로 어느 정도 위안을 삼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쉬운 점도 있다. 크기 때문이다. 옆으로 긴 형태이기에 USB 단자가 나란히 붙어 있는 경우라면, 나머지 1개는 포기해야 한다. 이건 PC나 노트북 모두 해당되는 사항이다. 길이를 조금 늘리더라도 폭을 줄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애플 기기와의 연결도 모든 제품이 매끄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아이패드 미니, 아이패드 계열은 연결 과정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라이트닝 단자부의 길이가 여유롭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인데, 이 역시 다음 제품에서 개선되길 희망해 본다.
애플 특유의 폐쇄성 때문에 사용자가 불편함을 살짝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샌디스크 iXpand OTG 메모리. 더 나아질 후속 제품을 기다리며, 일단 PC와 애플 휴대기기 사이에서 단순히 파일을 주고 받는 OTG 메모리 이상의 역할을 해준다는 점에 의의를 둬야겠다.
글 / IT동아 강형석(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