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란 이런 것, 소니 A7 II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필자는 미러리스 카메라보다는 DSLR 카메라를 선호한다. 필름 카메라 시절부터 SLR로 사진을 배웠고, 이후 그대로 DSLR 카메라로 옮겨온 터라 찰칵 하고 움직이는 셔터 유닛의 소리가 더 정겹다. 미러리스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방식 역시 어색하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보통 후면 액정 화면을 통해 디지털 정보로 바뀐 피사체를 보면서 사진을 찍는 반면, DSLR 카메라는 거울과 펜타프리즘을 통해 실제 세상을 보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도 전자식 뷰파인더를 갖춘 제품이 있지만, DLSR 카메라의 광학식 뷰파인더와 비교하면 반응 속도나 색 정확도 등을 따라올 수 없다.

필름 카메라
필름 카메라

<출처: pixabay 무료 이미지>

DSLR 카메라를 더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능과 성능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겠지만, 당시 미러리스 카메라 제품군(당시에는 하이브리드 카메라라고도 불렸다)은 몹쓸 물건이었다. 자동초점 속도나 외부 조작 버튼 등 기능/성능 면에서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미러리스 카메라가 시중에 등장한 것은 필자가 처음 DSLR 카메라를 처음 구매하던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에, 휴대성 등의 장점보다는 여러 부족한 점이 더 크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하지면 수 년이 지난 지금, 미러리스 카메라는 이러한 인식을 깰 정도로 발전했다. 이미지 센서는 고급 DSLR 카메라 수준으로 커졌고, DSLR 카메라처럼 조작 다이얼 및 버튼의 개수도 늘려 사용성을 높였다. 기능뿐만 아니라 화질이나 자동초점 속도, 연사 속도 등의 성능도 플래그십 DSLR 카메라 수준으로 높아졌다. 그러면서도 부피나 무게 등 기존 미러리스 카메라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소니가 내놓은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소니 A7 II다.

소니 A7 II
소니 A7 II

A7 II는 DSLR 카메라 수준의 사용성을 갖춘 제품이다. 두 개의 조작 다이얼로 조리개, 셔터 속도, 감도, 화이트 밸런스 등 다양한 설정을 빠르게 맞출 수 있으며, 외부에 있는 모드 선택 다이얼, 사전 설정 버튼 등 다양한 버튼 역시 빠르게 설정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해준다.

소니 A7 II 상단 인터페이스
소니 A7 II 상단 인터페이스

소니 A7 II 후면 인터페이스
소니 A7 II 후면 인터페이스

고급 DSLR 카메라처럼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채택한 것도 특징이다. 이는 일반적인 DSLR 카메라나 미러리스 카메라에 쓰이는 이미지 센서보다 1.5~2배 정도 크다. 큰 이미지 센서를 통해 얻는 이점도 많다. 일단 물리적인 크기 덕분에 사진의 선명함이 뛰어나며, 최대 화소 수가 같을 때 작은 이미지 센서보다 조금 더 빛을 많이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배경을 흐리게 처리해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는 아웃포커싱 촬영에도 유리하다(http://it.donga.com/19747/).

A7 II의 아웃포커싱 성능
A7 II의 아웃포커싱 성능

<조리개 f4.0, 셔터 속도 1/20, ISO 200>

물론 다양한 외부 버튼과 큰 이미지 센서로 인해 평범한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교하면 부피가 조금 큰 편이지만, 셔터 유닛이나 펜타프리즘 등이 없기 때문에 여전히 DSLR 카메라보다는 작다.

필자가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가장 큰 장점이라고 느낀 부분은 손떨림 보정 기능이다. A7 II는 센서 시프트 방식의 5축 손떨림 방지 기능을 갖췄다. 사용자의 손떨림에 맞춰 이미지 센서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상쇄하는 방식이다. 렌즈를 제거하고, 이미지 센서를 노출한 상태로 A7 II를 흔들어보면 마치 스프링에 달린 물체가 움직이는 것처럼 이미지 센서가 움직인다.

5축 손떨림 방지 기능을 적용한 이미지 센서
5축 손떨림 방지 기능을 적용한 이미지 센서

이러한 손떨림 보정 기능 덕분에 얻는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야간 촬영 시 사진을 비교적 밝고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을 밝고 선명하게 촬영하려면 조리개, 셔터 속도, 감도 등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하는데, 야간에는 조리개를 아무리 많이 열어도 충분한 밝기를 얻기 어렵다. 그렇다고 감도를 지나치게 높이면 사진에 노이즈가 발생한다. 결국 조절해야 하는 것은 셔터 속도인데, 이 셔터 속도 역시 충분하게 확보하지 않으면 사진이 흔들리게 된다. 이런 이유에서 보통 야간 촬영에는 삼각대 혹은 조명(스트로보 등)이 필수다.

