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코어 i5 4690과 4690K의 차이점을 알려주세요
[IT동아 김영우 기자]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에는 게임용 조립PC를 구매하고자 하는 네티즌인 'kangRxx'님의 사연입니다. PC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라고 할 수 있는 CPU의 선택으로 고민을 하고 있으시군요. 보내주신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IT애정남님! 정말로 바쁘시겠지만 부디 저에게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집에 2년 정도 된 삼성 DM301S1A라는 컴퓨터가 있는데 이게 게임을 하는 게 거의 불가능합니다. 저사양 게임이라는 롤도 랙이 너무 심해서 제대로 할 수가 없네요. 그래서 업그레이드를 하려고 했는데 이게 대기업 컴터라서 그런지 그래픽카드나 파워서플라이나, 이런 게 호환이 되지 않는 게 너무 많아서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큰맘 먹고 처음으로 조립PC를 장만하려고 합니다. 지금 매장에서 뽑아준 사양은
CPU 인텔 코어i5-4세대 4690K (데빌스 캐년)
RAM 삼성전자 DDR3 8G PC3-12800
메인보드 ASUS H81M-K iBORA
VGA ZOTAC 지포스 GTX960 OC D5 2GB
SSD 리뷰안테크 850X Series 850X1 (128GB)
HDD Seagate 1TB Barracuda ST1000DM003 (SATA3/7200/64M)
케이스 ABKO NCORE 볼트론 USB 3.0
파워 스카이디지탈 파워스테이션3 PS3-600KO 80PLUS ActivePFC V2.31 사러가기
ODD LG전자 Super-Multi GH24NS96이렇습니다. 다 합쳐서 95만원 정도 하는데 3~4만원 정도는 깎아 줄 수도 있다고 하네요. 이거 호환성이나 균형 면에서 괜찮은 사양인가요? 그리고 제일 고민인 게 CPU입니다. 매장 아저씨가 지금 4690K CPU를 추천해 줬는데 컴터 좀 아는 제 친구는 이거 말고 그냥 4690를 사라고 하네요. 근데 아저씨는 그걸로 바꿔봤자 2만원 정도 싸지는데 써보면 4690K가 훨 좋을 거라고 합니다. 기자님의 의견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메모리는 2개를 꽂는 게 더 이득일 수도
안녕하세요, IT동아 입니다. 일단 지금 사양표를 보니 호환성이나 성능 밸런스 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이 정도 사양이면 요즘 나오는 어지간한 게임은 거의 다 만족스럽게 구동할 수 있겠네요. SSD와 HDD를 같이 탑재하고 있어서 범용성도 높은 편이고, 80PLUS 인증을 받은 파워서플라이를 달고 있어서 안정성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가격이 95만원에서 3~4만원 할인 정도라고 하셨는데, 인터넷 최저가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평균가 + 조립 비용을 생각해 보면 '바가지' 수준은 아닌 것 같네요,
다만, 약간 생각해 볼 점이라면 메모리(RAM) 구성입니다. 지금 8GB 1개가 꽂혀있는데 이보다는 4GB 2개를 꽂는 것이 성능 면에서는 약간 낫습니다. 요즘 메인보드는 듀얼채널이라고 해서 램2개를 꽂으면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이 향상되는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이죠. 다만, 지금 선택하신 메인보드에 메모리 슬롯이 2개뿐이기 때문에 4GB 2개를 꽂으면 나중에 추가적인 업그레이드를 할 수 없겠죠. 이를 생각하면 성능 면에서 아주 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8GB 1개가 더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건 순전히 이용자의 취향에 달렸으니 한 번 곰곰히 생각해 보시고요.
케이스와 메인보드 사이에도 궁합이?
그리고 또 한가지 생각해 볼 점이라면 케이스와 메인보드의 궁합입니다. 선택하신 ABKO 케이스는 전면 USB 3.0 포트를 갖추고 있는 제품인데, 메인보드인 에이수스 H81M-K는 전면 USB 3.0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이대로 조립을 하면 케이스에 멀쩡히 달린 전면 USB 3.0 포트를 못 쓰게 된다는 의미죠(전면 USB 2.0 포트는 쓸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을 지원하는 동일한 에이수스의 메인보드라면 B85M-G 같은 모델도 있습니다. 다만 가격은 2만원정도 더 올라갈 거에요. 이 역시 사용자의 선택입니다.
인텔 코어i5 4690와 4690K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오버클러킹'
그리고, 가장 중요한 CPU 선택의 문제이군요. 우선 인텔 코어i5 4690과 코어i5 4690K는 기본적인 성능은 같다고 보셔도 됩니다. 동일한 4세대 하스웰 아키텍처(기본 설계)를 갖추고 있고 클럭(동작속도)나 코어의 수를 비롯한 나머지 사양도 동일하죠. 코어 i7 4790과 코어 i7 4790K와 같은 경우와 같이 K버전의 기본 클럭이 약간 더 높은 경우도 있지만요. 그런데 가격은 K버전이 3~5만원정도 더 비쌉니다. 이건 다른 건 아니고 '오버클러킹' 관련 제한의 유무 차이입니다.
<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등록된 두 제품 간의 비교>
오버클러킹이란 제조사에서 정한 기본 수치보다 높게 클럭을 높여 임의적으로 성능을 향상시키는 일종의 튜닝 입니다. 메인보드의 설정을 건드리면 가능하죠. 다만, 이를 제대로 하려면 상당수준의 PC 관련 지식이 필요한데다 무리한 오버클러킹은 PC 시스템 전체를 망가뜨릴 수도 있죠. 이 때문에 CPU 제조사에선 사용자가 클럭을 임의로 높이기 어렵도록 제한을 걸어서 출고합니다. CPU의 최종 클럭은 '베이스클럭 x 배수'로 계산 되는데, 그 중 배수를 조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손쉽게 오버클러킹을 할 수 없지요.
그런데 앞서 이야기한 코어 i5 4690K 같이 모델명이 K로 끝나는 CPU는 매니아 대상으로 출시된 모델이라 이런 제한이 없습니다. 덕분에 상대적으로 쉽게 오버클러킹이 가능해요. 다만, 오버클러킹이라는 것 자체가 위험 부담을 안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PC의 각종 설정을 능숙하게 주무를 수 있는 분이 아니라면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매니아라면 이것만큼 재미있는 CPU가 없겠지만 말이죠. 본인의 취향과 PC 제어능력을 확실하게 고려해서 현명한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만약 코어i5 4690K와 같은 오버클러킹용 CPU를 선택할 생각이라면, 메인보드를 비롯한 다른 부품들도 지금 보다 좀 더 고급형 제품을 선택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5~7만원대의 보급형 메인보드로도 오버클러킹이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만, 오버클러킹을 할 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내구성 면에서 아무래도 고가의 메인보드에 비해 불리하니까 말이죠.
이 정도면 의문에 대한 대답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조립PC는 브랜드 PC와 달리 대부분의 트러블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 쓰신다면 약간 불안할 수도 있습니다만, 이를 기회로 자신의 PC 활용능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도 좋을 것 같네요.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김영우 기자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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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