A7 II의 손떨림 방지 기능은 이러한 야간 촬영에서 낮은 셔터 속도를 사용하더라도 비교적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해준다. 다음 사진을 보자. 조리개 f1.8, ISO 200, 셔터 속도 1/10초로 설정해 촬영한 모습이다. 이러한 기능이 없는 카메라(혹은 렌즈)라면 1/100초 정도의 셔터 속도에서 흔들림이 발생했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1/10의 셔터 속도에서도 사진이 흔들리지
않는다
1/10의 셔터 속도에서도 사진이 흔들리지 않는다

<조리개 f1.8, 셔터 속도 1/10, ISO 200으로 삼각대 없이 촬영한 무보정 사진이다>

손떨림 방지 기능은 동영상 촬영 시에도 유용하다. 한 장만 찍는 일반 사진과 달리, 동영상은 연속된 사진을 찍는다는 개념이다. 그런데 촬영 방식 중에는 '핸드 헬드'라는 것이 있다. 이름 그대로 카메라를 손에 들고 움직이면서 촬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손떨림이나 걸음 때문에 발생하는 흔들림이 그대로 녹화된다. 손떨림 방지 기능은 이를 눈에 띄게 줄여줄 수 있다. 틸트(카메라 렌즈를 수직으로 움직이는 동작)나 팬(카메라 렌즈를 수평으로 움직이는 동작) 등의 카메라 워크를 별도의 장비 없이 할 수 있다. 다만 걷거나 뛰면서 사용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틸트와 팬 동작을 삼각대 없이도 할 수 있다. 동영상 링크: https://youtu.be/a25NdO15y2E>

이밖에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예를 들어 폭포가 떨어지는 모습, 강물이 흘러가는 모습 등을 느린 셔터 속도에서 촬영하면 마치 흐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런 촬영 기법을 삼각대 없이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A7 II에는 센서 시프트 방식의 손떨림 방지 기능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얻는 추가적인 이점도 있다. 손떨림 방지 기능이 없는 일반 렌즈를 사용하더라도 이 효과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소니의 경우 이 기능을 갖춘 렌즈에는 OSS(Optical Steady Shot)이라는 단어가 붙는다(이는 렌즈 시프트 방식이라고 부른다). A7 II는 이러한 렌즈가 아니더라도 바디를 통해 손떨림 방지 기능이 적용할 수 있으며, 서드 파티 제조사의 렌즈나 구형 렌즈도 결합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후면 액정 화면이나 전자식 뷰파인더의 반응 속도 역시 우수하다. 필자가 미러리스 카메라의 약점으로 꼽은 반응 속도는 이 제품에서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라이브 뷰' 혹은 전자식 뷰파인더는 이미지 센서를 통해 처리한 정보를 액정을 통해 보여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반응 속도가 느린 것이 일반적이지만, A7 II는 '느려서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물론 DSLR 카메라의 광학식 뷰파인더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위화감 없이 사용할 수준이다.

A7 II의 전자식 뷰파인더
A7 II의 전자식 뷰파인더

이미지 프로세서는 2,430만 화소의 엑스모어 CMOS 센서를 적용했으며, 이미지 프로세서는 비온즈X를 탑재했다. 소니에 따르면 이미지 센서를 통해 화상 정보를 빠르게 입력하고, 비온즈X를 통해 데이터를 처리해 보다 빠르고 정확한 자동초점 기능을 제공한다. 체감속도 역시 우수하다. 반셔터를 하는 즉시 카메라를 가져간 위치에 초점을 맞춘다. 이 밖에도 눈동자를 자동으로 검출해 초점을 맞추는 Eye AF, 움직이는 피사체를 추적하는 Lock-On AF 등의 기능도 지원한다.

A7 II는 동영상 촬영 장비로도 손색이 없다. 압축 효율이 높은 XAVC S 포맷을 지원하기 때문에 고화질 동영상을 손실을 줄여 저장할 수 있다. 그만큼 동영상의 선명도가 뛰어나다. 특히 비트 전송률 50Mbps의 풀HD(1080 60p) 동영상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준 전문가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낸다. 물론 이런 형식으로 저장하려면 클래스10 이상의 SDXC 메모리카드가 필요하다.

틸트 방식의 후면 액정도 갖췄다. 이를 통해 카메라를 눈높이보다 높게 들고 촬영하는 하이 앵글이나 아주 낮게 잡고 촬영하는 로우 앵글 촬영 시에도 피사체를 제대로 보면서 촬영할 수 있다. 이밖에 과노출 영역을 줄무늬로 표시해주는 '제브라 패턴'이나 오디오 입력 레벨을 세부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 등 촬영 편의를 위한 세부적인 기능도 갖췄다.

제브라 패턴
제브라 패턴

이미지 센서 역시 동영상 촬영에 한 몫 한다. 캠코더에 쓰이는 이미지 센서보다 압도적으로 큰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기 때문에 아웃포커싱 등의 효과는 물론 전반적인 해상력이 높다. 게다가 촬영중 타임코드를 적용하는 기능도 있기 때문에 촬영뿐만 아니라 사후 편집 시에도 유용하다.

플래그십 카메라다운 내구성도 갖췄다. 다이얼이나 버튼 주변은 실링 처리해 물방울이나 먼지가 스며들지 못하도록 헀으며, 이미지 센서에는 정전기 방지 코틍을 통해 먼지가 들러붙지 못하도록 했다. 또한 혹시나 필터에 묻은 먼지가 제거될 수 있도록 이미지 센서 진동을 통한 자동 청소 기능도 갖췄다. 뼈대 역시 고급 DSLR 카메라처럼 마그네슘 합금을 적용해 견고함을 더했다.

다음은 A7 II로 촬영한 사진이다.

A7 II로 촬영한 사진
A7 II로 촬영한 사진

A7 II로 촬영한 사진
A7 II로 촬영한 사진

A7 II로 촬영한 사진
A7 II로 촬영한 사진

A7 II로 촬영한 사진
A7 II로 촬영한 사진

제품 가격은 2015년 3월 말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160만 원(바디만) 정도며, 28-70mm 렌즈를 포함하면 183만 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 일반 사용자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또한, 고급 DSLR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이 보조 카메라로 사용하기에도 조금은 부담스럽다. 이 제품은 고성능 카메라를 구매하려는 사람, 그 중에서도 미러리스 카메라의 휴대성까지 겸비한 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에게 어울린다. 제품의 세부적인 사양은 소니 코리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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